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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명로진의 영혼을 묻고 다니는 여행 튀니지
탤런트 명로진의 영혼을 묻고 다니는 여행 튀니지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6.05.14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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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에서는 포도주 향내가 난다. 앙드레 지드가 들렀던 관광의 나라.
역사와 전통이 숨어 있는 나라이자 아랍 국가이면서도 자유분방한 나라. 태양과 사막과 노을이 있는 나라가 바로 튀니지다.

글·사진 _ 명로진

몽셸 미셸에서 만난 아르헨티나 소녀가 말했다.
“사진 찍지 말고 그냥 눈에 담아 두어요.”
칼라하리에서 만난 부시맨이 말했다.
“통역하지 말고 그냥 귀에 담아 두어요.”
나불의 향료 시장에서 만난 할아버지가 말했다.
“이름을 알려고 하지 말고 냄새를 맡게나.”
누가 나에게 이렇게 말해 줬으면…
“사랑에 대해 묻지 말고 그냥 사랑을 나누어요.”

향료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고추장 소스
몽셸 미셸은 프랑스의 관광지, 칼라하리는 남아프리카의 사막. 그리고 나불(Nabeul)은 튀니지 동부의 해변 도시다. 나불은 로마 시대에는 네아폴리스(Neapolis)라고 불렸고 이 이름은 지금의 이탈리아 도시 나폴리의 어원이 되었다.
튀니지는 그렇게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다. 수도인 튀니스 근교에 카르타고 유적들이 발에 차인다. 카르타고는 기원전 146년 제2차 포에니 전쟁 때 한니발 장군이 로마의 스키피오에게 패해 로마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 수백 년 동안 지중해를 지배해 왔던 북아프리카의 대제국이다. 이 나라는 로마-이슬람 왕조-오스만-프랑스 등의 지배를 받으며 역사의 대부분을 침략의 역사로 살았다. 독립한 것은 1956년. 백 년 가까이 프랑스의 식민지로 남아 있었던 터라 지금도 불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나불의 시장에선 다양한 향료가 판매되고 있었다. 바젤, 로즈메리, 페퍼민트, 라벤다, 레몬그래스 등등. 목욕을 하거나 초의 재료로 쓰이기도 하지만 향료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음식에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다. 향료가 중요한 것은 향 때문이지 그 이름 때문이 아니다. 이것저것 들추어가며 이름을 물어보는 필자에게 주인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이름이 뭐 중요해, 이 사람아. 냄새를 맡아 봐. 냄새를!”
나불의 향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는 고추장이었다. 지중해의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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