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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cm 악몽 털어버린 김인경, 생애 첫 메이저 우승 시즌 3승 달성
30cm 악몽 털어버린 김인경, 생애 첫 메이저 우승 시즌 3승 달성
  • 류정현
  • 승인 2017.08.08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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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경.


'기부천사' 김인경(29·한화)이 첫 메이저대회 우승과 함께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았다.
 
김인경은 7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네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325만달러·약 36억6000만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1개를 기록해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로 2위인 조디 유와트 새도프(잉글랜드)를 2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킹스반스골프링크스(파72·6697야드)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인경은 지난 6월 숍라이트 클래식과 7월 마라톤 클래식에 이어 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시즌 3승째를 올린 주인공이 됐다.

3라운드까지 17언더파로 2위그룹에 6타차나 앞선 단독 선두러 4라운드를 시작한 김인경의 우승은 이변이 없는 한 이미 예상된 결과였다. 둘째 날부터 리더보드 최상단을 차지한 김인경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7언더파, 2라운드에서 4언더파, 3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쳐서 중간합계 17언더파 199타로 브리티시 오픈 54홀 최저타 기록을 세웠다.

이날 3타만 더 줄이면 카렌 스터플스(잉글랜드)가 2004년에 세웠던 브리티시 오픈 역대 최소타 기록을 넘어설 수 있었다. 최근 "골프를 20여년 해왔지만 요즘처럼 쉽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말했던 김인경이기에 그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하지만 역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라는 부담감 때문일까, 김인경은 이날 샷은 전날과는 달랐다. 1번홀(파3)에서 기분좋게 버디를 잡아 상쾌한 출발해 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지만 9번홀(파4)에서 보기를 한 후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이후 버디없이 파행진을 한 김인경은 무려 8타를 줄이며 추격해온 새도프에게 2타차까지 쫓겨 긴장감을 주기도 했지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을 홀컵 5m거리에 붙이며 우승을 예감하는 환한 미소를 지소를 지었다. 김인경의 챔피언 퍼트는 홀 바로 앞에서 멈춰 아깝게 버디를 놓쳤지만 생애 첫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김인경이 이번 우승은 5년 전 그가 겪었던 '30㎝ 악몽'을 완전히 극복한 것이어서 더욱 뜻 깊었다. 2012년 4월, 지금은 'ANA 인스퍼레이션'으로 불리는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김인경은 30㎝짜리 파 퍼트 실수로 우승을 놓치면서 '불운의 아이콘'으로 각인됐었다. 당시 최종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 1타 차 단독선두였던 그는 불과 30㎝ 거리 파 퍼트만 남겨둬 당연히 우승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가 퍼팅한 공은 홀 주변을 돌아 나왔다. 이 퍼팅을 놓친 김인경은 연장전에 끌려들어갔고 유선영에게 역전패했다. 2007년 LPGA에 데뷔한 뒤 매년 1승, 통산 3승을 쌓은 김인경의 우승 행진도 이때 멈췄고 이후 4년이 넘도록 우승을 보태지 못했다.

지독한 퍼트 입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던 김인경은 2014년과 2015년에는 우승은커녕 톱 10에 두 번밖에 들지 못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30㎝ 악몽'의 터널을 빠져나온 건 지난해 10월 레인우드클래식에서다. 5년여 만에 우승의 갈증을 푼 김인경은 달라졌다. 올 시즌 초반에는 지난해 봉사활동을 하다 넘어져 허리를 다치는 여파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6월 마라톤클래식, 7월 숍라이트클래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김인경의 시대를 알렸다. 그리고 마침내 그토록 한이 맺혔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며 불운의 찌꺼기를 털어버리고 '승리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우승 후 김인경은 "우승이 확정됐을 때 거의 울 뻔했다. 최종라운드를 즐기려고 했는데 후반 아홉 홀은 즐기기 힘들었다. 2012년의 실수를 극복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젠 다시 골프를 즐겁게 칠 수 있게 됐다. 이번 우승은 선물 받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선수는 신지은이 13언더파로 6위, 김효주가 11언더파로 공동 7위에 올랐다. 김인경의 이번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시즌 12승을 합작했다. 4승만 더 추가하면 2015년 한국선수 최다승이 15승을 넘어서게 된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LPGA 투어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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