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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버스 안에서
  • 김도형
  • 승인 2017.09.0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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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십 여 코스의 북한산 둘레길을 한 바퀴 돌았는데 그 많은 아름다운 길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4코스의 솔샘길을 다시 한 번 가보려고 얼마 전 정릉 행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가 앉은 자리 건너편에는 짐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옆에 두고 창 밖을 두리번거리는 할머니가 계셨다. 그 버스는 정릉 북한산탐방안내소가 있는 종점으로 향하는 중이어서 아무래도 할머니가 버스를 잘못 탔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에 할머니 뒤에 앉은 한 부부 중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가 할머니의 행선지를 물었다.
 

 


그 남자는 할머니가 미아리 쪽으로 가야 되는데 버스를 잘못 탄 것 같다는 말을 듣더니 자신이 내려야 할 정거장이 한참 남았는데도 할머니에게 길 건너서 미아리 가는 버스를 태워드리겠다며 탈 때 어떻게 들고 탔는지도 모를 만큼 무거워 보이는 큰 짐을 들고 내렸다.

나는 그 때 그 정도까지 할머니를 도울 생각은 못했고 만약 할머니와 같은 정거장에서 내린다면 짐 정도는 들고 내렸을 수는 있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을 배려하는 몸에 밴 듯한 그 남자의 자상함은 어디서 나오는 것 일까.

소나무와 맑은 샘이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솔샘길.

여름의 싱그러운 솔 향으로 샤워를 하며 걸으니 몸과 마음이 새털처럼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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