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05:55 (토)
 실시간뉴스
정몽준 부인 김영명, 잇따른 발언 논란에 입을 열다
정몽준 부인 김영명, 잇따른 발언 논란에 입을 열다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6.05 0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한 막내아들의 적절치 못한 발언, 그 이후 불거진 부인의 ‘아들 옹호’ 논란까지. 어느 때보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정 후보의 부인 김영명 예올 이사를 만났다. 김 이사는 최근 논란이 됐던 일들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취재 이시종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서울 가회동 예올 사무국에서 만난 김영명 이사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이사는 빡빡한 일정 때문이라고 했지만 고단한 몸보다는 편하지 못한 마음 탓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막내아들이 세월호 유가족들에 적절치 못한 발언을 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엄마로서 아들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과정에서 ‘아들을 옹호한다’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 이사는 그간의 일들에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인터뷰 도중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로서 남편이 지닌 경쟁력을 이야기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차분하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해 나갔다. 김 이사에게 최근 논란이 됐던 일들과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남편 정몽준 후보에 대해 물었다.

#사죄의 눈물에도 이어진 발언 논란

정몽준 후보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경선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후보에 선출됐다. 정 후보는 선출이 확정되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그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 아닌 사죄의 눈물이었다.
지난달 정 후보의 막내아들은 자신의 SNS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에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하다”고 올려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정몽준 후보는 곧바로 아들의 발언에 대해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 며칠 후에는 부인인 김영명 예올 이사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데다 막내아들과 부인의 발언 논란까지 겹치면서 정 후보의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영명 이사는 물의를 일으켰던 막내아들의 발언과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이야기했다.

Q. 막내아들이 SNS에 게재한 글이 물의를 일으켰다. 정몽준 후보가 여러 번 사과를 했지만 비판적 여론이 여전하다.
김영명(이하 김)_ 우리나라에 일어나서는 안 될 큰 사고가 일어났다. 온 국민들이 마음 아파하고, 그 아픔을 겪고 있다. 사고로 인해 가장 마음이 아픈 분들이 바로 피해 가족들일 것이다. 아들이 한 이야기가 많은
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아 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아이가 재수생이다 보니 새벽에 나가서 밤 11시 넘어서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부모와 대화할 시간도 없었다.

Q. 가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
김_ 아이들과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고, 또 여느 엄마처럼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려고 노력하지만 부족한 것이 많다. 또 정치인의 아내이다 보니 아이들과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미안하다. 특히 막내아들의 경우 형제들하고 나이 터울이 많이 나 외동아들처럼 자랐다. 첫째하고 14살 차이고, 셋째와는 10살 차이다. 늦둥이다 보니 엄마 아빠가 더 바쁜 시기에 자랐다.

Q. 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나. 잘못은 했지만 부모이기에 걱정되는 부분도 클 것 같다.
김_ 남편과 아이와 함께 기도원에 갔다 왔다. 조용한 가운데서 아이가 좀 더 깊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본인도 자신이 잘못한 것을 알고 있다. 본인 딴에는 친구들하고 이야기한다고 한 것이었는데,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에 본인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재수생인데 정상적인 생활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상처를 입은 분들에게 어떻게 사죄한들 되돌릴 수 있겠나. 자식이라는 것이 그렇다. 부모의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아버지의 생각이 아이의 발언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란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것은 결코 아니다. 남편이 지금까지 국회의원 7선을 해왔는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으면 정치인이 될 수 없다. 남편이 말하기를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하더라. 만약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지역구 주민들은 가족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울산에서도 그랬고, 동작구에서도 그랬다. 지역구 한 분 한 분의 지지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 그런 마음으로 항상 정치를 해왔다.

Q. 아들의 발언에 대한 사과를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발언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아들이 했던 말을 두둔한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김_ 그 자리는 아들이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자리였다. 이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위로 차원에서 말을 했는데, 막내아들의 잘못을 강조하면서 나온 말이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잘못 전달됐다. 기사에 나갈 때는 사과한 부분은 빠지고 다르게 표현되어 너무 당황스럽고 가슴 아팠다.

#남편의 ‘진심’ 믿고 정치내조 27년

 
이번 발언 논란으로 마음고생을 하고 있지만, 이제까지 김 이사의 정치 내조는 긍정적 평가를 받아 왔다. 김 이사의 ‘정치 내조’는 올해로 27년째다. 주변에선 “드러내 놓고 정치 관련 발언을 하진 않지만 꼭 필요할 땐 정곡을 찌르는 조언을 하는 편”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 총선 때 공천을 두고 말들이 많아 정 의원이 불출마를 고민하자 “그건 정공법이 아니다”며 말린 일화가 유명하다. 자신의 이름보다 ‘정몽준의 아내’로 살아온 27년의 삶을 물었다.

Q. 이제까지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온 지 27년째다. 남편한테 본인은 어떤 참모인가
김_ 참모라고 할 수는 없다. 남편 주변에 이미 좋은 참모들이 있다. 보좌관님들도 있고 교수님도 있다. 정치적인 참모 역할은 하지 못한다. 다만 남편의 또 다른 ‘귀’ 역할을 하려고 한다. 물론 남편이 직접 들으면 좋겠지만 시간상 불가능할 수 있어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구에서 활동할 때 주로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같은 여성이니까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그분들의 이야기들을 경청해 전달한다. 항상 좋은 소리만 듣는 것은 아니다. 쓴소리도 있고 듣기 거북스러운 이야기도 있다. 그래도 아내니까 그 말을 전할 수 있다. 이렇게 표현하기는 좀 어색할지 모르겠는데, 바가지도 자주 긁는 편이다. 바가지라는 것이 꼭 나쁜 의미만은 아닌 것 같다. 남들이 차마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내니까 솔직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도 아내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Q.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미 웨슬리대 정치학 졸업), 부친(김동조 전 외무부장관)께서도 장관을 지내셔서 정치적 식견이 해박하다는 평가도 있다.
김_ 정치는 전혀 알지 못한다. 남편이 정치생활을 오래해서인지 그런 오해를 종종 산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것은 맞지만 정치에 특별한 뜻이 있어서 전공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여덟 과목만 이수하면 그것이 전공이 된다. 대단한 것이 아니었다. 결혼할 당시에도 남편이 정치를 할 것이라고는 추호도 생각지 못했다. 또 남편이 내가 정치학을 공부했다고 나와 결혼한 것 같지는 않다. 결혼하고서 몇 년 후에 출마를 한다고 하더라. 어렸을 적 꿈은 화가였다. 미대에 진학하려고 했지만, 다양한 공부를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전공을 인문학 쪽으로 선택했다. 처음에는 정치학이 아닌 경제학을 공부했다. 그런데 통계학 수업을 듣다 보니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숫자에 약한 편인데 경제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미시경제며 거시경제며 수학적 과목들이 많았다. 또 재학 중인 웨슬리대에는 정치학이 인기가 많았다. 그런 부분도 전공을 선택하는 데 일조했다. 전공보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래서 대학에서도 전공 외에 미술 관련 수업을 많이 들었다. 판화도 배우고, 도자기도 배우고, 회화도 배웠다.

Q. 정치인 아내 중에 적극적으로 내조를 하는 편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학 동문인 힐러리처럼 나중에라도 정치적인 뜻을 펼칠 의도가 있나
김_ 전혀 없다. 안 그래도 얼마 전 남편이 사석에서 농담으로 저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한 말이 기사화돼 곤혹을 겪은 적이 있다. 그 말은 100% 농담으로 한 말이다. 정치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남편이 정치하는 것을 보니 그 길이 너무 가시밭길이더라. 만약에 아이들 중 누가 정치인을 하겠다고 하면 걱정이 될 것 같다. 아버지처럼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몸 바쳐 하겠다면 뜯어 말릴 수는 없겠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모든 정치인의 아내가 같은 생각이 아닐까 한다. 적극적으로 내조를 하는 것은 성격 때문이 아니라 우리나라 선거 풍토 때문인 것 같다. 웬만한 정치인 아내들은 모두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지 않나. 그런 부분을 빼고는 엄마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다. 특히나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정몽준의 아내보다는 아이들 엄마로서의 역할이 컸다. 여느 엄마들처럼 도시락 싸주고, 숙제 봐주며 아이들 챙기는데 더욱 집중했다. 나는 정치인보다 정치인의 아내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

Q. 정몽준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했을 때 어떤 말을 해주었나?

김_ 남편이 고민하는 동안 지역 주민들 말씀도 듣고 가족에게도 의견을 물었지만 결단은 본인이 내려야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가족에겐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나도, 아이들도 아빠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니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지역구 주민들이 4년을 일하라고 뽑아주신 거지 않나. 그런데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게 되면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고, 다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그것이 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것이니 부담도 있었다. 아무래도 본인이 더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지역구 당직자분들과 주민들이 많은 격려를 해주셨다. 서울시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니 마음 편하게 보내주신 것 같다. 같은 공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아내가 본 정치인 정몽준

정몽준 후보의 장점은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이다. 정 후보는 대기업 경영자로서, 7선 국회의원으로서, 축구행정가로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다. 그가 이끌어 온 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업을 자랑하는 굴지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대한축구협회회장에 올라 우리보다 앞서 월드컵 유치에 나선 일본을 상대로 경쟁해 2002년 월드컵 공동 유치를 성사시켜 국제무대에서의 외교력 역시 인정받았다. 정치인으로는 37세에 정치에 입문해 현역으로서는 최다인 7선의 고지에 올랐다. 단순히 다선 의원을 넘어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에서 최고위원과 당대표를 지냈고, 2002년에는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김영명 이사는 남편의 이런 풍부한 경험과 강한 책임감을 서울시장으로서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Q.남편으로서의 정몽준, 기업가로서의 정몽준, 정치인으로서의 정몽준은 어떤 사람인가?
김_ 직책이 뭐가 되던 사람은 한 사람이다. 한 남자로서 인생을 걸어오면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만약 정치인이 아니라 다른 길을 걸었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아내로서 지켜본 정몽준은 매사에 성실하게 열심히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다. 서울시장이 되면 본인이 이야기했던 공약들을 이루려고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국회의원 7선을 하면서 공약을 지키려고 많은 노력을 해 왔다. 국민들은 공약이 지켜지지 않는데서 오는 실망감을 많이 경험했다. 물론 100%를 지켰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누구보다 노력했고, 안 될 때에는 안 되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남편은 그동안 기업가로, 정치인으로, 축구행정가로 많은 경험들을 축적해 왔다. 그렇게 축적해 온 경험들이 서울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그동안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내조에 더욱 힘쓰는 모습이 부각됐다. 개인적인 꿈은 무엇인가?(기사 전문은 Queen 6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