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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만의 생활법률 토크] 과거 성폭력 피해 숨긴 아내, 이혼 사유 될까?
[이재만의 생활법률 토크] 과거 성폭력 피해 숨긴 아내, 이혼 사유 될까?
  • 송혜란
  • 승인 2018.04.30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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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에서 미투 운동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는 요즈음.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미투 운동에 자신의 아내가 참여했다면? 수년간 부부로 살면서 과거 성폭력 피해 사실을 꼭꼭 숨긴 아내. 남편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재만(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Q. 최근 제 아내가 미투 운동에 참여한 성폭력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마음도 아프지만 한편으론 수년간 이 이야기를 제게 숨긴 채 살아온 게 괘씸합니다. 하루하루가 괴로워요. 이 또한 이혼 사유가 되는지요?
A.
민법은 재판상 이혼 사유로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민법 제840조). 이때 부정한 행위는 외형적으로 혼인의 순결성을 해치는 행위가 있어야 할 뿐 아니라, 내심적으로도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행해져야 합니다. 따라서 아내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성폭력은 부정한 행위로 볼 수 없어 이혼 사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대법원 1976. 12. 14. 선고 76므10 판결). 다만 실무상 남편과 성폭행 피해 아내의 부부싸움이 잦아져 결국 애정이 식은 관계로 인한 성격 차이 등 새로운 이혼 사유가 생기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Q. 자신이 성폭력 피해자라는 것을 숨긴 채 저와 결혼했다면 이도 사기 결혼이라고 할 수 있나요?
A.
사기로 인해 혼인했을 경우 법원에 혼인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16조 제3호). 그러나 최근 대법원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에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숨긴 채 혼인했을 때 이러한 사실을 상대방에게 고지할 의무가 없으므로 사기로 인한 혼인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므654,661 판결). 또한 정조는 배우자의 의무이기 때문에 혼인 전 성폭행 피해 외 다른 남자와 동거한 사실도 이혼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Q. 결혼 후에 일어난 일이라면 이 사건이 진짜 아내의 주장대로 성폭행이었는지 저 몰래 핀 바람, 불륜이었는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A.
불륜일 경우 이러한 사실을 공개하기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불륜임에도 불륜 상대방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공개한다면, 현행 법상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위험도 있습니다. 형사처분을 감수하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불륜이 남편에 의해 드러난 경우 성폭행 피해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스스로 피해 사실을 밝히는 경우는 불륜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Q. 아내의 과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결국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아내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폭력을 당한 경우 아내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위자료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입니다.

Q. 그렇다면 재산 분할과 아이들 양육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이혼 시 재산 분할 청구 및 양육자 지정 청구의 경우 이혼에 대한 귀책사유의 유무와 관계없습니다. 다만 혼인 해소를 전제로 인용될 것이므로 재판상 이혼 사유가 인정될 수 없는 이 사안의 경우 협의이혼이 이뤄진 경우에만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글 이재만 변호사
법무법인 청파 대표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
KBS <사랑과 전쟁>부부클리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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