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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업에서의 녹비작물 재배
유기농업에서의 녹비작물 재배
  • 이시종 기자
  • 승인 2014.06.24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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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손상목 (단국대학교 유기농업연구소)

유기농업을 실천하면서 주 작물을 재배한 후에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토양비옥도 유지 증진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 최근 자운영, 헤어리베치, 호밀 등을 녹비작물로 재배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대단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영농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아직도 녹비작물 재배를 과소평가하거나,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이에 녹비작물의 재배 의의, 고려해야 할 사항, 질소고정과정, 녹비작물 이용방법 등에 대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1. 녹비작물이란 무엇인가
녹비작물이란 주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축적시키려고 재배하는 작물을 말한다. 녹비작물을 재배하면서 녹비작물의 생체량(Bio-mass)이 최대가 되었을 때, 이들을 하층토로 토양혼입해서 갈아엎어 넣어 준다.
일반적으로 녹비작물은 개화기 직전에 토양혼입 처리하게 되는데, 이 점이 윤작체계 내에서의 두과작물 재배와 다른 점이다. 생초 상태의 식물체를 토양에 투입하면 단기간 내에 분해되어 토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늙었거나 또는 굵은 식물조직(줄기, 가지 등)은 어린 식물체 조직에 비해 분해속도가 느리므로 이들 조직들이 골고루 들어 있는 녹비작물을 토양 내에 투입하게 되면 주작물의 초기 재배기간 동안 지속적 양분 공급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게 된다(질소기아현상).
재배포장 내에서 녹비작물을 파종하여 재배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장소에서 자란 식물체를 잘라 운반하여 포장에 투입하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재배포장이 산림 옆에 있는 경우 숲에서 자라는 여러 식물체를 잘라내어 다량의 녹비 또는 멀칭재료(Mulching material)로 작물재배 포장에 공급할 수도 있다.

2. 녹비작물의 장점과 고려해야 할 사항

1) 녹비작물의 장점
-녹비작물 뿌리가 자라 토양을 통과하며 널리 분포함에 따라, 토양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용탈되기 쉬운 여러 양분을 녹비작물이 일시적으로 붙잡아 둘 수 있다.
-잡초발생을 억제시키고 토양침식과 직사광으로부터 토양을 보호할 수 있다.
-녹비작물로 두과작물을 이용하는 경우, 대기 중의 공중질소를 고정시켜 토양에 공급할 수 있다.
-일부 녹비작물은 가축의 사료 또는 인간의 식량자원으로 이용 가능하다(콩, 완두콩 등).
-녹비작물을 공급함으로써 토양생물의 활성도를 높이고 토양 내 유기물 함량을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녹비작물은 토양구조(Soil structure)를 개선하고 수분보유력(Water holding capacity)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녹비작물은 가장 값싼 방법으로 토양비옥도를 유지 증진시키는 방법이며, 주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가장 값싸게 공급하는 방법이다.

2) 녹비작물을 재배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사항
-녹비작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경운, 파종, 수확, 토양 내 혼입 등의 작업에 노동력이 필요하며, 이러한 작업들은 집약적 활동이어서 작업에 사용할 수 있는 농기계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만약 녹비작물을 주 작물 사이에 간작의 형태로 재배하는 경우, 녹비작물과 주작물간에 양분, 수분 및 햇빛에 대한 경합이 발생할 수 있다.
-노화되었거나 또는 굵은 식물체 조직이 토양 내에 혼입되는 경우, 질소가 불가급태화되어 식물의 생장을 일시적으로 저해할 수 있다.
-만약 식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경우,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것보다는 식량작물을 재배하고 식량작물의 잔재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고, 주작물 사이에 간작의 형태로 비작물을 재배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 하다.
-녹비작물의 효과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므로 단기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3. 녹비작물의 이용방법

1) 녹비작물(Green manure)의 파종
-윤작 작부체계에 녹비작물 재배를 넣는 경우, 후작물의 파종 전에 녹비작물이 잘게 분쇄되어 토양에 혼입되어질 수 있도록 녹비작물의 파종 시기가 결정하여야 한다.
-녹비작물도 발아와 생장에 수분을 필요로 한다.
-적정 파종밀도는 각각 다르므로 반드시 미리 실험해 보아야 한다. 대개 녹비작물의 종류와 품종에 따라 파종밀도가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녹비작물을 재배하는 경우 추가적인 비료시비는 필요하지 않다. 재배토양에 두과작물을 처음으로 재배하는 경우, 두과작물의 질소고정 능력을 최대화시키기 위해 기주특이성을 갖는 특정 rhizobia를 접종할 필요가 있다.
-입모중 파종의 경우 녹비작물은 주작물과 함께 파종할 수 있다. 단, 녹비작물이 주작물보다 생장속도가 빠르거나, 경합이 심하게 일어나는 경우에는 반드시 주작물이 초세가 확실히 자리 잡은 후에 녹비작물을 파종하여야 한다. 이렇게 녹비작물을 나중에 파종하는 것은 잡초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2) 녹비작물의 토양 내 혼입
-시기: 녹비작물을 토양에 혼입한 후 후작물을 파종하는 시기는 최대 2~3주를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녹비작물의 분해로 인한 영양분의 손실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이다.
-분쇄: 녹비작물은 식물이 아직 어리고 신선한 상태에서 토양에 혼입되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녹비작물이 너무 크거나 거센 노화조직일 경우에는 가능한 한 이를 조각내어 토양에 혼입하는 것이 분해속도를 촉진할 수 있다. 토양에 혼입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녹비작물의 개화기 직전이다.
-혼입깊이: 녹비작물을 토양에 혼입할 때에 너무 깊이 하면 안 되며, 가능하면 표토 가까이 혼입하는 것(점토의 경우 5∼15cm, 사질토양의 경우 10∼20cm정도)이 좋다. 기온이 높고 습기가 많은 조건에서는 녹비작물을 베어 피복층을 형성한다는 개념으로 토양표면에 뿌려주는 것도 좋다.

3) 적합한 녹비작물의 선택
녹비작물로 이용 가능한 식물은 매우 종류가 많으며, 특히 두과작물이 좋다. 따라서 적합한 녹비작물의 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적합한 종을 고르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재배기간 중의 강우, 토양조건, 윤작 작부체계 조건에 적합해야 하며, 병과 충을 다른 작물에 전이시킬 위험성이 없는 녹비작물이어야 한다.

4) 녹비작물의 선택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주작물을 재배하면서 입모중 파종이 가능한 녹비작물인가.
-주작물과 경합을 회피할 수 있는 녹비작물 생육기간이 충분히 확보되는가.
-녹비작물과 주작물을 모두 재배할 수 있을 만큼 토양수분이 충분한가.
-녹비작물이 제초 등의 목적에 적합하도록 지상부 생육이 빠르고 뿌리가 깊게 뻗는 등의 생육특성을 지니고 있는가.
-많은 노동력 없이도 녹비작물 재배가 가능한가(최소경운으로 파종이 가능하고, 식물체 잔재를 많이 남겨 멀칭의 효과가 있는가 등)

손상목 교수
단국대학교 환경원예학과 교수/ 유기농업연구소 소장
세계유기농업학회(ISOFAR) 회장/ 국제생태농업학회(Agrecol) 이사회 의장
유기농산업연합회 상임공동대표/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겸직연구관
前 아시아유기농업연구기구(ARNOA) 회장/ 前 한국FDA 유기식품연구회 회장
前 IFOAM 세계유기농대회 유치위원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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