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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추석 속으로
세계의 추석 속으로
  • 김이연 기자
  • 승인 2015.09.24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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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는 속담이 있듯, 추석은 연중 으뜸인 명절이다.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수확기로 그동안 농사를 잘하게 해 준 것에 감사하는 농공 감사일이며, 이듬해 풍년을 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풍성한 한 해를 기원하고 조상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우리의 추석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는, 가까운 나라들의 추석은 어떤 모습일까.

진행 김이연 기자|사진 양우영 기자|참고도서 <문화로 보는 중국>(어문학사), <게다도 짝이 있다>(글로세움), <다시 읽는 미국사>(교보문고)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 중국의 ‘중추절’

중추절은 음력 8월 15일로, 가을의 한가운데이므로 ‘중추’라고 부른다. 유래가 깊은 중국의 중추절은 고문헌의 기록에 의하면 일찍이 주나라 때 이미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달을 향해 절을 하는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민간에서도 점차 달에게 제사를 지냈고, 달을 감상하는 풍습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중추절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놀이는 ‘달맞이’다. 달에 제사를 지내거나 달을 감상하며 소원을 비는 것이다. 제사상에는 향초를 피우고 갖가지 음식을 놓는데, 단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월병이나 수박 같은 둥근 과일을 놓는다. 둥근 달의 모양을 본떠 만든 월병은 ‘가족이 함께 모이다’라는 의미를 지니며, 다양한 소를 넣고 아름다운 문양을 찍어 내기도 한다. 수박은 연꽃처럼 모양을 내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조상의 영혼을 맞아들이는, 일본의 ‘오봉’

오봉은 원래 음력 7월 15일이었으나, 오늘날에는 양력 8월 15일에 치른다. 조상의 영혼을 맞아들여 대접하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로, 불교에서 유래되었다. ‘오봉’은 본래 불교 용어인 우라봉(盂蘭盆) 또는 우라봉에(盂蘭盆會)의 ‘봉’(盆)에 접두사 ‘오’(お)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이는 <우란불경>이라는 불교 경전이 근거가 된다. 부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지옥에 거꾸로 매달려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많은 승려들을 모아 공양을 드리자, 지옥에서 구원을 받고 성불할 수 있게 되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대표적인 행사는 무카에비로, 조상의 영혼을 맞이하기 위해 묘소나 강가, 길거리, 대문 등에서 불을 피우는 것이다.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봉오도리이다. 이는 민속춤의 하나인데, 마을 사람들이 저녁에 ‘유카타’라고 하는 무명 홑옷을 입고 마을 광장에 모여, 통나무로 짜 만든 높이 3~4미터 정도의 ‘야구라’라는 망대 주위를 돌면서 춤을 춘다. 이는 저승에서 찾아온 조상의 영혼들이 이승에 있는 후손들과 함께 즐겁게 춤을 추고 다시 저승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수확을 감사하고 음식을 나누는,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을 11월 넷째 목요일에 기념한다.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해 이듬해 가을 첫 수확을 거두었을 때, 잔치를 열어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올리고 함께 음식을 나눈 데서 유래한다. 잔치에는 그동안 도움을 준 이웃들을 초대하고, 칠면조와 사슴을 잡아 3일 동안 잔치를 열었다.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까지 그대로 이어져 사람들은 한국의 송편처럼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관습이 있다. 주요 음식으로는 칠면조와 그레이비가 얹어진 으깬 감자, 호박파이가 있다. 이 음식들은 실제로 초기 추수감사절부터 먹어오던 음식들이다. 대부분의 미국 가정에서는 저녁식사 전후로 기도를 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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