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1:40 (금)
 실시간뉴스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내 마음의 책’
덕성여대 이원복 교수 ‘내 마음의 책’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5.06 16: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머니즘 시선으로 쓴 유럽의 아픈 역사-‘유럽사 산책’
 

여행기와 사실, 감상 몇 마디를 보태면 역사 기행이 되는 줄 알았다. 지금까지 소비해 온 문화유산답사기들이 대략 그랬으니까. <유럽사 산책>(옥당)을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스테디셀러인 <먼나라 이웃나라>시리즈의 저자이자 덕성여대 석좌교수인 이원복 교수가 추천한 이 책은 제1·2차 세계대전, 나치즘, 스페인 내전 등 20세기 유럽의 아픈 역사를 사건별로, 연대별로 재구성한 책이다.

정리 이시종 기자 | 사진 매거진플러스

 “저에게는 두 가지 종류의 독서가 있어요. 하나는 자료로써의 독서입니다. 내가 다루는 대상에 대한 정보가 있는 책이면 자료로써 부지런히 수집하고 버리고 그러는 것이죠. 두 번째는 내가 좋아서 읽 는, 취향으로서의 독서인데 주로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책을 봅니다. 취미로 읽는 책의 종류는 굉 장히 다양한데, 아무래도 하고 있는 작업의 연장선이 되는 책을 많이 읽게 돼요.”

역사 만화의 지평을 연 스테디셀러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 <먼나라 이웃나라>는 1981년 신문 만화 연재를 시작으로 1987년 시리즈 첫 권을 시작으로 이후 발간되는 편마다 베스트셀 러를 기록했고,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그에게 독서란 작업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놀이기도 하다. 그 만큼 그의 생활에서 책은 가장 밀접한 사물 중 하나다. 그가 최근 가장 흥미 있게 읽은 책은 네덜란드 저널리스트 헤이르트 마크가 쓴 <유럽사 산책>(옥당)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정사(正史)뿐이잖아요.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하게 알 수는 없죠. 이 책은 역사적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알 수 있어서 참 흥미로워요. 역사서, 논픽션, 인터뷰, 르포에 넘치지 않을 만큼 여행기가 섞인 책 속에서 과거가 현재와 절묘하게 만나요.”

이 책의 저자 헤이르트 마크는 밀레니엄을 앞둔 1999년 1년간 런던, 파리, 베를린, 도른, 스톡홀름, 헬 싱키 등 유럽 대륙 20여 개국 도시를 여행했다. 이 여행 일정에 제1·2차 세계대전, 나치즘, 스페인 내전 등 20세기 굵직한 사건을 얹어 유럽사를 사건별로, 연대별로 재구성했다. 과거와 현재 사이를 기계적으로 오가는 대신 책은 과거가 현재에 남긴 흔적에 주목한다.
“이를테면 독일 베를린 기행은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따라잡기에 열을 올렸던 20세기 초 빌헬름 2세(1859∼1941)의 베를린 거리 를 측은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해요. 런던, 파리와 달리 베를린은 신생 도시였죠. 독일이란 정체성도 모호했어요. 그들은 스스로를 독일인이 아니라 작센인, 프로이센인이라고 생각했어요. 역 사적 공백과 정체성 불안인 것입니다. 빌헬름 2세는 독일이 직면한 이 두 가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 고 싶었어요. 욕망은 베를린 돔 성당에 적나라하게 드러났죠. 저자는 바티칸 산피에트로대성당, 런 던 세인트폴대성당, 파리 노트르담성당을 뒤섞은 돔 성당에서 ‘르네상스 시대와 18세기를 단숨에 만 회하려는 (빌헬름 2세의) 성급’을 읽은 것입니다. 20세기 초 독일을 휩쓴 조급함과 질투는 제1, 2차 세 계대전이라는 비극과 만나게 됩니다.”

이원복 교수는 1400쪽 분량의 책(1, 2권)이 비교적 쉽게 읽히는 건 논픽션 기법 덕분인 듯하다고 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킨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황태자 부부의 사라예보 암살 사건을 당시 일간신문 보도로 되짚는 대목쯤 가면 매력을 알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저자 헤이리트 마크는 이 책을 “20세기를 마무리짓는 유럽 대륙의 모습을 살피는 최종점검이자 20세기 역사가 남겨놓은 흔적을 따라가는 12개월간의 역사여행”이라고 요약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