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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언니네 텃밭' 김정열 단장
사회적 기업 '언니네 텃밭' 김정열 단장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6.19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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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성 농민들이 만드는 건강한 땅

 
'먹는다는 것'이 땅과 연결돼 있고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농민과 연결돼 있는 사회적 관계라는 사실을 잘 아는 사람들, 바로 마을공동체 문화를 지켜오고 있는 여성 농민 공동체 '언니네 텃밭' 식구들이다. 세계적으로 시장을 독점하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종자 대신 우리들의 할머니와 어머니가 매달아 두었던 씨앗으로 농사를 시작하고, 화석연료와 합성 화학물질 대신에 햇빛과 물과 바람, 생물과 함께 일구겠다는 신념을 가진 언니네 텃밭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언니네 텃밭 김정열 단장을 만났다.

취재 이윤지 기자 | 사진 양우영 기자


함께 나누는 곳, 언니네 텃밭은 먹을거리를 나누고 농사일의 힘겨움과 농민의 어려움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2009년 3월, 여성농민회 활동의 일환으로 시작된 토종씨앗 지키기 프로젝트는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한 농민과 소비자들의 만남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데까지 확산됐다. 언니네 텃밭의 '마음씨 좋은 언니'들은 농민의 손으로 일궈 담아낸 제철 꾸러미, 장터, 농사 체험, 기부(상생) 꾸러미 활동 등으로 도시와 농촌이 함께 사는 세상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김정열 단장은 "농업이 사회의 근간임을 모두가 인식하도록 '함께하는 일'로 그 사실을 조금씩 몸소 느끼게 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라고 말한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우리 농민과 농업을 소중히 여기는 국민들이 있고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농사를 지어 도시 소비자들에게 보내는 것을 행복해 하는 여성 농민들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있다. 언니네 텃밭은 농사일의 힘겨움, 좋은 먹을거리, 소비자의 고민까지 서로의 얼굴을 보고 나누며 다 같이 잘 사는 건강하고 따뜻한 사회를 꿈꾼다.

언니네 텃밭, 여성 농민들의 희망과 소명을 싹틔우다

언니네 텃밭에는 전국 17개 공동체, 140여 명의 여성 농민과 언니네 장터 농민 100여 명이 함께한다. 몇 십 년 농사를 지어도 본인 명의의 땅 한 칸도, 일정량의 수입도 없던 여성 농민들이 언니네 텃밭과 함께하며 삶을 바꿔 나가고 있다. 이들이 모여 짓는 농사는 제철 텃밭농사다. 석유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며, 이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해 환경을 지키는 데도 일조한다. 텃밭에는 다양한 채소와 곡식을 함께 심고, 주위의 부산물로 거름을 만들어 사용하여 생태계가 살아나는 친환경 농사를 지향하고 있는 것.
"제철 농산물은 가장 오래 적응된 먹을거리이며 작물에 가장 적합한 자연조건에서 생산됩니다. 농약과 비료 등 석유 화학물의 투입을 줄이고 계절의 순환에 맞추는 방식이 언니네 텃밭을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이죠."
텃밭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가공품은 '언니네 장터'를 통해 직거래된다. 23명의 소비자로 시작했던 언니네 텃밭 온라인 직거래 회원은 현재 2천500명. 입소문으로 전해진 '텃밭'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은 기대보다 더 많았다. 김 단장은 "텃밭 활동 자체가 생산자에게 일종의 성장의 과정으로, 소비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 과정을 함께하면서 농업과 농민에 대한 관심을 더욱 넓혀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중요한 것은 여성 농민들의 소득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 농업의 주체가 되는 과정에 있는 여성 농민이 농업 현장을 스스로 바꿔 나가는 과정이다.
"주체적으로 협업하고 투명하게 생산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면서 효과적인 교류가 이뤄지게 되면 '얼굴 있는 생산자와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먹을거리 공동체를 이룩하고 지역 먹을거리 체계가 확립됩니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통한 사회적 기여'가 비로소 이뤄지는 것이죠."
언니네 텃밭은 생산자에게 정기적인 소득이 보장되도록 해 농업의 기반을 다지고 지속적인 친환경 농사를 가능하게 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식단을 회복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수행하고 있다.

 
작은 씨앗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식량주권 수호'

"농민을 지키는 것이 농업을 지키고 국민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는 길입니다."
식량주권이란 생산자가 농산물 생산을 위해 땅, 물, 씨앗을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권리이며, 소비자에게는 안전하고 건강한 그 지역의 문화에 맞는 음식과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먹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식량체계와 정책의 구심점을 시장과 기업의 요구가 아니라 생산과, 공급, 소비 주체로 옮기고 다음 세대의 윤택한 식생활을 만들기 위해 언니네 텃밭은 이 권리를 언제나 화두로 삼는다. 여성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식량주권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생산과 소비 주체의 교류 및 관계 회복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시작점은 '토종씨앗 지키기'. 토종씨앗은 오래전부터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가 키워 왔던 씨앗이다. 우리 땅과 기후에 적응하여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토종씨앗은 건강한 먹을거리의 시작인 셈. 농민들이 종자회사에서 씨앗을 구매해 심은 것은 불과 50여 년도 되지 않았다. 이 짧은 기간 동안 구매한 씨앗에 맞는 제초제, 비료와 농약을 쓰게 됐다. 현재 전체 종자의 50% 이상은 외국계 종자회사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니네 텃밭은 비료, 농약, 농자재를 대량 투입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농사에서 지역의 자원이 순환하고, 관계가 살아있는 농사로 바꾸어 나가고 있다.
"토종씨앗으로 농사를 짓는 것은 종자주권을 회복하는 것이고, 이는 곧 농민들의 권리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언니네 텃밭은 비료, 농약, 농자재를 대량 투입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농사에서 지역의 자원이 순환하고 관계가 살아있는 농사로 바꾸어 가고 있습니다."
언니네 텃밭은 또한 '지역먹을거리체계'를 지향한다. 이는 곡물 메이저를 비롯한 초국적 농식품 기업에 의해 장악된 세계 식량체계로부터 발생하는 먹을거리의 위험성, 환경의 파괴, 가족농의 해체, 지역공동체의 붕괴 등에 대항하기 위해 일정한 지역을 단위로 생산자와 소비자가 먹을거리를 매개로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이며, 안전한 먹을거리의 확보, 생산자의 보호와 지원, 시장유통체계의 대안을 만든다. 마을 단위의 여성 농민 생산자로 구성된 공동체에서 생산한 먹을거리인 '꾸러미'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언니네 텃밭은 '함께하는 지역 먹을거리'의 장을 만들고 있다.

텃밭과 제철 꾸러미로 바꾸는 세상

2009년, 노동부 사회적 일자리 사업 '우리텃밭'을 시작한 언니네 텃밭은 여성 농민 생산자들을 조직하고, 전국여성연대 소비자 회원들과 제철 농산물 및 여성 농민들이 생산, 가공하는 전통 농업 먹을거리를 공유하기 시작했다. '우리텃밭 제철 꾸러미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강원도 횡성에서 첫 꾸러미를 배송했고 같은 해 7월 경북 상주, 안동 금소, 제주 우영 생산자 공동체를 만들었다.
지속적인 생산자와 소비자 교육을 병행해 나갔으며 2010년 전남 순천, 안동 금소, 강원 홍천, 전남 나주에도 생산자 공동체를 세웠다. 12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소비자 공모로 '우리텃밭'에서 '언니네 텃밭'으로 새 이름을 가지게 됐다.

<언니네 텃밭 제철 꾸러미는 방사유정란, 국산콩두부, 김치 종류 한두 가지와 전통 가공식품(떡, 식혜, 수정과, 부각 등)을 포함한 제철 채소들로 구성돼 있다. 텃밭에서 생산한 것을 직접 요리하고 밥상을 만드는 여성들이 직접 꾸리므로 제철에 어떤 식재료가 몸에 좋은지, 하나의 재료에 얼마나 많은 요리 방법이 있는지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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