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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풍당당 민현주 의원이 말하는 ‘행복한 여성시대의 조건’
여풍당당 민현주 의원이 말하는 ‘행복한 여성시대의 조건’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5.10 15: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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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가족 아우르는 사회를 꿈꾸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엄마였다. 임신 7개월에 첫 직업을 가졌고,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는 순간마다 엄마이면서 연구원이었고, 교수였다. 자신이 스스로 일과 육아를 병행한 대한민국의 일하는 엄마였기에 그가 내놓은 여성 관련 정책들은 누구의 정책보다 현실감이 있다. 국내의 대표적 ‘여성정책 전문가’이자 ‘일하는 엄마’인 민현주 의원을 만나 그이가 생각하는 ‘행복한 여성시대’에 관해 들었다.

취재 이시종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한국 사회는 현재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고령화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유례없는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경제 활력과 잠재 성장력의 저하로 이어져 한국 경제의 근본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부분적 수단 또는 지속적 경제 성장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우머노믹스(Womanomics)’다. 우머노믹스란 ‘여성(woman)’과 ‘경제(economics)’라는 두 용어가 결합된 것으로 일하는 여성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을 말한다.
새누리당 민현주 의원 역시 경제시장에서의 여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연구원과 교수로서 ‘여성노동 전문가’로 활동하다 19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그이는 지난 대선기간 동안 여성정책 개발을 주도했던 박근해 대통령의 정책 브레인 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국회의원·당내 대변인·9살 난 아이의 엄마로 1인 3역

4월 어느 봄날 국회에서 만난 민현주 의원은 봄날 돋아난 새싹 같은 느낌이었다. 초선의원에게서 볼 수 있는 특유의 패기와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지난해 2월부터 당내 대변인 역할까지 맡으면서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야말로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어 쓰고 있다. 민 의원은 누구보다 여성노동 문제에 관심이 높다. 국회에 입성하기 전부터 ‘여성노동 전문가’로 이름을 알렸을 뿐더러, 본인 역시 9살 난 아들을 기르며 일하고 있는 9년차 ‘워킹맘’이기도 하다.
“저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엄마였어요. 임신 7개월에 첫 직업을 가졌죠. 그 이후 아이를 출산하고 키우는 순간마다 엄마이면서 동시에 연구원이었고, 교수였어요. 제가 주로 활동한 분야가 여성에 관련된 분야이기도 했지만, 저 역시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고충을 많이 느끼고 있었어요. 그런 만큼 제가 고안하고 제안하는 정책들은 생활밀착형 정책들이 많아요.”
그이의 말대로 그의 정책들은 자신이 느끼고 겪은 ‘워킹맘’들의 고충을 녹여낸 것들이었다. 출산휴가의 편견을 깬 남성 육아휴직제인 ‘아빠의 달’이나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남편 말을 빌리자면 애를 키우다 보니 ‘자식은 나은 정이 아니라 기르는 정’이라는 것이 이해가 된대요. 남성들의 경우 출산과 임신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사실은 자식과 정드는 부분이 어렵다고들 해요. 그래서 출산 초반에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해요. 처음 태어났을 때는 자기 자식 같지 않다가도 아기 기저귀 한 번 더 갈아주고, 샤워시켜 주고, 밥 먹이고 토하고 병나는 거 보면서 점점 정이 들어가는 거죠. 그러려면 제때 퇴근해 집에 들어와야 하니까 ‘아빠의 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안은 출산 후 3개월 이내에 육아휴직을 쓰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개정안에서 조금 바뀌어서 좀 지켜봐야 할 듯해요.”
‘임신기간 근로시간 단축제’는 임신초기(1~12주)와 임신말기(36주부터)에 해당하는 여성들의 근무시간을 2시간 정도 단축해 주자는 내용의 정책이다. 이 역시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책이다.
“출산 바로 전까지 근무를 하려고 하다가 2주 먼저 출산휴가를 받았어요.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임신 말기에 무리를 하면 아이의 체중이 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2주 동안 쉬면서 아이가 거의 1kg이 늘었어요.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 기간이 상당히 중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여성들이 눈치 안 보고 쉴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안은 국회를 통과했으니 곧 시행될 것입니다.”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 확립 절실

민 의원이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노동인구가 부족하진 않지만, 노동력 부족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것이 많은 경제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외국 노동자들의 합법 이민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런 노동력 부족 시대가 도래해 더 힘든 사회가 되기 전에 우리나라의 양질의 인력에 대해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이의 생각이다.
“2013년 OECD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들의 교육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전문대를 졸업한 여성 고용률은 58%로 OECD 23개 국가 중에서 23위, 4년제 대졸 이상 여성 고용률은 62%로 24개 국가 중에서 24위로 모두 꼴찌를 기록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여성은 서구 선진국에 비견할 만한 높은 교육 수준을 갖고 있으면서도 여성에게 부여된 가정 내 역할의 강조로 인해 노동 시장에서 제대로 정착하기 힘들었고, 많은 부분에서 개선되어 왔지만 여성 친화적인 노동 시장 여건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또한 일하는 여성이 일정 지위에 올라가면 보이지 않는 ‘유리 천장’으로 인해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결혼과 임신, 출산, 육아로 연결되는 시간들로 인해 경력 단절 현상도 이어지기에 많은 여성들이 노동 시장을 이탈하게 된다. “저는 우리나라 양성평등 수준은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라고 봐요.
형식적 양성평등은 정말 잘돼 있어요. 문제는 이러한 정책과 제도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고 있느냐예요. 여성들이 맘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여성 스스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하고, 일자리의 양적 확대 및 질적 수준 제고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해요.
여성들 스스로도 남성 의존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주도적인 삶을 살려는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성공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사회는 변화하지 않아요. 내가 주저한다면 우리 딸도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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