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5:20 (토)
 실시간뉴스
3년 간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 병상 지켜온 최종길 씨 희망의 기록
3년 간 뇌출혈로 쓰러진 아내 병상 지켜온 최종길 씨 희망의 기록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5.12.12 2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스러운 아내와 딸, 행복한 가정. 하지만 어느 날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최종길(37) 씨 가족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당시 아내 김혜영(37) 씨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네 번의 수술을 받고도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아내. 하지만 그녀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둘째 태웅이를 출산했다. 차마 아내를 버릴 수 없었던 그는 3년째 병상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KBS ‘인간극장’을 통해 방영되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정리 _ 오선영 기자 자료 제공 _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밝은 세상)

고혈압 때문에 임신 8개월째, 1,100g 미숙아로 태어난 첫째 태란이.
기적의 출산, 태웅이의 인큐베이터 시절.
제주도에서, 아내와 즐거웠던 한때.
수술 직후 잠시 의식을 찾았던 아내.


수술은 여덟 시간 만에 끝이 났다. “생존율이 5%도 안 되는 수술이었는데 대성공입니다. 아주 잘 됐어요.”시티 촬영한 필름을 눈앞에 들이대며 의사가 말했다. 나는 대성공이라는 말을 듣고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그리고 수술이 끝나기까지, 열 시간 넘게 극도로 긴장해 있었던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피를 말리며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온몸의 피가 다 말라버린 것처럼 몸 속이 텅 비어가는 느낌이었다. 텅 빈 몸 속에 달랑 심장 하나만 남은 것처럼 함부로 쿵쾅거렸다.

살아 있다는 것이 곧 성공이다
“뇌부종 때문에 뇌가 많이 부었어요. 그냥 놔두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숨골을 막을 수 있고, 그러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두개골을 들어냈습니다.”
두개골을 들어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었다. 두개골이 없어도 사람이 살 수 있단 말인가?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입술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제법 큰 혈관이 터졌어요. 출혈량이 많아서 주변을 다 막았습니다. 이를테면 랩 같은 걸로 혈관을 친친 동여맨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 하얀 부분이 바로 피예요.”
의사는 시티 촬영을 한 필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친절하게 설명해줬지만 내 귀에는 하얀 부분이 피라는 소리 말곤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