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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국민배우 김혜자
자녀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국민배우 김혜자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09.01.2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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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만남

자녀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국민배우 김혜자
 아들 내외에게 들어본‘진짜 우리 어머니’에 대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김혜자와 그이의 아들 임현식 씨 내외가 함께 살고 있는 서울 연희동의 자택을 찾았다. 한국의 어머니상을 그릴 때면 1순위로 꼽히는 우리 시대의 배우 김혜자. ‘엄마가 뿔났다’로 또 한 번 많은 자녀들을 울린 그이는 과연 가정에서 어떤 모습일까. 임현식 씨 부부에게 평생을 배우로 살아온 진짜 어머니 김혜자에 대해 물었다.
취재_ 김은희 기자  사진_ 조준원 기자

“배우로서는 완벽주의자…
              가정에서는 며느리와 찰떡궁합
자랑하는 시어머니죠” 

아담한 정원이 꾸며진 3층 주택에서 장남 임현식(46) 씨와 며느리 정경화(45) 씨 그리고 맏손녀 지유가 기자 일행을 맞아주었다. 김혜자는 현재 영화 ‘마더’ 촬영을 위해 지방에서 지내는 중이다. 김혜자의 1남 1녀 중 맏이인 임현식 씨는 무역업을 하는 사업가. 여동생 임고은 씨는 박사과정을 밟는 남편을 따라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가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와 여의도에서 지내고 있다.

배우의 딸, 배우의 며느리가 되다
며느리 정경화 씨 역시 배우 집안에서 자랐다. 인기 성우이자 배우로 활동한 정승현 씨가 그녀의 부친이다. 대학 시절 볼링 동호회에서 만난 두 사람은 배우 집안에서 성장했다는 공통점 덕분에 친근감을 느끼게 되었고, 곧 사귀는 사이로 발전했다.  
“사귈 때부터 양가에서 미리 알고 계셨죠. TV를 보다가도 어머니가 ‘너희 장인 나왔다’라고 놀리실 정도로요. 그러다 가족끼리 모임을 가지게 되었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원래부터 방송국에서 마주치며 호감이 있던 분들이라 첫 만남부터 화기애애했죠. 그러다 보니 결혼도 더욱 서둘러져서 생각보다 빨리 하게 됐네요.”
부부는 딸 지유(19), 아들 동혁(18) 남매를 두고 있다. 두 아이는 영국에서 유학 중인데, 마침 대학 입시 인터뷰를 마친 지유가 잠시 한국에 들어온 상태라고 한다. ‘첫정’이어서일까. 맏손녀 지유에 대한 할머니 김혜자의 사랑은 남다르다고.
“다른 사람이 대본을 보는 것도 촬영장에 오는 것도 싫어하시는 어머니인데, 지유한테는 지방에 있는 촬영장에 보러 올 수 있겠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딸아이 역시 말수가 많지 않은 편인데도 할머니와 전화 통화할 때는 어찌나 얘기를 잘하는지 깜짝 놀랐어요.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지유 셋은 뭔가 유기적으로 통하는 게 있는데, 저와 아들녀석만 떨어져 있는 것 같아 섭섭해요(웃음).”

알고 보면 쉬운(?) 시어머니, 김혜자
임현식 씨는 어릴 때부터 “너희 어머니, 집에서는 어떤 분이시냐”, “드라마 속 어느 역할과 가장 비슷하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다고 했다.
“어떤 드라마에도 어머니의 모습은 묻어나오는 것 같아요. ‘엄마가 뿔났다’에서 자기 주장이 강한 모습도 실제 어머니에게 있는 부분이고요. 하지만 저에게는 다른 어머니와 똑같아요. ‘배우인데, 가족이라도 어려울 때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도 받아봤지만, 제가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는 이미 배우이셨기 때문에 남다를 것 없이 익숙해진 삶이었어요.”
가정 안에서 실제의 어머니, 김혜자의 모습은 어떨까. ‘엄마가 뿔났다’를 통해 이슈로 떠올랐던 ‘엄마의 휴가’에 대한 그의 생각도 궁금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머니와 그 문제를 두고 얘기를 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당신 같으면 못했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음속에만 담아둘 뿐 실제로 감행하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싶으시대요. 주위를 시끄럽게 하면서까지 자신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마음속 꿈으로 끝났을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가정에서는 평범한 어머니의 모습이지만, 사회생활을 오래한 김혜자는 며느리의 사회활동에 대해 트인 사고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정경화 씨가 아이들 뒷바라지를 위해 3년간 외국으로 떠나 있을 때도 아들에게 “혼자 생활하기가 불편하더라도 이해하고 지내라”며 며느리를 적극 지지했고, 전업주부이던 정씨가 한국에 돌아와 레스토랑 경영을 시작할 때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친정어머니보다도 죽이 더 잘 맞아요. 사람 사이에는 궁합이 맞는 사람이 있다고 하잖아요. 굉장히 특별하신 분인데 이제는 눈빛만 봐도 기분이 어떠신지, 무엇 때문에 언짢으신지 금세 알아차릴 정도죠. 어머니도 제가 비위는 참 잘 맞춘다고 그러세요.”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해야 하는 배우라는 직업상 어려운 시어머니일 것 같다고 말하자, 정씨가 쾌활하게 웃었다.
“우리 어머니, 전혀 어려운 시어머니 아니세요. 오히려 굉장히 쉬운(?) 어머니시죠. 다른 시어머니들은 앞에서는 잘해주다가도 뒤에서 안 좋은 소리도 한다는데, 저희 어머니는 정말 보이는 모습 그대로이시거든요. 언짢은 내색을 하실 때는 딱 그 부분을 풀어드리면 기분을 푸시죠. 돌려 말하지 않고, 누구의 잘못인지 솔직히 털어놓고 말씀드리면 금방 마음을 푸세요. 처음에는 그 수위 조절(?)이 참 어려웠어요. 제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할지 몰랐으니까요. 이제는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니 어머니 마음을 헤아리는 노하우도 쌓였죠.”
정씨는 시어머니에게 처음 인사를 드리던 순간의 기억을 떠올렸다. TV에서 보아온 ‘전원일기’ 속 모습 외에는 별다른 사전지식 없이 나갔던 자리였는데, 머릿속에 떠올린 이미지보다 훨씬 조용한 모습에 다소 놀라기도 했다고 한다.
“‘전원일기’의 김 회장 부인처럼 굉장히 푸근하고 누구한테나 편하게 말을 먼저 건네는 이미지를 떠올렸는데, 실제로 뵌 어머니는 굉장히 조용하신 데다 말이 없으셨어요. 약간 새침해 보이셨죠.”
임현식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어머니는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는 무척 조심스러워하신다”고 부연설명을 했다.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정씨는 결혼 후 내성적인 시댁 식구들에게 적응하느라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점차 자신 안에서도 그 모습을 찾게 된다며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다 보니 성격도 닮아간다”고 웃음을 지었다. ‘엄마가 뿔났다’ 당시에는 정씨가 늘 동행하며 그이의 매니저 역할도 톡톡히 했다.
“어머니와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저도 모르게 친정어머니에게 하듯이 반말을 하게 될 때가 있어요. 그런데 정작 친딸인 아가씨는 어머니에게 존댓말을 쓰거든요. 한번은 셋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한참 얘기에 빠져들다 보니 저는 어머니에게 반말을 하고 아가씨는 존댓말을 쓰고 있더라고요. 아가씨가 ‘엄마는 새언니랑 모녀지간 같고, 내가 며느리인 것 같아’라고 말해서 한참을 웃었죠.” 
처음 임현식 씨는 어머니에게 며느리감을 소개하며 “엄마와 참 닮은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아들 한 사람의 눈에만 비친 모습이었다면, 요즘은 어딜 가도 “시어머니와 참 비슷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고. 함께 지내온 세월만큼 모습도 성격도 닮아가는가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는 아낌없이 사랑받은 행복한 여자
3층으로 지어진 집은 2층이 아들 내외의 공간, 3층은 김혜자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1층은 지난 1998년 작고한 남편 고 임종찬 씨의 공간이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개인 시간을 굉장히 소중히 하세요. 특히 한 작품이 시작되면 어떤 보이지 않는 벽이 처지는 느낌이에요. 평상시와 똑같은 것 같으면서도 뭔가 굉장히 예민하고 민감해지니까 가족이 모두 조심하며 지내요. 평상시에는 안 그런데,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완벽주의자세요. 당신 마음대로 연기가 안 되는 날에는 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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