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아내와 딸, 행복한 가정. 하지만 어느 날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최종길(37) 씨 가족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당시 아내 김혜영(37) 씨는 둘째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네 번의 수술을 받고도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한 아내. 하지만 그녀는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둘째 태웅이를 출산했다. 차마 아내를 버릴 수 없었던 그는 3년째 병상을 지키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KBS ‘인간극장’을 통해 방영되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
정리 _ 오선영 기자 자료 제공 _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밝은 세상) |
기적의 출산, 태웅이의 인큐베이터 시절.
제주도에서, 아내와 즐거웠던 한때.
수술 직후 잠시 의식을 찾았던 아내.
수술은 여덟 시간 만에 끝이 났다. “생존율이 5%도 안 되는 수술이었는데 대성공입니다. 아주 잘 됐어요.”시티 촬영한 필름을 눈앞에 들이대며 의사가 말했다. 나는 대성공이라는 말을 듣고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그리고 수술이 끝나기까지, 열 시간 넘게 극도로 긴장해 있었던 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피를 말리며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정말 온몸의 피가 다 말라버린 것처럼 몸 속이 텅 비어가는 느낌이었다. 텅 빈 몸 속에 달랑 심장 하나만 남은 것처럼 함부로 쿵쾅거렸다.
살아 있다는 것이 곧 성공이다
“뇌부종 때문에 뇌가 많이 부었어요. 그냥 놔두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숨골을 막을 수 있고, 그러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두개골을 들어냈습니다.”
두개골을 들어냈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었다. 두개골이 없어도 사람이 살 수 있단 말인가?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입술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제법 큰 혈관이 터졌어요. 출혈량이 많아서 주변을 다 막았습니다. 이를테면 랩 같은 걸로 혈관을 친친 동여맨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 하얀 부분이 바로 피예요.”
의사는 시티 촬영을 한 필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친절하게 설명해줬지만 내 귀에는 하얀 부분이 피라는 소리 말곤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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