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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정명화와 함께하는 나라사랑 한국의 아름다움 세계에 전하는 구삼열 사장의 열정
아내 정명화와 함께하는 나라사랑 한국의 아름다움 세계에 전하는 구삼열 사장의 열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09.1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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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동권주의자지만 집에서는 열등이에요.
세 여자와 함께 살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어렸을 때부터 외교관이 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 영어 교과서를 보는데 유독 ‘International’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죠. 입으로 소리 낼때 느껴지는 힘 있는 발음과 국제적이라는 뜻도 마음에 들었어요. 그후 한 번도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삶을 잊은 적이 없어요.”
구삼열 사장은 한국에서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정명화의 남편으로 더 유명하다. 인생의 반을 한국인이기에 앞서 세계인으로 살아왔기 때문. AP통신 기자를 거쳐 유엔본부 특별기획 본부장, 유니세프(UN산하 국제구호단체) 한·일 겸임 대표 등 UN 내 최고위직 한국인으로 이름을 떨쳐온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대표 ‘국제통’이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생각보다 훨씬 더 세련된 느낌이었다. 브라운 컬러 슈트에 블루 컬러 셔츠를 받쳐 입은 그가 기자에게 먼저 악수를 건넸다. 반갑다고 두 눈을 찡긋 감으며 인사를 하는 그에게서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사무실 한쪽 벽면엔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대화 나누는 모습, 제임스 그랜트 전 유니세프 총재와 기념사진, 파푸아 뉴기니에서 동료 기자들과 찍은 사진, 종군기자 시절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찍은 사진 등은 그가 걸어온 인생을 조용히 대변해주고 있었다.

세계를 누비며 인권 위해 일하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오랜 꿈이었던 외교관에 도전하려고 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우연히 신문사 기자 시험을 쳤고, 코리아헤럴드에 입사하게 됐다.
“코리아헤럴드 견습기자 시절 외무부 출입이 잦았어요. 막상 가보니 제가 꿈꾸던 곳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기자는 적성에 꼭 맞았어요. 천직 중의 천직이라고 생각했죠. 관련 공부를 더 하고 싶어 신문사를 그만두고 미국에 있는 한 대학에서 신문학 석사를 땄어요.”
대학원 졸업 후 AP통신에 입사한 그는 유엔 특파원, 로마 주재 유럽 특파원을 지냈다. 그는 당시를 추억하며 “기자로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유럽 특파원 시절 교황 요한 바오로 1세의 죽음과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출, 교황의 첫 세계 순방, 암살 미수 사건 등 세계의 관심을 받는 사건들이 잇따라 터졌기 때문. 매일 그의 기사가 전파를 통해 세계에 흘러나갔다. ‘특종 기자’가 되자 더욱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고다녔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유니세프 총재를 만나면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의를 받았다. 처음엔 거절했다. “나에겐 기자 일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선기자 생활을 하며 생각한 것이 많았어요. 고민하다 다시 제안을 받고 마음을 정했죠. 인생은 언제나 갈림길이 있잖아요. 그 무렵 유수의 다른 회사에서도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어요. 한참 아이들이 클 때라 고액 연봉이 탐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결국 유니세프에 가기로 결정했죠. 그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어요.”
인권에 대해 강경론자였던 그는 인종차별과 남녀동권을 위해 일했다. 이후 아리랑 TV 대표, 외교통상부 문화협력대사를 지내고 2008년 4월 서울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과 투자 유치, 컨벤션 사업 등을 수행하는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의 초대 CEO로 부임했다.

트렌드 읽는 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외교통상부 문화협력대사 시절 오세훈 시장이 저에게 찾아와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를 맡아달라고 하더군요. 관광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이제껏 해온 일이 마케팅과 세일즈니까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제안을 받고 참 감사했어요. 세계를 위해서도 일 해봤고, 우리나라를 위해서도 일해봤는데 정작 제가 태어난 서울을 위해서는 일할 기회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흔쾌히 ‘Yes’라고 답했어요(웃음).”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는 2008년 2월 서울시와 대한항공, 하나투어 등 16개 민간기업이 투자해 만들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서울의 관광상품을 개발, 해외에 마케팅을 하는 회사다.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80%는 서울에 들러요. 서울은 지리적인 입지가 유리할 뿐 아니라 음식, 공연, 문화체험 등 모든 것이 준비된 ‘complete city’이기 때문이죠. 동서로 흐르는 한강을 경계로 전통의 색이짙게 남아 있는 강북, 모던함과 세련미로 단장한 강남으로 나뉘어 있는 멋진 도시예요.”
‘2010 Seoul Grand Sale’이라는 문구와 포스터를 본 적이 있다. 서울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행사로 서울관광마케팅주식회사에서 주관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을 글로벌 시티로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으로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지만 밖으로는 국제회의를 유치하는 데 힘쓴다. 회사가 세워진 후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다음으로 아시아에서 국제회의를 두 번째로 많이 개최한 나라가 됐다.
“무엇이든 입소문이 중요한 거잖아요.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개 중요한 사람들이에요. 각 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한국은 좋은 나라’라며 입소문을 내주면 그것만큼 효과적인 게 없는 거죠. 그래서 세계 유수 도시들이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국제회의를 유치하려고 하는 거예요. 세계적으로 봤을 때 국제회의 유치 도시 1위가 싱가포르고 2위가 파리예요. 우리나라가 9위인데, 3~9위까지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요. 우리의 목표는 2015년까지 5위 안에 드는 거예요.”
고희(古稀)임에도 그는 언제나 트렌드를 앞서 간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예견한 그는 2년 전부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아이투어’를 개발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현재 위치에서 서울시가 추천하는 쇼핑명소, 식당, 관광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지 등 교통정보도 탄탄하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버전이 만들어져 있어 국외 관광객들은 자국에서 미리 다운로드해 가져올 수 있다.
“나이는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너무 나이에 대해 의식을 하고 사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제 나이를 물어본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한국은 신문에 이름만 나갔다 하면 괄호를 하고 나이를 적는데 가끔은 생경해요(웃음).”
이러한 구삼열 사장의 열정은 여전히 사그라들 줄을 모른다. 9월 26일에서 30일까지 열리는 ‘Seoul Gourmet With Star Chefs 2010’ 역시 한국의 음식문화와 서울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다. 세계의 권위 있는 셰프들과 음식 평론가들을 초대해 한국의 음식 문화를 소개하는 이 행사는 단순히 김치와 비빔밥과 같은 음식을 세계화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적인 요리법을 국제화하는 노력이다.
“멕시코 타바스코 소스, 일본 기꼬만 간장처럼 조선간장이나 된장도 세계적인 소스가 안 될 이유가 없어요. 외국의 탑 셰프들이 한국적인 요리기법을 배워 간 후 한국과 한국 음식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아내 그리고 두 딸과 함께하는 나눔의 삶
살아온 인생과 지금의 삶을 보자면 그의 나이가 무색하기만 하다. 40여 년 가까이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써온 그에게 이토록 열정적으로 살 수 있는 힘의 원천을 물었다. 그는 “외국에 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저는 사고를 할 때 첫 번째는 세계인으로, 두 번째는 한국인으로 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을 방문할 때 외국인들의 불편함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웃음).”
아내 정명화도 음악으로 한국을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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