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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이야기
산수국 이야기
  • 송혜란
  • 승인 2015.06.21 2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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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꽃에 한 세계가 있고 한 잎에 한 여래가 계시네
 

제주도를 찾을 때마다 반겨주는 꽃들이 있어 기분이 좋아진다. 초봄의 수선화와 초여름의 산수국이 그 중에서도 일품이다.

제주 해안선을 따라 올레길이 생기고 법정사에서 시작되는 한라산 둘레길이 열리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올레길도 좋지만 신성한 숲길을 걸으며 자신이 정화되어 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려니 숲길과 비자림 산책로를 좋아한다.

또 예쁘게 잘 가꾸어진 절물 자연휴양림도 제주를 찿는 벗들에게 권하고 싶은 곳이다. 절물 휴양림 입구에는 개울물 소리 듣고 자라는 산수국 길이 일품이다.

불가에 일화일세계, 일엽일여래 라는 말씀이 있다. 꽃 하나에 한 세계가 있고 잎 하나에 한 여래가 깃들어 있다.는 말이다. 요즘 제주에는 푸른 이끼를 머금고 하늘 높이 솟아오른 편백숲 아래로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피어나듯 산수국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으니 바로 중중무진의 화엄세계가 바로 이곳이다.

우리는 수국은 잘 알고 있으나 산수국은 낯선 사람도 있을 것이다. 수국이 꽃을 즐기기 위해 심는 중국을 고향으로 하는 나무라면 산수국은 우리의 산에서 자라는 야생의 우리 수국이라고 할 수 있다. 산수국과 수국의 차이점은 산수국은 결실을 하여 후손을 번성케 할 수 있지만 수국은 꽃은 화려하나 결실하지 못하는 석녀라고 할수 있다. 산수국은 범의귀과 식물로 꽃의 모양을 보면 가운데에 암수술이 있는 진짜 꽃이 있고 주변을 돌아가면서 가짜 꽃이 원반 같은 모양으로 하나의 꽃을 이룬다.

식물들에게도 자기의 후손을 이어가야 한다는 꿈이 있다. 이 꿈을 이루려면 꽃가루받이를 잘해야 하는데 암수술이 있는 진짜 꽃은 너무 작아 나비와 벌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 그래서 산수국은 꽃 주변에 암수술이 없는 가짜 꽃. 무성화를 만들어 벌 나비를 유혹하여 진짜 꽃으로 꽃가루받이를 하여 열매를 맺고 있다.

산수국의 꽃은 흰색 분홍색 파랑색 등 다양하다. 또 흰색으로 피었다가 푸른색이나 분홍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것은 흙의 성질이 산성이 강하면 파랑색. 알칼리성이 강하면 분홍색. 중성이면 흰 꽃이 달린다고 한다.

산수국을 제주에서는 꽃의 색깔이 파란색의 도깨비불을 닮았고 꽃의 색깔이 자주 변한다 하여 도깨비꽃이라 부르며 집 주위에는 심지 않았다고 한다. 산수국 종류에는 가짜 꽃에 암수술이 있는 것을 탐라산수국. 가짜 꽃잎에 톱니가 있는 것을 꽃산수국. 잎이 좀더 두터운 것을 떡잎 산수국으로 부른다.

지역에 따라 한라산 오르는 길에 피어나는 산수국을 탐라신선, 애월지방에서 피어나는 산수국을 탐라월광으로 부르기도 한다.

산수국에 가짜 꽃이 없다면 작은 꽃만으로는 생명을 이어갈 수 없을 것이다. 예쁜 헛꽃이 본꽃 둘레에 피어나 배고픈 벌과 나비를 불러 배불리 먹이고 꽃 또한 수정을 한다. 공존공생의 지혜이다.

의사는 환자를 살리지만 환자가 없으면 의사도 살 수가 없는 것이다.

 

제주 올레길 산수국꽃 ·‥이청리

산수국꽃이 밤이슬로 집을 지어
노루가 쉬어 가게 하는 저 산마루.

소나무는 등이 굽어 오름 하나 오르는데
숨이 차는지 올레꾼들에게 눈길을 보낸다.

아. 저기 저 눈빛 속에 참 세상이 열려 있어 마음 한쪽이라도 떼어 놓고 가라 한다.

산수국 꽃이 송이송이 피어나는 것은 소나무가 속삭이는 소리처럼 정겨워라.

노루가 풀속 길을 가는 것이
진짜 올레길이다.

글 사진 석현장(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 대원사 티벳박물관장, 현장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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