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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무대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⑪
27년 무대인생 가수 이용이 쓰는 연예세상 ⑪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8.06.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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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문서
 
이북이 고향인 아버님이 고향을 못 보시고 세상을 뜨신 게 한이 되어서 간혹 북한 쪽 스케줄 섭외가 들어오면 조건을 안 따지고 무조건 응해왔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금강산 관광 공연을 네 번이나 갔었지만, 금강산 가는 것은 이번 개성 방문과는 차이가 많습니다. 금강산 공연은 금강산으로 관광 가는 우리 남측 사람들을 위한 공연이었고, 말이 북한이지 거기 가서 만나는 사람들의 95%는 다 남측 사람이었는데, 이번 개성 방문에는 90% 이상이 다 북한 사람들이었고(주로 근로자들임) 관광지가 아닌 공단 지역이라서 그들의 평소 생활과 분위기를 다소 느낄 수 있는 점이 금강산 공연과는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QUEEN 독자님들 중에서 금강산 관광 다녀오신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시면 거기 금강산에서 느꼈던 북한 사람들과 이번에 제가 다녀온 개성에서 느낀 북한 사람의 차이를 일반 담당 기자가 아닌 대중 문화인의 시각으로 본 점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시기 바랍니다.

김일성 배지를 단 네 명의 북한 사람
비무장 지대로 들어간 시각이 오전 9시었습니다. 차량에 한반도 깃발을 달고 비무장 지대 우리 측 지역에 들어가니 긴장을 넘어 섬뜩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1977년에 군에 입대해서 배치된 백골부대 비무장 지대 철책 가까운 곳에서 경계 근무를 하면서 북괴(당시는 그렇게 불렀음)가 내보내는 대남 비난 방송을 확성기로 듣고 군 생활을 하던 내가 바로 그 북측에 육로로 지금 간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하기까지 했습니다. 우리 국군의 인솔 차량을 따라 우리 측 비무장 지대 3㎞를 시속 40㎞ 정도로 가니, 5분도 안 돼서 북측 비무장 지대가 나왔습니다. 시작 지점에 다다르자 기다리고 있던 북측의 군인 지프가 우리 차를 인솔해서 북측 비무장 지대로 같은 속도로 천천히 갔고, 다시 3㎞를 지나자 북측 출입국 관리소 건물이 나왔습니다. 북한에 육로로 들어가는 것도 국경선을 넘는 ‘입국’에 해당하기에 CIQ지역을(Custom-관세, Immigration-입국심사, Quarantine-검역) 다 통과해야 하는데, 그곳에서 우리 집사람이 문제가 생긴 겁니다. 미국 국적인 제 처가 미국 여권을 내자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이것저것 묻는 말에 성실하게 답변을 하는데도, 뚜렷한 이유 없이 시간을 끄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몇 주 전에 여권 다 복사해서 보냈고, 당신들 당국에서 허락이 다 떨어진 건데 왜 시비냐’고 큰소리로 막 따지려는데, 집사람이 제 흥분한 얼굴을 보고 옆구리를 꾸욱 찔러 참을 수밖에요. 참는 자에 복이 있나니, 몇 분 후에 통과가 되어서 말로만 듣던 육로를 통한 북한행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마지막 검역 지역을 통과해서 나가자 출입국 관리소에서 본 딱딱한 직원들과는 달리 김일성 배지를 단 네 명의 북한 사람이 우리를 반기더군요. 그들은 평양에서 내려온 사람들인데, 남측에서 방송인들이 촬영차 올라오면 평양에서 사람이 온다지만, 이번처럼 네 명이나 내려온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 개성 방문 이래로 처음이라고 그러더군요. 노골적인 감시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측에 자기들이 원하지 않는 장면이 나갈까봐 촬영 내내 근접 동행을 했는데, 이왕지사 우리와 이렇게 가까이 있는 그들이기에 담당 PD가 그들도 촬영을 하려 하자 강력하게 제지를 당했습니다.

다른 환경에 살지만 존재의 깊이는 같은 사람들
개성공단 촬영 시작 전에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위원장에게 인사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원탁형 테이블에 열 개 정도의 의자에 위원장과 우리 촬영팀 네 명, 평양에서 내려온 네 명이 동그랗게 앉았고, 의자가 없는 기자들이나 관계자들은 그 주위에 서서 대화 내용을 듣는 분위기였습니다. 분위기는 상당히 부드럽고 농담도 주고받는 등 상당히 좋았습니다. “우리도 KBS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부탁드리려고 내려왔시오”라는 북한 측 위원장의 이야기에(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얼마 전에 박명수 씨가 왔을 때는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으로 갔었다 합니다) 모두들 파안대소하며 웃다가 우리 측 홍흥주 개성공단 관리 부위원장님이 “북측도 KBS가 비중에 제일 크다는 건 다 아시나보군요”라고 받아치시자 더 큰 웃음이 나오는 등, 좋은 분위기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말할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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