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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정말 피지 않는 걸까? 화기애애 무화과 和氣靄靄 無花果
꽃은 정말 피지 않는 걸까? 화기애애 무화과 和氣靄靄 無花果
  • 김민주 기자
  • 승인 2017.10.27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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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스토리
 

추석 즈음 시골집에서 먹는 무화과는 특별하다.
온 가족이 옹기종기 둘러 모여서 오순도순 노나 먹으면 더욱 화기애애하니까.
꽃이 피지 않는다는 의미를 지닌 무화과지만, 이야기꽃은 활짝 피울 수 있다.
할머니랑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진하고 달콤한 무화과 이야기.


인류가 재배한 최초의 과일이란다

“공룡에 빠진 우리 아가들이 꼼짝 못 하는 녀석이 떠오르네. 폭군 도마뱀이란 뜻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무섭고 사나운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가 산 백악기 때부터 무화과가 존재했대. 공룡이 무화과를 먹었을지도 모르지. 이 할애비는 기억하고 있어. 우리 손주 예전에 공룡이 꿈이라고 했잖아. 공룡이 되고 싶으면 무화과를 먹어보는 게 어떨까?”

“이렇게 무화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과수로 알려져 있어. 기원전 3000년경 수메르 문명 시대에 재배를 시작했다고 해. 인류 최초로 국가가 등장하며 역사가 시작된 땅, 메소포타미아에서 무화과의 흔적이 발견된 거야.”

“서양에는 무화과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단다. <구약성서>에 아담과 이브가 금단의 열매인 선악과를 따먹고 몸을 나뭇잎으로 가리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때 쓰인 나뭇잎이 바로 무화과 잎이라고 해. 그래서 금단의 열매는 사과가 아니라 무화과라는 설이 있지. <신약성서>엔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라며 예수가 무화과나무에 저주를 내린 바 있어. 왜 그랬는지 이 할미도 거기까진 모르겠네.”

“지혜의 나무로 여기며, 번영과 평화를 상징하는 존재로 성서 곳곳에 등장하지. 그리고 무화과는 다산을 상징한단다. 로마 신화 속 술의 신 바쿠스가 무화과의 수확량을 높일 수 있는 재배법을 가르쳐 주어 다산의 표상으로 삼은 데서 유래했다고 해.”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우스>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기록되어 있어. 꼭 읽어야 할 고전인데,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무화과가 몇 번 나오는지 세보는 것도 재밌겠지?”


열매 속으로 숨어버린 꽃이야

“우리나라에서 무화과를 처음 본 사람은 연암 박지원으로 <열하일기>에 ‘잎은 동백 같고 열매는 십자 비슷하다. 이름을 물으니 무화과라 한다. 열매가 모두 두 개씩 나란히, 꼭지는 잇대어 달리었고, 꽃 없이 열매를 맺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은 것이라 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단다.”

“꽃이 피지 않는 과실이라고 하여 무화과라는 이름을 얻은 거지. 그런데 실제로는 꽃이 핀단다. 과실 안에서 피어나 바깥으로 나타나지 않을 뿐이야. 즉 우리가 먹는 붉은 속이 바로 무화과 꽃이란다. 무화과 과육을 먹으며 이야기꽃이 피어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거지.”


※ 무화과가 궁금해요!

“주로 어디에서 수확돼요?”

“기나긴 무화과 재배 역사를 지닌 곳은 그리스와 이탈리아야. 현재도 재배 중심지로서 세계 총생산량의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이외 미국 캘리포니아주, 터키, 포르투갈 등지에서 재배 중이지. 우리나라는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국내 총생산량의 90% 이상을 생산한다고 해”

“다 이렇게 생겼어요?”
“둥근, 둥근 납작, 원뿔 등의 모양. 노란색, 노란빛을 띤 녹색, 녹색, 붉은빛을 띤 녹색, 자줏빛을 띤 갈색, 자줏빛을 띤 검은색 등의 껍질. 모양과 색깔이 다채롭단다.”

“보관은 어떻게 하나요?”
“썩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서 오래 두고 먹긴 힘들지. 1~5℃에서 최대 5일까지만 보관하는 걸 명심하자. 오래 간직하고 싶으면 말리는 방법이 있지. 유럽과 미국에서는 말려 먹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날로 먹는 편이야. 그 외 잼, 젤리, 술, 식초, 주스, 파이, 푸딩 등으로 가공해 먹거나 각종 요리재료로 쓸 수 있어.”

“날로 먹는 법이 궁금해요.”
“충분히 익은 무화과의 표면을 마른 거즈로 깨끗이 닦아. 물로 씻는 경우에는 물기가 무화과 속으로 스며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물기를 완전히 걷어내야 해. 얇은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하는 줄 아는 사람이 매우 많지만, 껍질째 먹어도 된단다. 무화과는 농약을 치면 녹아버리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하니까 껍질째 먹어도 괜찮아. 아차! 약간 설익은 무화과의 껍질에선 흰 즙이 나와.”

“왜 이렇게 달아요?”
“무화과는 수분 90%와 당분 6~8%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분에 포도당·과당 등이 함유되어 단맛이 강한 거란다.”

“무화과의 효능은요?”
“고대 이집트와 로마에서는 강장제로 섭취하거나 암 등의 치료제로 썼단다. 벤즈알데하이드 효소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해. 민간에서는 변비·소화불량·설사 등에 약으로 쓰였어. 펙틴이 풍부해 변비를 예방해준다니 솔깃하지?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피신이 풍부해 육류를 먹은 후 무화과를 먹으면 소화를 촉진해줘. 고기를 배불리 먹고 나서 디저트로 무화과를 꼭 챙겨주는 할머니께 감사해야 한다.”

“부작용 있어요?”
“많이 먹으면 혀가 따갑고 쓰려. 무화과의 단백질 분해 효소 때문이지. 그러니까 한꺼번에 과식하지 말아야 해. 가려움이 느껴진다면 무화과 알레르기가 있는 거니까 섭취에 주의하기!”


(Queen 2017년 10월호) 진행 [김민주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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