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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의 땅에서 일구는 행복
한 평의 땅에서 일구는 행복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5.09.24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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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텃밭
 

요즘 들어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한 평의 땅에서 내 손으로 직접 기르는 작물은 자연과 직접 만나는 남다른 체험이다. 많은 양은 아니더라도 가족과 소박하게 건강한 한 상을 즐길 수 있는 정도만 되어도 삶은 훨씬 풍요로워진다.

손바닥 텃밭에서 아기자기 농사하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명자 씨는 가게 옆 조그만 텃밭. 상추, 고추, 가지, 치커리, 호박, 방울토마토 등의 작물을 기른다. 식탁에 올릴 만큼 많이 기르는 것은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 풍성하게 나눠먹을 정도다. 최근에는 가지와 치커리를 정리하고 상추 모종을 심었다. 상추를 비롯한 쌈 채소는 적은 노력으로도 푸짐한 수확이 가능하며, 야외뿐만 아니라 베란다 텃밭에서도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다. 상추에는 풋고추와 쑥갓을 얹고 간혹 고등어나 꽁치를 구워 같이 싸먹으면 그만한 점심 찬이 없다.

텃밭 농사에 필수 작물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상추

상추로 고기 싸먹는 습관 덕에 육식으로 인한 고혈압 등 성인병을 약간이라도 예방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상추로 고기를 싸 먹으면 고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고 하지만, 상추는 고기에는 없는 식물성 섬유소나 비타민, 무기질을 듬뿍 갖고 있어 상추와 고기는 참으로 잘 맞는 궁합이다. 또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신경과민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좋고, 피를 맑게 해주어 상추즙을 상처 난 곳에 바르면 잘 낫는다고 한다. 섬유질이 풍부해서 변비에도 좋다.
상추는 생육기간이 60일밖에 되지 않아 봄과 가을에 파종하며, 요즘에는 여름에도 파종하는 종자가 나와 연중 즐겨 먹는 채소다. 게다가 키우기 쉬워 텃밭 농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물이다. 밭을 만들 때는 그렇게 많은 거름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밑거름만 적당히 준비하면 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거름을 주면 좋다.

안 들어가는 요리가 없다
비타민덩어리, 고추

고추만큼 다양한 쓰임새의 작물은 드물 것이다. 파란 고추를 따서 그대로 장에 찍어 먹는 것에서부터 각종 찌개의 양념, 김치 양념, 고추장의 주원료로 쓰이며, 덧붙여 고추 잎은 데쳐서 나물로도 해먹는 등 그 쓰임새는 꽤나 많다. 고추는 비타민 A, B, C가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비타민 C는 감귤의 9배, 사과의 18배나 될 정도로 매우 풍부하다. 그래서 채소원예학의 어느 교수님은 “풋고추 세 개만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C는 충분히 해결된다”고 했다.
텃밭에서 주말농사를 하는 도시인들이 고추 모종을 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종묘상에서 묘를 사서 심는 게 바람직하다. 고추는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작물이라 묘를 심을 때는 반드시 추위가 완전히 가시어 늦서리 피해가 없는 시기에 해야 한다.
장마 때는 태풍이 불면 쓰러지기 때문에 고추는 반드시 막대기를 박아서 줄로 묶어서 받쳐 주어야 한다. 심은 지 한 달 안에 1m 이상 되는 막대로 고추 3개에 하나씩 박는데, 줄로 묶을 때에는 고추를 일일이 묶을 필요 없이 고추 사이를 지그재그로 이어가면 된다.

예쁘지는 않지만 달고 맛있다
산모에게 좋은 호박

호박은 우리에게 다양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각종 찌개용의 재료로 쓰이는 애호박부터, 늙혀서 건강식으로 먹는 늙은호박, 밤보다 맛있는 군것질용의 단호박, 약으로 먹는다는 빨간 호박 등 참으로 다양하다. 호박은 맛도 맛이지만, 건강식품의 가치가 뛰어나다. 그 가운데 제일은 산모의 부기를 빼는 효능으로 이뇨 작용이 뛰어나다. 특히 호박씨의 지방은 매우 우수한 불포화지방산으로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노화를 방지하며 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텃밭에서 주로 키우는 호박은 애호박 전용으로 먹는 마디호박과 노랗게 늙혀서 먹는 늙은호박과 밤처럼 먹는 단호박이 적당하다. 호박은 초봄에 심어 6월쯤부터 열매를 따서 서리가 내리가 내릴 때까지 먹을 수 있어서 우리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모종을 키워 먹으면 열매가 더 잘 열린다. 씨를 심는 시기는 4월 하순에서 5월 초순이 적당하며, 밑거름을 충분히 주었으면 웃거름은 크게 필요하진 않다.
 
식용이지만 약용으로도 쓰인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가지

가지는 날 것으로도 먹지만 보통은 요리를 해 먹는다. 호박전처럼 전으로 해 먹기도 하고, 무말랭이처럼 가지말랭이를 만들어 무침을 먹으면 아주 맛있다. 기본적으로 식용이지만 약용으로 쓸 수 있는 성분도 갖고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이뇨 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피부 염증이나 종기, 대장출혈에도 이용된다고 한다.
가지는 습기를 좋아하므로 봄 가뭄을 조심해야 하고, 병이 많이 생기는 작물이므로 통풍이 잘 들도록 밭을 관리해 주어야 한다. 포기가 꽤 크고 자라면 줄기가 꼭 나무처럼 두껍고 질긴데다 잎사귀나 열매도 커서 거름을 많이 먹으므로 질소질 비료를 중심으로 밑거름을 충분히 해준다. 특히 가지자르기를 잘 해주어야 한다. 잎사귀도 크고 가지도 무성하게 번지므로 그냥 두면 열매가 부실해 진다. 열심히 곁눈을 따주고 꽃 밑 잎사귀들은 따주어야 한다.

가열해서 먹으면 더 좋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토마토

토마토는 샐러드로 먹어도 좋지만 가열해서 섭취하면 더 좋다. 익혀 먹을 때, 항암 작용을 하는 리코펜 성분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을 때 토마토를 잘라서 구워 소금과 후추로 간한 다음 곁들여 먹거나 카레에 채소와 토마토를 넣고 끓여 먹어도 좋다. ‘세계 10대 슈퍼푸드’에 선정될 만큼 토마토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강식품이다. 토마토의 카로티노이드 성분은 항산화 작용을 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 고혈압 예방과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토마토에는 칼륨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칼륨은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산성화된 혈액을 중화하고 나트륨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토마토는 키우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작물이다. 고추와 같은 가지과여서 햇빛이 잘 내리는 곳에다 거름을 많이 해서 심어놓으면 아주 잘 자란다. 병이 별로 없고, 열매도 가을 늦게까지 맺힌다. 지주를 튼튼히 세워주고 수시로 곁가지를 잘 질러주면 된다. 토마토 가꾸기에서 핵심은 지주를 튼튼히 세워주는 일과 곁가지를 잘 질러주는 일이다. 토마토는 열매가 많이 열리는 작물인데다 그 무게가 꽤 나가는 편이라 지주가 튼튼치 않으면 쓰러지기 일쑤다.

진행·사진 김이연 기자|참고도서 채소 소믈리에가 알려주는 53가지 채소수첩(우듬지), 내 몸을 살리는 곡물 과일 채소(디자인하우스), 도시 사람을 위한 주말농사 텃밭 가꾸기(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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