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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이병민 교수 지도 '우리 아이 영어공부법'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이병민 교수 지도 '우리 아이 영어공부법'
  • 송혜란
  • 승인 2017.01.19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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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인터뷰
 

왜 우리 아이들은 영어가 서툴까? 우리말과 구조적으로 달라서, 아니면 우리나라 학교 영어교육에 문제가 있어서? 도대체 얼마나, 어떻게 공부해야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한 살이라도 빨리 조기교육을 시작하면 원어민처럼 될까? ‘고비용 저효율’의 표본인 우리나라 영어교육,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이병민 교수가 지도하는 우리 아이 영어공부법에 귀 기울여보자.

취재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영어교육에 대한 의문은 끝이 없고 누구도 그 본연의 문제에 한 발짝 더 다가가려고 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원어민처럼 잘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절박한 난제들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늘 회피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한 뼘이라도 더 높은 영어의 정상에 오르려고만 하니 문제다.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냉정하게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고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 실천해 나가야 한다. 내 아이가 원어민처럼 영어를 잘할 수 있게 하려면 말이다.

실패하는 영어, 원인은 따로 있다

동남아시아의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필리핀 그리고 유럽의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사람들은 왜 영어를 잘할까?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영어를 교육으로만 보지만, 한 나라 국민이 영어를 한다고 하는 것 혹은 한 개인이 영어를 한다는 것은 결코 교육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하는 이 교수. 그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전 세계 다른 나라의 언어 현상과 영어 상황을 쭉 비교했다.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 사람들이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그게 그 나라 교육제도가 잘되어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들은 한때 영어권 나라의 식민지 시대에 살았으며 그때부터 쭉 영어를 생활 언어로 사용해 왔어요.”
영어를 안 하면 살아갈 수 없었던 당시의 환경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집 안에서 이뤄지는 사적인 영역뿐 아니라 교육과 방송, 신문, 과학, 기술 등 공적인 영역에서도 영어는 그 시대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영어를 못하면 사회생활 자체가 힘들었으니 어찌 보면 우리나라 국민이 한국어를 잘 구사하는 것만큼이나 그들에게 있어 영어는 필수 언어였던 듯하다.
“우리나라 경우만 해도 일제 강점기 때 일본어를 모르면 사회생활을 할 수가 없었어요. 물론 밥을 해먹는 등 집 안에서의 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공적으로 자신이 공무원이 되고자 했을 때 일본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 오를 수 없었던 것과 같아요. 우리는 해방 이후 일본어를 전혀 못 쓰게 되면서 생활언어 중에 일본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그 나라들은 독립 후에도 상당 기간 그러한 시스템을 적당히 수용하며 쭉 유지해 갔어요. 일상생활에서 삼분의 일은 영어, 삼분의 일은 본인의 나라어로 쓰게 한 거지요.”

우리 아이, 조기 유학 보내도 될까

이 교수의 말대로라면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속에서 영어사용의 비중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그러나 한국어만을 모국어로 사용하는 국내 언어사용 환경 상 이를 지키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 영어를 배운다? 거기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모든 언어에 노출만 되면 다 습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그러나 노출이라 함은 단순히 동영상을 보거나 노래를 듣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통 하루 8~10시간 정도의 엄청난 양이 요구돼요. 온종일 영어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조건이 한국에서 가능할까요?”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요즘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주인공 ‘추성훈’과 그의 딸 ‘추사랑’을 예로 들었다.
“추성훈과 사랑이를 보세요. 사랑이가 일본에 살지만 한국인인 아빠를 통해 한국어를 배우잖아요. 그런 조건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굳이 어디에 가서 한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습득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거지요. 물론 사랑이가 한국의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는 한국어가 서툴긴 하지만, 만약 그 아이가 한국에 살았다면 우리나라 언어를 훨씬 더 잘했을 겁니다.”
최근 이러한 이유로 자신의 아이를 한 살이라도 빨리 영어권 나라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아이는 나이가 어릴수록 언어를 더욱 잘 습득한다고 알려지지 않았는가. 그런데 과연 조기 유학이 꼭 좋기만 한 것일까?
“그렇다고 조기 유학을 절대시할 수는 없습니다. 사랑이가 어느 날 갑자기 아빠를 통해 더는 한국어를 배울 수 없게 됐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렇게 되면 사랑이는 6개월 만에 한국어를 다 잊어버릴 거예요. 아이들은 쉽게 잘 배우지만, 또 쉽게 금방 잊어버리지요. 그 나잇 대에 조기유학을 보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에서 쭉 성인이 될 때까지 산다면 모를까 1~2년 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면 6개월 후 아이들은 금방 영어를 까먹게 될 겁니다.”
물론 조기유학을 보내기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 말하는 이 교수는 그 적절성을 따지기 전에 아이들마다 지닌 특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두 자녀를 둔 부모가 아이들 모두 유학을 보낸 사례가 있어요. 첫째 아이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이었고, 둘째 아이는 유치원에 막 들어간 아이였지요. 두 아이가 똑같이 1~2년 정도 미국에서 살다 돌아왔습니다. 둘 중 어느 아이의 영어가 더 오래 유지될까요? 첫째 아이입니다. 초등학생인 첫째는 그나마 글을 읽을 수 있는 상태에서 유학을 갔기 때문에 비교적 영어를 오래 기억하는 반면, 유치원생인 둘째는 말만 배우고 왔기 때문에 금방 잊어버리지요. 조기유학을 보내는 데에도 다 시기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시기를 정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변수도 여러 가지에요. 아이의 성격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만약 내성적인 아이라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하겠지요. 조기 유학이라 하더라도 아예 그곳에 살려고 하는지, 아니면 그저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인지 등 목적에 따라 시기의 적절성이 달라지기도 하고요. 나이가 너무 어린애는 유학을 가도 뭐가 뭔지 잘 몰라 그냥 놀다만 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잘하려면

시기의 적절성을 따져 아이를 유학 보낼 여력이 있는 부모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러할 여유가 없는 집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에서도 영어를 잘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지금까지 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영어에 많이 노출되어야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영어권 나라에서 공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그러나 이를 역으로 돌려 이야기하면 한국에서도 영어를 사용하는 비중만 늘린다면 얼마든지 누구나 영어를 잘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엄청난 시간 투자와 연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가장 먼저 한국의 문법 중심 영어 교육방식을 극복해야 한다고.
“한국 사람들이 영어회화에 익숙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문법적 지식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어서예요. 그 지식이 실제로 말할 때 쓰이느냐? 그렇지 않아요. 이 지식을 실제 회화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연습이 필요합니다. 외국인들과 대화를 많이 해봐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문제지요.”
예를 들어 운전을 배운다고 하자. 운전에 대해 배우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운전을 잘하는 강사에게 이론 강의를 굉장히 많이 듣는 것이고, 두 번째는 옆에 튜터를 태우고 차를 직접 몰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한 달 동안 운전을 배웠다고 치자. 누가 운전을 더 잘하게 될까? 이 교수가 말하는 답은 후자다. 전자는 운전에 대해 말로 설명을 잘할 수 있을지 몰라도 막상 운전대를 잡으면 운전 자체를 어려워 하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실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몸으로 익힌 사람이 훨씬 운전에 능숙하다고.
“우리나라 영어교육이 그런 식이에요. 설명은 잘하는데 실전에는 약해요. 문법은 영어를 하는 데 있어 토대가 될지는 모르지만 실제 말을 할 때는 무용지물입니다. 그것을 제대로 써먹으려면 상당한 연습 기간이 필요해요.”

아이의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난이도를 목표로 할 것

영어 교육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아이의 수준에 적당한 높이를 찾는 것이다. 배움이라는 것은 그 지식을 이해하는 것인데 난이도가 너무 낮거나 높으면 곧 흥미를 잃기 마련이다. 낮으면 너무 재미없고, 높으면 이해 자체가 어렵기 때문. 이에 이 교수는 남들이 하는 것을 무조건 따라 하려 하지 말고 아이가 성취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대한 많은 문장을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언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크게 문법과 어휘라고 이야기합니다. 충분한 어휘를 가지고 문법도 무의식적으로 자유롭게 쓸 수 있어야 하지요. 예를 들어 ‘I am a boy’라는 문장이 있어요. ‘I’는 주어고 ‘am’은 동사, ‘boy’는 소년. 이를 보고 보통 사람은 ‘아, 나는 소년이다는 뜻이구나’라고 생각하지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나 원어민들은 ‘I am a boy’를 보고 그냥 끝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나는 소년이다’라는 뜻을 이해할 때까지의 모든 프로세스가 이미 머리에서 다 일어난 것이지요. 우리는 이러한 단계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최대한 많은 문장을 읽고 또 연습해 시스템을 자동화해야 합니다. 결국은 또 연습이 키포인트인 셈이지요.”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별 영어공부법>

읽기(어휘)
영어로 된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 재미있게 읽으며 그 양을 늘려가도록 한다. 어느 정도의 난이도를 읽어야할지 고민된다면, 한 페이지에 아는 단어가 98% 정도 되는 책을 고르자. 책을 읽다가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단어장에 따로 기록해 자꾸 리마인드 시키자. 어휘는 문장 안에서 뜻을 헤아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듣기
듣기도 마찬가지. 읽기와 기본적인 프로세스가 똑같다. 대화문 내에 자신이 모르는 단어가 많으면 안 된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영어를 들을 때 스크립트 없이 귀로만 들어야 한다는 것. 스크립트 없이도 지금 듣는 소리가 해피(happy)한 것인지, 앵그리(angry)한 것인지, 글루미(gloomy)한 것인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쓰기
영어책을 많이 읽다 보면 쓰기는 자연스럽게 잘하게 된다. 보통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글도 잘 쓰는 것과 같다.

말하기
학교에서 배운 문법을 원어민과의 대화를 통해 많이 연습해보자. 하고 싶은 말이 입으로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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