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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피로로 인한 건강 이상 유무 판단과 예방
만성피로로 인한 건강 이상 유무 판단과 예방
  • 이윤지 기자
  • 승인 2014.06.24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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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특강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우리 인체를 대자연의 소우주(小宇宙)로 비유하며 자연의 변화에 순응할 때 건강을 유지한다고 했다. 특히 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에는 몸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스트레스는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쉽게 피로를 가져오는데,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활력을 찾기 어려울 때 종종 보약을 음용한다.

진료실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들의 주소(主訴, chief complain) 증상을 물어보는 것은 의사들이 환자를 대했을 때 진찰하는 첫 번째 진료 행위이다. 구체적으로는 보고(望診), 듣고(聞診), 물어보고(問診), 만져보는(觸診) 4가지 기본 진단 행위 중 물어보는 문진에 해당되는 것이다. 진료를 하는 전문 과목에 따라 내용이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내과의 경우 가장 많이 듣는 주소 증상의 순서 매기자면 '피로'라는 답이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 수 있는 증상 중에 하나가 피로이다. 피로라는 말은 종종 다양하게 표현될 수 있는데 흔히 쇠약, 무기력, 권태 등과 혼용하여 사용되고 있다. 피로를 기간에 따라 나눌 때 만성피로는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를 말한다. 일시적으로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과로를 통해 피로를 느낄 수 있지만 충분한 휴식을 통하여 피로가 사라지는 경우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을 취했는데도 좀처럼 피로가 풀리지 않을 때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 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다.

만성피로와 건강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데 있어 의사의 입장에서는 우선 신체적인 질환에 연관되어 발생하는 피로인지, 신경정신적인 문제에서 연유되어 나타나는 피로인지, 아니면 신체적·정신적으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나타나는 피로인지를 살피게 된다. 실제 진료실에서는 생활하면서 부닥치게 되는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인 피로로 인한 경우를 더 많이 볼 수 있는데 집중력과 판단력을 떨어지게 하고 두통, 소화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신체적인 이상과 관련해서는 흔히 간질환, 당뇨 갑상선 등의 내분비 질환, 신장염 결핵 등의 감염성 질환, 빈혈 등 혈액질환, 근육 관절질환, 협심증 등 심장질환뿐 아니라, 체중감소와 수반되는 각종 암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각종 검사 상에 아무런 소견이 나오지 않는 경우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장애 등 신경정신과적인 소견을 살피게 되며, 신체적·정신적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에도 환자가 6개월 이상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 만성피로증후군(chronic fatigue syndrome)이란 이름을 붙이게 된다.

만성피로증후군이란 진단을 할 때는 필수로 임상적으로 평가되었고 설명이 되지 않는 새로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현재의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어야 하며, 휴식으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만성피로 때문에 직업·교육·사회·개인 활동이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에 비해 실질적으로 감소해야 된다는 기준에 부합되어야 한다.
보조적으로는 첫째 기억력 혹은 집중력 장애, 둘째 인후부위의 통증, 셋째 경부 혹은 겨드랑이·임파선 부위의 압통, 넷째 근육통, 다섯째 다발성 관절통, 여섯째 새로운 두통, 일곱째 잠을 자도 상쾌한 느낌이 없음, 여덟째 운동 혹은 힘든 일을 하고 난 후 나타나는 심한 권태감 등 8가지 증상 중에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동의보감에서 피로는 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불안정, 과도한 성생활 등으로 기운이 흩어지고 체력이 소모되어 나타나는데, 각종 내상병(內傷病)의 원인이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아울러 마음을 평안히 하고 기운을 조양하여 진기의 회복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였다. 피로와 관련된 한의학적 치법은 허손(虛損) 상태에 대한 교정을 주로 하는데, 흔히 활용하는 처방으로 기운이 부족한 경우에는 보중익기탕, 신경을 많이 쓰는 경우에는 귀비탕, 또 기혈(氣血)이 모두 부족한 경우에는 쌍화탕 등을 사용한다.

피로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육체적인 피로가 쌓였을 경우에는 그때그때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일주일에 3~4회, 적어도 30분 이상)과 충분한 수면(하루 7~8시간)을 취하고, 균형 잡힌 식사(고단백·저지방식, 비타민이 풍부한 제철 과일과 채소 섭취)를 하도록 한다. 또한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틈틈이 스트레칭 등의 이완 운동을 통하여 정체된 기운을 소통시켜 주며, 마음의 불을 식힐 수 있는 명상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모든 일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 Queen

 
글 한방1 내과 이장훈 교수(전문분야-간장/담도/혈액질환/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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