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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무대 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⑤
27년 무대 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⑤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7.12.1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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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월간 잡지에 글을 연재한답시고 애는 쓰고 있지만, 또 가수생활 27년 동안 생전 처음 있는 월간지 연재인데도 이걸 사람들이 읽기는 할까 궁금해하고 있었죠. 어떤 때는 요즘 무지 바빠서 긴 글을 쓸 시간도 별로 없는데, 짬을 내서 어렵게 쓰는데도 생각만큼 반응도 없으니 이걸 그냥 때려치워 하는 별생각을 다 하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10월 말, 모 방송국 본부장의 강력한 부탁이 들어왔습니다. 10월 마지막 전날, 수많은 스케줄을 까내고(우리 표현 그대로 쓰니 양해해주십시오. 이런 표현이 더 리얼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까낸다’는 말은 원래 잡혀 있던 스케줄을 나중에 갑자기 생긴 스케줄로 대치한다는 뜻이죠. 말은 쉽지만 그렇게 까내기 위해선 계약금이나 완불이 된 출연료를 두 배 이상 배상해야 하기 때문에 참 어려운 결정입니다. 특히 10월은 제 대목인 달이라서 출연료를 많이 받아놨는데, 그걸 두 배씩 환불해가며 새로운 스케줄을 잡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라 할 수 있죠) 새 공연을 해달라는 부탁이었죠.
그리하여 갑자기 잡힌 스케줄은 이름하여 ‘애국 공연’ 자리였습니다. 말도 생소한 애국 공연은 제가 나름대로 붙인 이름입니다. 이 정도면 애국이란 말을 붙여도 좋을지 여러분의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내용인즉, 1백 명의 주한 외국 대사들이 모인 자리에 제가 가서 ‘잊혀진 계절’을 부르라는 높은 분의 명령(?) 때문에 주선된 자리입니다.
그럼 공연에다 왜 ‘애국’이란 거창한 말을 달아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분들께 부연 설명드리자면, 그 1백 명의 주한 외국 대사들의 총무 역할을 하는 우즈베키스탄 대사가 저를 초청하신 건데, 그분이 어쩌다 KBS ‘아침마당’을 보다가 제 팬이 되어 지금도 꾸준히 제가 나오는 방송을 시청하신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즈벡의 대체에너지 개발에 한국이 참여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의견이 오가는 가운데, 바로 그 일에 대사의 영향력이 있다는 얘기를 우리 정부 쪽 높은 분(?)께 전해들었죠. 그리하여 감히 그날 스케줄 두 개나 까내고 그 자리에 노래하러 갔던 겁니다.
이 정도면 공연에 애국이란 말을 붙여도 괜찮지 않겠어요? 아무리 10월 말이 저의 대목이라 해도 10월은 내년에도 오고 그때 더 많이 벌어도 되지만, 이런 나라일에 제가 힘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그 공연에 가지 않을 수 없었던 거죠.
그렇게 10월 30일 오후에 소공동의 한 호텔에 도착하니 청와대 행사(가수생활 중 두세 번 있었음) 뺨칠 정도로 경비가 삼엄하더군요. 전 예약된 출연자라서 안내를 정중히 받으며 행사장으로 올라가 대기실에서 기다렸죠. 잠시 후 우즈벡 대사관 직원으로 보이는 한국 여자 분이 와서 반갑게 맞아주며 “이용 씨가 가수로는 유일하게 초대된 분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KBS ‘아침마당’을 대사님이 너무 좋아하세요. ‘퀸’을 8월호부터 다 보셨고 이용 씨가 글도 참 재미나게 잘 쓴다고, 아침마당에서 말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글도 잘 쓴다고 하셨어요”라고 하지 뭡니까.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지금껏 들었던 어떤 격려의 말보다 더 감동을 받고 눈물까지 흘릴 뻔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우즈베키스탄 대사는 고려인 3세로 우리의 피가 흐르는 편 선생입니다(성만 기억이 나서 죄송합니다). 저는 동포애가 무엇인지 그날 아주 진하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월간 ‘퀸’의 힘이 이렇게 큰지도 더불어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지난달 호에 예고한 이야기를 전해드려야겠군요. 지금부터 김연자 씨와 외국 공연 갔을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1983년에 미국 공연 갔을 때의 일인데, 김연자 씨의 매니저인 유모 씨와 평소 친하게 지내던 터라 미국에서도 그분과 같이 시간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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