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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1% 저금리 없다...한미 한 목소리
당분간 1% 저금리 없다...한미 한 목소리
  • 지현애 기자
  • 승인 2023.10.21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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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이어 美 연준 의장도 물가 불확실성 강조
한국과 미국 모두 당분간 저금리는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당분간 저금리는 기대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 최근 몇 달간의 좋은 지표는 물가가 목표를 향해 안정되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 기초 단계일 뿐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한국시간 20일)

"지난 8월에는 내년 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봤는데 지금은 그 하락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 19일)

한국과 미국의 중앙은행 모두에서 앞으로의 물가 안정 속도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금리 인하 기대는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간담회에서 세간의 저금리 회귀 기대에 대한 경고를 내놨다. 이 총재는 "다시 예전처럼 1%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져서 금융 비용 부담이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라면 경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을 볼 때에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집을 샀을 때의 금융 부담이 금방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총재가 언급한 '예전'이란 지난 2020~2021년 코로나19 확산 전후로 지속됐던 0~1%대 저금리 시절을 의미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고 쭉 2~3%대였던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2015년 3월 1%대로 낮아져 2020년 초까지 1%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코로나 확산 직후 한은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내리는 '빅 컷'을 단행했고 이후 긴축이 본격화한 2021년 말까지는 초유의 0%대 기준금리를 운용했다. 그 뒤 빠른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이미 1%대로 올라섰으며, 같은 해 7월과 10월에는 각각 2%, 3% 선을 뚫었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파른 인상이었다. 물론 올해 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 페달에서 발을 뗐지만 그렇다고 브레이크를 밟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의 인상과 인하 양방향 조정 여지를 모두 열어놓자고 주장했으나 나머지 5명이 전부 추가 인상 가능성만 열어둘 것을 주장해 현 금통위의 자세는 '매파'(인상 선호) 쪽으로 기운 상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애당초 한은의 스탠스는 미 통화정책 기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유는 대부분이 '물가'다. 양국의 물가 상승률은 각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안정 목표인 2%를 한참 뛰어넘고 있다. 여기에 이·팔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 등 각종 돌발 요인으로 인해 2%에 다다를 예상 시점이 점차 지연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새벽 현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다"며 "물가 상승률이 지속 가능하게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를 다시 한 번 시사한 것이다.

이에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격인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5% 선을 돌파했다. 미국의 추가 인상 가능성과 별개로 현 고금리가 더욱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렸다는 의미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연준이 정책금리를 현 5.25~5.50%보다 0.25%p 낮출 확률을 내년 3월에야 1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내년 5~6월에는 정책금리가 5.00~5.25%일 확률이 30% 수준으로 오른다.

 

지현애 기자 사진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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