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금곡 무여 큰스님의 특별 법문을 듣다
금곡 무여 큰스님의 특별 법문을 듣다
  • 박소이 기자
  • 승인 2016.05.18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란, 나란, 나란’ 누구인가?
 

경북 봉화의 해발 800고지 천년고찰 축서사. 축서사는 문수보살이 화현하신 지혜도량이자 보궁성지이며, 금곡 무여 큰스님과 함께 한국 선을 이어가는 수행도량이다. 지난 4월3일 축서사에서 있었던 금곡 무여 큰스님의 특별 법문을 지면에 옮긴다.

글 사진 전재성 발행인

‘참 행복은 수행에서만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옛날 선지식들의 말씀입니다. 수행을 해서 청안하게 돼서 행복을 느껴야 진정한 행복이고 가장 잘 사는 길입니다. 이 공부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공부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되고 누구나 해야 되고, 꼭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처가 가는 길이고, 그래서 이 길은 반드시 가야 되고 꼭 가야 되는, 바로 부처님으로 가는 길입니다.

수행의 목표는 ‘청안함’

한국이 OECD 국가 중 이혼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작년, 재작년 통계에도 한국의 이혼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최근 3~4년 동안 행복지수도 한국이 꼴찌에서 첫 번째라고 합니다. 사실 이는 가정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상당한 비상이다, 그렇게 진단을 한답니다.
요즘 여러분도 ‘웰빙, 웰다잉’ 같은 말을 많이 쓰실 것입니다. 웰빙은 안락하게 잘 사는 것, 즉 최상의 삶이고, 웰다잉은 잘 살다 기분 좋게 멋지게 죽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죽는 리허설도 하는 분이 있다고 합니다. 즉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까?’ 고심하고 괴로워해서 그런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분이 많다고 합니다.
웰빙, 힐링의 중심에는 수행이 있고, 그 중심에는  간화선이 있습니다. 수행의 최상은 간화선에 있습니다. 간화선의 목표가 청안함입니다. 그래서 ‘청안하십니까?’가 최상의 인사말입니다. 댁에 가서도 눈을 뜨자마자 ‘청안한가?’ 이걸 따져보세요. 이것이 잘 사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불행한 삶입니다.
‘청안한’ 상태가 되면 이혼을 할 수가 없습니다. 할 수가 없고 할 필요성을 못 느낍니다. 상대가 밉고 싫다는 자체가 없어집니다. 늘 행복한데, 그 이상 행복을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인간의 가장 심각한 마음문제, 불성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고 남기신 부처님의 좋은 말씀이 있는데 행복과 거리가 멀게, 어렵게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행을 하면 괴로움에 빠질래야 빠질 수가 없습니다. 불행할 수가 없습니다. 행복하고, 잘 살기 위해서, 멋지게 가기 위해서도 꼭 수행을 하십시오. 염불하는 사람은 염불, 위빠사나는 위빠사나, 간화선 수행을 하여 인생의 보람과 긍지를 꼭 느껴야 합니다.
세상에선 돈이나 명예를 따지지만, 그게 잘 사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것은 행복하고 잘 사는 데 도움이 될 따름이에요. 참으로 잘 사는 방법은 바로 수행에 있습니다. 자신의 수행을 잘해서 인생의 행복과 참보람을 느껴보세요.

간화선에 대해

오늘은 화두 없는 분들을 위해 여기서 공통적으로 화두를 하나 드리겠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아무개, 자기란 누구인가’, 이 화두를 삼아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게 자기입니다. 자기를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훨씬 다르죠. 화두 하기 전에 ‘자기란 누구인가’ 자기에 대해 자상하게, 현재의 자기를 직시해야 합니다.
즉 ‘나이는, 아이는 몇 명이고, 재산은, 단점·장점은, 내가 어떻게 살고 있나, 지금까지 잘 살았나’ 자상하게 따져보고, 부족함, 못난 점이 있나, 야단도 치고 견책도 하고 반성도 하고, 그렇게 자신을 자상하게 따지고 반성해보세요.
화두를 할 수 있는 기초를 갖추고, 화두를 하되, 호흡을 깊이 들이켰다 내쉬면서, ‘나란 누구인가?’ 깊숙이 들이켰다 내쉬면서 의심을 일으키세요. 화두의 생명은 의심에 있습니다. 진정한 의심이 나야 해요.
그런데 처음엔 의심이 잘 안 납니다. ‘나란 누구인가’ 잘 안 나지만, 간절하게 정성껏 하면 의심이 좀 납니다. 의심이 나면 그대로 의심을 지속하세요. 그러다 의심이 끊기면 얼른 다시 ‘나란 누구인가’ 의심하세요. 의심이 나거든 ‘나란, 나란, 나란’ ‘누구인가?’ 의심을 몇 번 반복을 하세요.
의심이 제대로 나거든 그대로 지속하세요. 그럼 의심이 좀 잘 날 거예요. 끊기면 또 ‘나란 누구인가’, 의심하고 또 번뇌 망상이나 졸음이 오면 얼른 ‘나란 누구인가’ 화두를 들어 보세요. 의심이 안 끊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매일 일정한 시간에 화두 의심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화두 공부는 안 하면 자기 손해예요. 잘 사느냐, 못 사느냐, 정도를 가느냐 못 가느냐, 부처님의 정도에 가느냐 못 가느냐는 화두에 달렸습니다. 정진하듯이 올인 하듯이, 오직 화두뿐으로 의심에 매달리세요.
‘의심이 나다, 안 나다’ 하다, 의심이 제대로 나면 순일하게 됩니다. 그렇게 순일하게만 돼도 맘이 그렇게 고요해요. 편안해집니다. 일체 잡스런 생각이 없어집니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잡생각이 많아지고, 좀 어렵다, 힘들다, 못살겠다, 별생각을 다 해요. 그런가 하면 이혼 등 심각한 일 등으로 고심이 되고...
그런데 화두가 순일해지는 정도만 되면 맘이 아주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면 그런 생각들이 다 없어집니다. 어렵다, 괴롭다, 미움, 화... 그런저런 생각들이 다 사라집니다. 마음이 고요해져요. 일생 살다 보면 화도, 미움도 들지만, 이런 상태가 되면 살 만해요. 남을 싫어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고 편안한, 그런 경지가 옵니다.
그런 정도가 되면 아주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고, 그 기분은 말로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주 오묘한 법열이 오고, 행복에 이릅니다. 체험해보지 않으면 말로는 몰라요. 그런 정도만 돼도 아무개가 잘 산다, 하게 됩니다.
거기서 더 들어가면 화두가 생생해집니다. 화두가 없어지지 않는 상태로, 그러면 화두에 힘이 생겨요. 힘이 생기면 하루 종일 무슨 일을 해도, 어디를 가도 와도 지칠 줄 모릅니다. 그 정도로 힘찬 것을 느끼고, 그러면 육신에서도 묘한 힘을 느낍니다. 거기에서 아주 큰 것, 깊은 것을 느끼는 것을 흔히 신통력이라 하는데, 그렇게 대단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화두가 성성해서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늘 화두가 되는 그 상태까지는 꼭 해보시라, 말하고 싶어요. 그것이 청안함이에요.
그렇게 되면 사주가 바뀝니다. 즉 팔자가 변해요. 팔자가 변하는 건 대단한 일이에요. 사람은 태어날 때 몇 살에 결혼하고 돈을 얼마를 벌고.. 일생의 시나리오를, 각본을 타고 납니다. 그 각본에 따라 연출하듯이 각본에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근데 어느 정도 되면 그 각본을 찢고 자기의 각본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삶 자체가 인생의 시나리오예요. 어쨌든 자기 인생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하는데, 그 변화가 시작되면 자신도 놀랄 만큼 청안해서, 맑고 깨끗해서 성성해서 아주 묘한 기분을 느낄 때까지 그 정도까지는 화두를 꼭 하세요.
그러면 웬만한 큰 병도 2기 정도는 저절로 낫습니다. 전혀 신경을 안 쓰고 약을 안 먹어도 굳이 치료를 안 받더라도 저절로 서서히 낫고 건강해서 남들 볼 때는 건강체라고 그런 말을 들을 정도로 살 수 있어요. 어디 가도 당당하게 살 수 있는 정도가 돼요.
건강도 좋아지고 행복을 느끼면서, ‘삶이 그 정도만 돼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말을 할 수도 있는 그런 정도가 됩니다.
그러나 그런 정도에서도 멈춰선 안 되고, 더 좀 애쓰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일에 집중하면서 화두를 해나가면 더 잘 되고 더 좋아집니다. 여러분들은 할 일이 많고 권속도 있고 하겠지만... 수행으로만 끝내서는, 삶을 그 정도에서 멈추고 살면 아깝죠. 그 상태에서 일을 하더라도, 무슨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 집중하면서, 집중이 되는 상태에서 이걸 해나가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 화두를 해나가세요. 그러면 더 잘 되고 더 좋아집니다.

스티브잡스의 집중법

스티브잡스가 그만큼 성공과 세계적 인물이 된 건 집중력에 있습니다. 그는 태어날 땐 삼류로 태어나 사흘 만에 양자로 들어가. 팔자가 험한 사람이었어요. 대학도 삼류대학에서 한 학기 공부했습니다. 그는 당시에 히피족이라는 반사회적 반인류적인 모임이 많아 그 일원으로서 인도 무전여행을 합니다. 인도에 가서 힌두교에서 집중법을 배웠고 나중에 불교에서 제대로 집중법을 배웠어요. 그분은 평소에도 집중에 관심이 많았는데 집중법을 배워 그가 날개를 단 듯합니다.
애플을 창립해서 아이폰에 집중, 집중하다 보니까 스티브잡스가 삼류에서 세계 초일류가 된 것이에요. 스티브잡스가 생전에 그의 작품을 소개할 때는 세계의 눈과 귀가 애플사에 막 집중되어 관심을 많이 받았는데, 그분이 그만큼 크고 유명하고, 돈도 많이 벌고, 일세를 풍미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집중 때문입니다. 즉 수행한 덕분이에요. 그게 바로 화두에 집중하고, 위빠사나에 집중했기 때문인데, 즉 집중은 자기계발입니다.
부모들은 영재교육, 천재교육이란 얘기만 들으면 귀가 열릴 것입니다. 영재교육, 천재교육도 물론, 세상에서 좋은 프로그램,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으뜸은 수행, 마음공부입니다. 한 예로 아기를 배면 베토벤음악을 들려준다고 피아노 앞에서 조는 사람도 있다고 하는데, 즉 베토벤이 음악성 있고 대단한 작품이지만 그것도 망상이고 소음이에요.
그런 것을 없애고 아주 고요한 상태가 수행입니다. 어쨌든 수행의 가치를 느낄 수 있었던 분이 스티브잡스 그분이에요. 자녀에게도 집중 잘해서, 자녀에게 집중법 잘 가르치고, 자녀가 배워서, 두뇌개발 즉 자기계발 잘해서 남보다 앞서고 성공하고 출세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에요. 그것 잘해 주면 아파트 몇 채 물려주는 것보다, 돈 물려주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이 자기계발 잘하면 세계를 움직일 수 있어요.

수행, 행복으로 가는 길

 

행복을 진정으로 느끼고 자기계발을 하고 그래서 누구보다 당당하게 잘 살다 일세를 풍미하다 갈 수 있는 것이 수행에 있습니다. 그렇게 잘 살다 웰다잉으로 가는 것, 수행이 잘 되는 상태에서 ‘딸깍’ 가는 것이 웰다잉입니다. 외롭다, 괴롭다, 가신다는 생각하면 잠이 안 오고, 연세 많으신 분들 얼마나 근심 걱정이 많으세요.
쉬운 얘기로 염불 많이 하시고, 염하고 염하고 염해서, 무염천, 일체 잡생각 안 드는 그런 상태까지만 돼봐요. 그런데 위빠사나는 그렇게 되기까진 어려워요. 처음엔 쉽고 하기 편하나, 그러나 본격적으로 화두에서는 동정일여 상태, 가나 오나 앉으나 서나 그 성성한 상태부터는 화두선을 따라올 수가 없어요. 그러다 더 깊어지는 상태가 되면 위빠사나가 화두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염불도 잘하기 어렵습니다. 흉내 내긴 쉽지만 참으로 깊은 경지를 보기는 좀 어렵습니다. 염불이나 위빠사나 등을 하다 잘 되면 화두로 갈아타야 돼요. 그래야 현명한 사람이에요. 염불이나 위빠사나가 잘 돼서 아주 맑아지는 상태가 되면, 화두 받은 큰스님이 계시면 가서 떼를 쓰더라도 새로운 과제를 꼭 부여받아서 본격적으로 공부하면, 정도를, 가장 잘 되는 그런 길을 갈 수가 있습니다.
수행은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되고 꼭 해야 되는 것입니다. ‘안 하면 내 손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화두가 있는 분은 자기 화두를 하고, 화두가 없는 분은 ‘나는 누구인가?’를 참으로 해서 인생이 변할 수 있는 좋은 새아침이 되시기 바랍니다.

봉화 문수산 축서사

무여스님은...
금곡 무여 큰스님은 194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1966년 오대산 상원사에서 희섭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87년부터 경북 봉화 문수산 축서사에 주석, 한국 선의 가풍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조계종 초대 기초선원 운영위원장을 지냈고 후학 양성과 선의 대중화를 위해 진력하고 있다. 전국선원수좌회 공동대표, 축서사 문수선원 선원장과 주지를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