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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만드는 배우 이천희
가구 만드는 배우 이천희
  • 권지혜
  • 승인 2015.04.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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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천데렐라’가 아니다. ‘천가이버’로 모습을 드러낸 배우 이천희. 그는 사실 베테랑 목수다. 가구 회사의 CEO다. 배우 전혜진의 남편이며, 딸 소유의 아빠다. 그런 그가 연기 다음으로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가구 만들기’다. 배우 이천희의 목수 라이프를 살짝 엿보았다. 꽤 흥미진진하다.

사진제공_ 매니지먼트 숲

배우 이천희의 목수 라이프가 새삼 화제가 되었다. 그는 가구를 만든 지 벌써 10년이 넘은 베테랑 목수다. 그가 목수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그리 거창한 계기는 아니었다. 군대를 제대한 후 집의 옥탑방을 그의 방으로 쓰게 되었는데 지붕이 뾰족한 집의 옥탑이어서 천장의 경사가 심했다. 그러니 기존에 만들어진 가구들을 방안에 넣는 것은 무리였을 것. 그는 “방 구조에 맞는 가구를 살 수 없으니 내가 직접 만들어 쓰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처음 톱과 망치만 들고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가구에 스며든 배우 이천희
‘맞는 가구가 없으니 만들자!’는 것은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한 시작이지만, 일반적으로 가구를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기는 쉽지는 않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원하는 가구가 없어도 대충 비슷한 걸로, 방안에 들어갈 만한 것으로 구매했을 것이다.
가구를 만들기 시작한 부분에서 그의 성격이 드러난다. 그는 “그냥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는 성격이라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는 편”이라며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서 죽기 전에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시작하고 보는 ‘행동파’였던 것.
그의 가구를 보면 ‘이천희’가 묻어난다. 가구 안에 그의 신념이 깃들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 느낌에 대해 그는 “내가 필요해서 만든, 오로지 내가 중심인 가구”이며, “나라는 사람의 영향이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인생에 대한 신념은 ‘나부터 행복하자’. “내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야지만 주변 사람들도 더 사랑하고 살뜰히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하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가구 회사 ‘하이브로우(HIBROW)’ CEO 이천희
그가 회사를 론칭하기 전엔 그저 필요한 가구를 만들어 쓰곤 했다. 그러다 점점 주변에서 그의 가구를 보고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왕 만드는 거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에 ‘천희 공작소’를 마련했다. 그렇게 가구를 제작하던 중, 건축을 전공한 동생 이세희 씨가 신혼집에 들일 가구를 직접 만들기 위해 따로 공방을 꾸려서 가구를 만드는 걸 보고, 그는 “어차피 각자 가구를 만들 거라면 함께하자”고 생각했다고. 그렇게 탄생한 것이 ‘하이브로우(HIBROW)’다.
동생 세희 씨와 함께 회사를 운영하면서 초반에는 서로 간의 불협화음도 있었다. 각자의 생각과 선호하는 스타일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는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편인 반면, 동생 세희 씨는 제품 하나하나 도면 작업까지 철저하게 하는 편이라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다른 스타일 덕분에 오히려 서로의 장단점이 보완 되면서 각자의 시야가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하이브로우’ 론칭 이후, 이제 더 이상 취미로 하는 목수 생활이 아니다. 취미로 하는 것과 본격적인 사업은 느끼는 바도 다르고 마음가짐 또한 다를 수밖에. 달라진 점은 조금 더 프로페셔널해졌다는 것이다. 이전에 그의 작업은 그의 마음에 들면 그만이었다. 제품에 흠이 있어도 오히려 자신이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니 ‘영광의 상처’ 쯤으로 여겼다고. 그러나 ‘파는 제품’에서는 그도 쿨해질 수 없었다.
“나 혼자만의 고집이 아닌 불특정 다수의 취향을 고려해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고, 개선에 개선을 거듭한 끝에야 하나의 제품이 완성된다.”

이천희에게 ‘만든다’는 것은…
“‘창조’보단 ‘활용’ 혹은 ‘재창조’에 가깝다. 기존에 있던 물건들에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고 새로운 가체를 개발하는 과정이 보람되고 흥미진진하다. 사람들이 놓쳤던 부분을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활용도와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물건이나 가구를 재탄생시키는 작업이 즐겁다.”
아직 목수라는 말이 어색하다는 이천희. “좋아하고 집중해서 하는 관심 분야일 뿐인데 목수라고 불리면 얼떨떨하고 너무 거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배우와 목수, 두 가지 일을 하기에 힘들진 않을까. 어떻게 보면 이 또한 투잡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힘들지 않다고 했다. “그냥 나무 만지는 것을 좋아하고, 배우로서 활동하면서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하는 취미생활 정도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딸 소유에게 나무집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 나무집을 만들어 딸에게 선물하는 것이 그의 꿈. 그는 ‘실 전화기를 만들어 딸과 하나씩 나눠 갖고 한 명은 집에서, 한 명은 나무집에서 실 전화기로 이야기를 나누는’ 로맨틱한 상상을 하곤 한다.
그는 앞으로도 이어질 목수로서의 바람을 이렇게 말했다.
“지금처럼 만드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많은 작업을 해보진 않아서 그런지 조금씩 갈증을 느끼고 있다. 나에게 더 많은 기술이 있다면 만들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듯하다. 하나하나 조금씩 배우고 있고 알아가고 있으니 몇 년이 더 지나면 ‘하이브로우’도 디자인적, 기술적으로 더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니즈(needs)에 의한 실용적인 가구
이천희는 가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필요성’이라고 했다. 가구 디자인을 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그가 아이디어를 위한 공부를 따로 하지 않는 이유는 필요하면 저절로 디자인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가 가구를 만들 때 꼭 고려하는 부분이 있다면 ‘가구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직접 가구를 사용할 사람의 성향과 습관 등을 주의 깊게 살펴 가구에 반영한다. 이첨희의 장인 정신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배우, 목수 그리고 작가
그의 목수 라이프가 새삼 화제가 된 것은 아무래도 책을 출간했기 때문이다. 제목은 <가구 만드는 남자>. 이천희가 가구를 만드는 것을 몰랐던 대중들은 그의 책 제목을 보고 호기심이 일었을 수도 있다. “<패떴>의 그 천데렐라가 가구를 만든다고?”라면서 말이다.
그가 책을 출간하게 된 것은 주위의 제안 때문이었다. 그의 취미가 꽤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캠핑, 서핑, 보드까지. 주변에서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 책을 써보자고 권유를 했다. 그씨는 많이 망설였지만, “책을 통해서 내가 만들어가는 삶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출간하게 되었다.
책 제목이 <가구 만드는 남자>지만 가구에 국한되어 있는 책은 아니다. 책 속에서는 ‘이천희’가 살아가는 이야기,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자신을 아끼고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다. 캠핑이나 서핑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하고, 그가 연기 이외에 요즘 가장 관심 있는 가구 만드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물론 있다.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배우 이천희’니까 당연히 연기 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의 작품 고르는 기준은 ‘이야기가 흥미로운가’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자신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지.
“내가 맡게 될 배역을 이해하고 잘 표현해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그러다보니 현실과 거리감이 생기는 작품보다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에 더 흥미를 갖게 되는 것 같다.”
그의 작품을 보면 실제로 허무맹랑한 작품은 없다. 영화 <뚝방전설>, <남영동1985>, <바비>,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등 그의 주관을 알 수 있다.
그는 “전혜진이라는 배우를 만나서 혜진 씨의 연기관이 나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혜진 씨처럼)나도 연기를 오래오래 바라보고, 천천히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내공이 생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배우 부부의 모습이다.
“아직도 나에게는 보여주지 않은 여러 가지 모습들이 남아 있다. 그 모든 모습들이 모여서 이천희라는 한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티스트’라는 말이 어울리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무언가를 창조해내고 새로운 것들을 제시하는, 조금은 앞서가는 멋진 삶을 살아하는 배우고 남고 싶다.”
그의 여러 활발한 활동들은 그가 ‘아티스트’로 나아가는 걸음걸음이 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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