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22:45 (금)
 실시간뉴스
한미 워킹그룹 21일 공식 출범···북미관계 중재자 역할
한미 워킹그룹 21일 공식 출범···북미관계 중재자 역할
  • 김준성 기자
  • 승인 2018.11.21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

교착상태에 빠져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협력에 관한 회의를 위한 한미 워킹그룹(실무단)이 21일 공식 출범했다.

워킹그룹은 향후 비핵화 협상과 남북 협력 사업에 있어 한미 간 의견을 공유하는 주 소통 창구가 될 전망이다. 외교 당국 간 채널은 물론 유관기관 당국자들도 모두 참여해 포괄적인 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워킹그룹의 성패 여부는 정부가 앞으로 북측을 어떻게 설득하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워킹그룹을 보는 남·북·미의 시각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한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목적이 커 보인다. 

이 같은 미국 측의 입장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첫 워킹그룹 회의 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언급에서 엿볼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것(워킹그룹)은 우리가 서로 다른 소리를 하지 않고, 서로 다른 쪽이 알지 못하거나 의견 표명 또는 생각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관계 발전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한국에 분명히 밝혔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이후 남북 간 협력사업의 추진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수차례 대북 제재 완화 및 예외 조치 문제로 겪었던 갈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이와 달리 정부의 다른 고위 당국자는 워킹그룹에 대한 우리 정부의 기대가 담긴 입장을 밝혔다. 

이 당국자는 워킹그룹 첫 회의가 열린 워싱턴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간 철도 연결과 관련해 기술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됐다"며 "상세히 말하긴 곤란하지만 협상이 잘되고 있으며 우리 목표는 금년에 착공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된 사안과 방향, 톤에 대해 한미 정부 당국자들이 처음으로 공식 언급한 내용이 상이한 것이다. 미국은 남북 협력 견제, 한국은 남북 간 현안 해결을 성과로 내세운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날 통일부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워킹그룹 회의 개최를 계기로 그간 긴밀히 이루어져 온 한미 공조와 협력을 더욱 체계화·정례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라는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했다.

북한은 한미 워킹그룹의 공식 출범 및 첫 회의와 관련한 공식 입장을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그간 관영 매체를 통해 비판적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자 보도에서 "미국이 북남관계 개선 문제를 놓고 남조선(남한) 당국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우리 민족 내부 문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며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북과 남의 우리 겨레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남조선의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실무팀'(한미 워킹그룹)이 북과 남의 협의사항을 '상시적으로 감시하고 그에 간섭하기 위한 미국의 견제장치'라고 하면서 그것을 통해 미국의 개입과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라며 "미국은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가 조성될 때마다 이를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남조선에 대한 노골적인 압력과 간섭행위를 일삼아 왔고 지금도 북남관계 개선의 '속도를 조절'하라고 강박하면서 일정에 올라있는 협력사업들을 지연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사실상 북한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을 감안하면 관련 보도가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맥락에서 향후 워킹그룹이 순탄하게 운영되려면 정부가 북측을 '설득'해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북미간 불협화음과 남북 협력 추진 과정에서의 한미간 갈등소지를 줄이는 역할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워킹그룹의 출범까지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실무 작업을 진행해왔다면 향후 성패는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로 공이 넘어왔다고 볼 수도 있다.

북측은 워킹그룹 출범과 관련해 조만간 관영 매체의 보도 혹은 공식 기구 명의의 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당국 차원의 회담이 있을 시 노골적으로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다. 

일각에서는 개성 연락사무소를 통해 당국 차원의 공식 항의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개성 연락사무소는 현재 남북이 운영 중인 유일한 상시 대면 채널이다.

정부 역시 개성 연락사무소를 통해 한미 워킹그룹의 출범 취지와 향후 남북 협력 사업의 운영 방안 및 방식에 대해 북측에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개성 연락사무소에서 남북 소장 간 회의 외에도 상주 인력들 사이에 공식, 비공식으로 수시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사무소 업무에 관여하는 한 당국자는 "현재 남북 간 다른 소통 채널은 없다. 개성을 통해 모든 것을 주고받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Queen 김준성기자] 사진 뉴스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