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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 20세기와 21세기의 서울을 동시에 맛보다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 20세기와 21세기의 서울을 동시에 맛보다
  • 최하나기자
  • 승인 2018.09.2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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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은 넓다. 요즘 뜨는 곳이라고 해서 한 번 나들이 코스로 생각하면 익히 들었던 맛집이나 멋진 테라스 카페 그리고 미트패킹 지역 같은 공장 지대가 변신한 거리를 도저히 다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성수동은 이제껏 사람들이 많이 찾던 거리들보다 꽤 넓은 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성수동 카페거리는 뭉뚱그려 성수동 카페거리라고는 하나, 수제화거리와 서울숲 카페거리로 구분해야 한다. 이 두 지역은 전철역으로도 한 정거장이나 떨어져 있다. 착오를 일으키기 쉬운 것이 모두 젠트리피케이션에 의해 상권을 형성하고 블로그 등에 올라가는 사진 찍기 좋은 카페나 외관이 멋진 식당들이 많이 있어, 성수동 카페거리라는 한마디로는 혼돈을 일으키기 쉽다. 엄연히 지역적인 차이가 있지만, 단지 그 지역의 행정적인 구획에 따라 다 같이 ‘성수동’으로 불리는 것이다.
 

 

성수역에 인접한 성수동 수제화거리가 공장 지대가 변신한 것이라면, 뚝섬역에 인접한 성수동 카페거리는 주택가에 형성되어 있으며 서울숲에 인접해 있다. 그래서 카페거리 가게들은 한눈에 다 보이도록 한 블록, 두 블록 정도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특별한 것 없는 주택가 작은 골목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어 찬찬히 산책하는 기분으로 찾아봐야 한다.

 

카페거리가 시작되는 골목 입구로 들어서면 얼마 가지 않아 왼쪽으로 서울숲에 들어서는 입구를 만날 수 있다. 그 안으로 몇 걸음 걸으면 오른쪽으로 마치 숲속 정원 안에 만들어진 듯한 카페 하나가 보이고, 조금 더 지나면 김수현, 지드래곤 등 연예인들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포레가 나온다.

서울숲과 주상복합 아파트 갤러리아포레 그리고 종착역을 두 개 앞둔 분당선. 이런 것들이 새롭게 상권을 형성하게 한 이유라면, 2000년대 이전부터 왕십리 일대를 소문나게 한 것들도 이 지역에는 있다. 바로 이 일대를 먹자골목으로 유명하게 했던 갈비골목이다. 낮 시간 지날 때는 크게 눈에 띄지 않던 것이었다. 어스름하게 노을이 지기 시작하자 몇 시간 전 볼 수 없었던 풍경이 카페거리 옆으로 펼쳐졌다. 서울거리에 흔한 갈빗집 몇 개 정도가 늘어서 있는 풍경을 상상하면 곤란하다. 야외가 더 좋은 날씨 탓에 밖으로 테이블을 놓아 마치 먹거리 노점41들이 죽 늘어선 동남아 어딘가 야시장 풍경 같기도 하고 중국의 소수 민족 축제를 떠올리게도 하는 모습이었다. 그러자 성수동의 매력은 여기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판의 글씨체나 가게 외관, 그리고 2층을 넘지 않는 낮은 건물들 모두 2000년대 이전에 만들어졌을 듯한 모습이었다. 사실 갈빗집이란 게 서울 어디든 가면 볼 수 있는 식당 아니던가. 깔끔하게 디자인된 로고들과 인테리어로 무장한 요즘의 갈빗집은 프랜차이즈거나 혹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더라도 21세기에 어울리는 비주얼 요소들을 갖추고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성수동 카페골목 옆의 갈비골목의 그것들은 요즘 보기 어려운 비주얼 탓인지, 반갑고 더 맛있을 것만 같았다. 프랜차이즈로 평준화된 비슷비슷한 맛이 아니고 숨은 맛집의 그 맛 말이다. 게다가 단정하지만 답답한 실내보다 거리에 앉아서 구워 먹는 고기 맛은 확실히 더 좋을 것 같다. 갈비 메뉴 한 가지로 유명한 맛집 벨트인 만큼 대성갈비 같은 이름난 집은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
 

갈빗집의 불타는 고기 향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카페거리 투어에 들어가 보자. 서울숲 입구를 지나자마자 만날 수 있는 건 디저트 카페인 달롤과 베이커리 빵의 정석이다. 달롤은 여러 군데 지점이 있는 디저트 카페로, 쌀로 만든 롤케이크가 유명하다. 빵의 정석은 매장 입구에 장식한 에펠탑이 그려진 밀가루 봉투에서도 보이듯이 크로와상, 바게트 등 프렌치 스타일 빵을 비롯해 프레즐과 같은 유러피언 빵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종류의 식빵을 줄 서서 기다려야 손에 쥘 수 있는 빵집 밀도와 함박 스테이크, 돈가스가 주 메뉴인 윤경양식당은 카페거리 지역의 큰 길 반대편에 있으므로 찾아가려면 카페거리로 들어서기 전 길을 건너야 한다.
 

저염 한식으로 유명한 소녀방앗간은 성수동에 처음 오픈했지만, 지금은 다른 곳에서도 분점을 찾을 수 있다. 소녀방앗간에서 멀지 않은 뚝떡은 최근 웨이팅 필수로 꼽히는 곳. 떡볶이, 만두, 순대, 오뎅 등의 분식 바리에이션 메뉴로 인기몰이 중이다. 일본식 덮밥 한 그릇과 그에 따른 반찬을 사각 쟁반에 한 상 차려 주는 장미식탁은 MSG를 사용하지 않아 건강식을 찾는 요즘 트렌드와 어울려 성업 중이다. 브리스저니는 파리의 카페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티 전문 카페. 다양한 티를 마실 수 있으며 티와 어울리는 케이크들도 일품으로, 에그 타르트와 애플 시폰 케이크가 인기 메뉴다. 과일을 이용한 메뉴들은 들를 때마다 조금씩 변화가 있는데 제철 과일을 응용해 시즌마다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 듯하다.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는 뚝섬역 8번 출구로 나와야 한다. 뚝섬 사거리의 재향군인회관 방향으로 걷다가 신호등 앞에서 길을 건넌 후 왼쪽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성동구민종합체육센터가 나온다. 그 옆으로 공사하는 건물이 보이고, 그 건물을 살짝 꺾어 들어가면 벽에 백두산약국과 카페골목이라 쓰인 큼직한 글씨와 화살표가 보인다. 이를 따라가면 카페와 베이커리, 식당들이 나타나게 된다. 분당선 서울숲 역을 이용하려면 4번 출구로 나와 50m쯤 직진하면 된다.

글·사진 [Queen 최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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