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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 <비밀의 숲>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 <비밀의 숲>
  • 송혜란
  • 승인 2017.07.2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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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드라마
 

안방극장에 도통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충무로 대표 배우 조승우와 배두나의 조합으로 일찍이 화제가 된 드라마 <비밀의 숲>. 감정을 잃어버린 채 오직 이성으로만 세상을 보는 차가운 영혼이란 신선한 캐릭터 설정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 드라마라 부르기 아까울 정도의 뛰어난 영상미가 돋보인 이 드라마는 역시나 우리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매주 주말, 시목 앓이 중인 시청자들이 비밀의 늪에 빠져 헤어 나올 줄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외톨이 검사 황시목이 정의롭고 따뜻한 형사 한여진과 함께 검찰 스폰서 살인사건과 그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내부 비밀 추적극이다. 언제나 새로운 연기 신 조승우가 황시목을, 할리우드가 인정한 배우 배두나가 타협 제로에 무데뽀지만 심성은 착한 한여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사건의 중심에는 늘 검사 시목이 있다. 시목은 법을 지키라고 만든 검찰이 법을 가장 많이 어기는 아이러니한 일을 매일같이 목도했다. 이를 끝내고 싶었던 그에게 첫 번째 주검은 절대 그냥 놓칠 수 없는 터닝 포인트였음이 틀림없다. 누군가 비리를 덮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면, 살인자를 잡는 게 곧 비리를 밝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검찰 스폰서였던 사업가 박무성이 살해된 장면으로 시작된 드라마. 범인은 흔적을 남기지 않은 터라 사건은 바로 미궁에 빠졌다. 박무성은 검찰, 경찰, 기업과 얽히고설킨 인물이다. 때문에 등장인물 모두가 용의선상에 있을 수밖에 없고, 시목은 물론 여진이 가세해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도 함께 이들의 추리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범인 찾기에 푸욱 빠진 시청자들은 매주 토일 한 시간이 너무 부족할 정도로 시간이 후딱 간다며 아우성이다. 그만큼 드라마의 몰입도가 굉장하다는 뜻이다.

그동안 권력의 비리와 부패를 다룬 작품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나 <비밀의 숲>은 황시목이라는 신선한 캐릭터 설정과 탄탄한 이야기, 치밀한 전개로 충분히 차별점을 회득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이야기의 힘이 무척 강한 작품이다. 모두가 용의자이기에 그 누구도 100% 신뢰할 수 없어 매회 긴장감 넘치는 상황이 반복될 뿐 아니라 엔딩 때마다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의 뒤통수를 내려친다. 가끔은 충격 엔딩에 낚일 때도 있지만, 그 느낌 또한 나쁘지 않다며 기꺼이 다음 편을 사수하는 시청자들이 대다수다. 그도 그러한 것이 대사 하나, 소품 하나 놓쳤다간 시목의 촘촘한 추리력을 도저히 따라잡기 어렵다.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이에 드라마를 쓴 작가가 도대체 누군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놀랍게도 이번 드라마를 집필한 이는 신예 작가 이수연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폭발적인 스토리 전개와 디테일한 상황 설계, 묘사력까지 천재라 불릴 만큼 드라마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작가의 필력은 물론 영상미도 드라마 인기 비결을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사랑만 할래>, <당신을 주문합니다>, <미세스 캅>의 안길호 감독 역시 감각적인 영상미를 뽐냈다. 시목의 과거를 회상하는 신이라든가 현재, 상상신 모두 독특하면서도 정교한 것이 드라마라 부르기 아까울 정도로 훌륭하다. 아마도 <비밀의 숲>이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찬사를 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범인은…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빠져드는 몰입감, 사건의 향방에 대한 상상력 자극, 사건이 해결됐을 때의 짜릿함. 스마트한 시대에 눈높이가 높아진 시청자들은 직접 사건을 분석하는가 하면, 간혹 작가의 수준을 뛰어넘는 기발한 추리를 내놓기도 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검찰 내부의 적일까? 그를 노린 외부 누군가의 복수일까? 아니면 피에 굶주린 미치광이의 소행일까?

황시목, 한여진마저 의심받고 있는 이 웃픈 현실에서 열등감과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비리검사 서동재 역에 이준혁, 서부지검 차장검사 이창준 역으로 분한 유재명, 명문가 출신의 자존심 세고 도도한 수습 검사 영은수의 신혜선, 최병모, 윤세아, 서동원 등 모든 배우가 연기 구멍 하나 없이 혼신의 연기를 펼치고 있어 더더욱 추리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필모그래피에 길이 남을 인생 캐릭터를 만난 조승우와 배두나의 명품 연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혼란과 첩첩의 용의자를 뚫고 시목은 과연 어떻게 범인을 잡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tvN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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