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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와 연극무대 오가며 제작도 겸하는 천생 배우 유지태
단편영화와 연극무대 오가며 제작도 겸하는 천생 배우 유지태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04.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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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유명한 영화 대사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를 기억하는가.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이영애에게 한 말이다. 한동안 그는 그렇게 슬픈 눈을 가진 길쭉한 배우였다. 그러나 서른한 살의 그는 변하는 사랑에도, 하고 싶은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에도 묵묵히 감내할 줄 아는 단단한 배우가 되었다.

글_ 윤혜진 기자 사진_ 박민철 기자

한 남자 배우의 매력을 탐구하기 전에 개인적인 취향을 밝히고 다분히 편파적으로 기사를 쓰려 한다. 데뷔 때부터 유지태를 눈여겨보았다. 우선 그는 모델 출신다운 186cm의 훤칠한 키와 어떤 옷을 입고 사진을 찍든 패션 화보가 되는 몸매를 갖췄다. 지난해 ‘한국패션월드어워드’ 영화배우 부문에서 베스트드레서로 뽑힌 사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여기까지는 누가 보든 지극히 객관적인 평가다. 그러나 1998년 데뷔작 ‘바이준’부터 약간씩 평이 나뉘기 시작한다. ‘바이준’은 지금은 인기 스타가 된 김하늘과 그가 호흡을 맞춰 젊은 날의 사랑과 방황을 연기한 작품. 흥행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순수한 눈빛의 한 남자 배우가 새롭게 등장했음을 충분히 알리고도 남았다. 그 후 그는 ‘동감’‘봄날은 간다’ 등의 멜로 영화를 통해 ‘부드러운 남자’ 유지태의 자리를 확고히 마련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로맨틱 영화와 자신은 맞지 않는다고 한다.
“제가 지금까지 선보인 총 16편의 작품 중에 멜로 영화는 3편이에요. 과연 제가 멜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하하. 저는 평소 잔혹하고 공포스러운 영화를 아주 즐겨 보는 편이에요. 물론 잘 만든 멜로 영화도 종종 보지만 그리 즐기지는 않아요.”
그러고 보니 생각보다 멜로 영화에 많이 출연하진 않았다. 6월 개봉을 앞둔 ‘황진이’까지 포함해야 4편이다. 그는 “아마도 30대가 되니 편하게 느껴져서 캐스팅이 좀 되는 모양”이라고 웃고 만다.
그렇다. 그에게 멜로 연기는 휴식 시간이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자기 세계가 분명한 감독들과 작품을 거듭해온 그는 비중 적은 조연일지언정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우정출연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해 11년 지기 조범구 감독의 작품 ‘뚝방전설’에 조직폭력배로 출연한 게 그러하다. 영화 속 악랄한 캐릭터나 출연 분량을 보면 조연 출연자에 가깝지만 노 개런티의 우정출연이었다. 평소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고 소속사와 계약한 그답다. 선택한 작품에 이견을 달지 말아달라는 거다. 심지어 2005년에는 ‘유무비’란 제작사를 설립하여 단편영화도 직접 만들고 연극도 올렸다. 이런 그를 두고 본격적으로 평이 갈렸다. ‘역시 천생 배우다’ 혹은 ‘연기나 제대로 하지 무얼 또 일을 벌이느냐’고 말이다.
“예술병에 걸려서 별걸 다한다고 인격적으로 모욕을 당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제가 갈 길을 갈 뿐이에요. ‘유무비(有無飛)’라는 이름도 ‘있거나 말거나, 뜨거나 말거나 창작은 계속돼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상관없이 유무비를 통해서 대안영화, 독립영화, 소극장 연극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영화와 연극 그리고 배우와 감독 사이
그는 단국대 연극영화학과 96학번이다. 얼마 전에는 10년 만에 졸업장을 받은 한 학번 후배 하지원이 학창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멋진 선배로 꼽기도 했다. 그는 당시에도 단편영화에 심취하여 직접 만들기도 한 영화광이었단다. 그 꿈을 본격적으로 이룬 건 2003년 ‘자전거 소년’의 감독으로 부산 아시아 단편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하면서부터다. 2005년에는 두 번째 작품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로 프랑스 클레르몽페랑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저를 모델로 출발한 배우로 알고 계세요. 맞는 사실이긴 하죠. 하지만 전 연극영화과 출신입니다. 제가 무용을 좀 했는데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모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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