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늘 음악으로 감동받았고, 그 감동이 몸의 면역체계를 높여 백혈병까지 이겨낼 수 있었다는 걸 알았어요. 제가 평생 하고 싶은 일이 ‘노래’라는것을 그때 깨달았죠 크로스오버 테너 임태경. 몇몇은 그를 팝페라 가수라고도 하지만, 엄밀하게 따지면 그는 팝페라도 하는 크로스오버 테너다. 또 우연치 않은 기회에 뮤지컬 무대에 섰다가 지금은 종종 그를 뮤지컬 배우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생겼을 정도로 뮤지컬 배우로서 재능을 한껏 발휘하는 중이다. 매일 오후 6시면 FM 라디오에서 그와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그를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콘서트장을 찾아도 좋다. 평생 ‘노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는 그의 36년 뮤직 스토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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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테너의 콘서트답게 공연은 오페라, 재즈, 팝, 파두(포르투갈의 민요), 가요, 국악, 뮤지컬을 넘나드는 레이블로 화려하게 구성됐다. 첫 콘서트의 떨림과 아쉬움을 추억하며 어눌한 말투를 이어가던 그의 모습과 거칠 것 없던 무대 위의 모습이 사뭇 대조된다. 역시 무대 체질인가보다. 수천 명에 달하는 청중을 보면 그는 자신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들이 아니라면 그가 무대에 서는 의미가 사라진다. 그가 그의 노래를 듣고자 찾아오는 사람들을 ‘생명수'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노래야 언제든지 혼자 부를 수 있지만, 그를 노래하는 사람, 크로스오버 테너로 만들어 주는 사람들은 청중이라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런 생각이 청중들에게 전달된 탓일까. 그의 팬은 그 어떤 이의 팬보다 열성적이기로 유명하다. “많이 부족한 사람인데 좋아해주시니까 너무 감사하죠. 해외 공연까지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시고, 일본에서 나이 지긋하신 분이 공연을 보러 오신 경우도 있어요. 이번 콘서트 때도 1부에서는 제 멘트 없이 영상과 노래로만 구성했거든요. 노래 사이에 영상 메시지를 넣어서 제가 왜 이 노래를 부르는지 설명하고 싶었는데, 연출 문제로 구성이 어그러졌어요. 노래하는 도중에 영상 메시지가 나간 거죠. 끝나고 어찌나 섭섭하고 속상하던지…. 그럼 팬들이 가장 먼저 알아요. ‘아, 저거 임태경이 의도한 것이 아니구나' 하고요. 그리고 제가 진심을 담아 노래하는지 아닌지는 저도 아니고, 오케스트라도 아니고 청중들이 가장 잘 알아요. 종종 제 노래를 듣고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는 편지나 이메일을 받으면 저는…, 정말 무너지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