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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제, 찬성 또는 반대?
기본소득제, 찬성 또는 반대?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05.26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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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오늘날 이미 '시대정신'이 되고 있다고 보도한 기본소득.
현대사회의 시민으로서 알아야 할 '기본소득' 이야기를 준비했다.
 

 

핀란드는 세계 최초로 기본소득제를 도입했다. 실업자 2천 명을 임의로 선정해 2017년 1월 1일부터 향후 2년간 매월 560유로(약 7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한다. 핀란드의 기본소득 실험은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소득의 변형에 해당하지만, 세계 최초의 시도이자 2019년엔 모든 국민을 목표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한국에서도 기본소득은 이미 낯선 개념이 아니다. 한국기본소득네트워크와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는 2016년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였다. 대선을 앞두고는 주요 공약으로 급부상했다.


기본소득이란

개념의 뿌리는 영국 정치인 토머스 모어의 저서 <유토피아>(1516) 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생계형 절도범들에게 끔찍한 처벌을 가하는 대신, 모든 사람에게 약간의 생계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훨씬 더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오늘날에는 ‘가족 형태·자산 수준·유급 노동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 구성원에게 무조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왜 하필 지금 기본소득인가

세계는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엔대학 세계 개발경제연구소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구 2%가 세계 모든 가구의 재산 중 절반이 넘는 부를 소유하고 있다. 하위 50%는 간신히 1%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소득 격차의 틈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책 요구 역시 크게 늘어났다.

“어떤 사람에게 물고기를 그냥 준다면 그를 하루만 배부르게 할 것이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면 평생을 배부르게 할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 인류학과 제임스 퍼거슨 교수는 이 슬로건에 일반적으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빈곤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생산의 문제로 그 해결책은 더 많은 사람을 생산 노동에 끌어들이는 것이라는 가정에 대해, 정반대로 노동의 초과 공급과 이를 수용할 수 없는 산업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반문한다.

4차 산업혁명의 발발로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 등 고용에 대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현재의 복지 제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경제·고용 위기 속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안전장치 역할로 기본소득이 제기되었다.
 

 

찬성과 반대

2016년 6월 5일 스위스에서 기본소득의 도입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76.9%의 반대로 부결되었지만, 이에 대한 팽팽한 찬반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였다. 다음은 찬성과 반대 견해 몇 가지.

※ 찬성

“사후 지원이 아니라 사전 예방이 필요하다.” -토마스 슈트라우바어 (스위스 경제학자)

“생존에 대한 불안의 종식” -카트야 키핑(독일 좌파당 소속 정치인 )

“인간을 고통스러운 노동에서 해방시키는 것이 경제의 궁극적인 목표, 기본소득은 해방을 위한 행동” -괴츠 베르너(독일 기업가)

“오늘날 노동의 세계는 돈에 지나치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우리의 시간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노동의 의미를 회복한다.” -유디트 조반넬리블로허(스위스의 사회 사업가이자 작가)

※ 반대

“모든 국민이 연금생활자 집단이 되어, 국가의 주인에서 국가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크리스토프 뫼르겔리(스위스 인민당 소속 정치인)

“필요한 모든 것들이 주어지면 사람은 누구나 게을러지게 마련이다. 게으름 중독을 부추기는 사회가 될 것이다.” -필립 뮐러(스위스 자유민주당 소속 정치인)

“노동 거부 문화를 확산시킨다.” -하이너 플라스벡(독일 경제학자)

“엄청난 비용을 들여 부자들에게도? 모두에게 빠짐없이 지급한다는 것이 터무니없다.” -그레고어 기지(독일 좌파당 소속 정치인)


분배의 시대

기본소득의 비용이 실현 불가능할 정도로 클까? 비용이 쟁점이다. 기본소득스페인네트워크의 대표이자 바르셀로나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다니엘 라벤토스는 누진세 개정이라는 방식을 통해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식에서 누가 수익자가 되고, 누가 부담자가 될 것인가? 부자들은 잃을 것이고, 최하위 계층부터 80%의 사람들은 이득을 볼 것이다. 이는 ‘기본소득이 필요하지 않은 부자들에게도 혜택이 제공되므로 옳지 않다’라는 비판에 대한 답이 될지 모른다.

영국의 정치학자 캐럴 페이트먼은 기본소득이 민주화에 필요한 제도적 변혁의 길을 열어 줄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했다. 어떤 정책이든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누군가에게는 이득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빈곤과 불평등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해악에 대응하기 위한 하나의 사회적 제안이다.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지만, 나아질 수는 있다.

퍼거슨 교수는 국민을 국가와 국부의 진정한 소유자로 규정하고, 기본소득을 소유자이기 때문에 갖는 정당한 몫으로 바라봤다. 기본소득 지급의 정당성을 찾는 작업은 새로운 사회적·도덕적 기반을 구축하는 것으로 결국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정신이 나타나는 법.


진행 [Queen 김민주 기자] 사진 [서울신문] 참고도서 <기본소득, 자유와 정의가 만나다>(다니엘 헤니, 필립 코브체 저, 오롯), <기본소득이란 무엇인가>(다니엘 라벤토스 저, 책담), <분배정치의 시대>(제임스 퍼거슨 저, 여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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