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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수석 졸업 김현정 씨의 자녀 모험생 교육법
카이스트 수석 졸업 김현정 씨의 자녀 모험생 교육법
  • 송혜란 기자
  • 승인 2019.02.0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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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생 교육이 미래 교육의 답'

꿈도 특기도 없는 우리 아이, 이대로 괜찮을까? 공부 머리도 썩 좋지 않고, 운동 능력도 없는데….’ 자녀의 미래 때문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이 시대 부모들. 이들을 위한 현명한 교육법은 없을까? “모험생 교육이 미래 교육의 답이에요.” ‘카이스트 수석 졸업’, ‘대기업 출신 엄마’라는 타이틀에 빛나는 김현정 씨. 그녀는 자녀교육 멘토이자 미래 교육 전문가다. 대한민국 교육 문맹을 깨고자 ‘모험생키우는부모4.0’의 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김 씨를 만나 자녀 모험생 양육법에 대해 들어 보았다.
 

김현정씨.
김현정 씨.

평생 모범생으로 살아온 김현정 씨. 그런데 정작 그녀는 왜 아이를 모험생으로 키울까? 그녀뿐 아니라 남편 역시 공부만 하던 남자로, 둘은 카이스트 내에서도 꽤 유명한 커플이었다.
“저한테는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일도 그렇고요. 근데 애 키우는 것은 너무 어렵더군요.”

모범생 딸 vs 모험생 아들

그녀는 고등학생 딸아이와 중학생 아들 하나를 두었다. 첫째 아이는 공부를 썩 잘하는 반면, 둘째 아이는 공부보다 사회 소통 능력이 더 강하다. 딸은 모범생, 아들은 모험생. 서로 다른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저절로 ‘과연 모범생이 답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왜, 궤도를 이탈한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더 크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스티브 잡스를 비롯해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에디슨, 아인슈타인 등 정상에 선 그들도 한때 문제아로 불렸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아니나 다를까 둘째 아이는 벌써 자기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하며 어른 연봉 정도를 번 지 석 달이 되었다고 그녀는 자랑했다.

“열네 살 아이가 전 세계 자전거에 대한 지식이 엄청나요. 각 자전거가 가진 가치도 다 깨우치다 보니 우리나라에 들어온 희귀 자전거를 곧잘 알아보고 혼자 충남 아산까지 가서 저렴하게 사 왔어요. 그 자전거 가치를 아는 또 다른 분이 매매를 원했고, 기어코 시가 차이 1,000만 원을 보고 되팔았지 뭐예요. 이를테면 자전거 구매 대행인데요. 지금은 금융뿐 아니라 자전거 부품을 거래하는 P2P, O2O 앱을 개발하고 있어요.”

미성년자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그녀가 초·중·고에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유학까지 다녀와 28살에 번 돈을 현재 중학생 아들이 하고 있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그러나 그만큼 사건·사고도 상당하다고 그녀는 푸념했다. 아들이 고가의 차익을 붙이려다 클레임이 들어올 때도 종종 있단다. 한번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다가 교통사고가 난적도 있다고. 그래도 아이에게 굳이 잔소리하지 않는다는 김 씨.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루 한 시간이라도 하게 하거나 공부하는 시간만큼 꼭 노는 시간도 할애해 준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저는 아들이 즐거워서 하는 일을 끝까지 해 본 후 그곳에서 자기만의 재능을 발견했으면 좋겠어요. 잘 노는 아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도 하고, 무슨 결과라도 내놓을 거라고 믿어요. 지금도 새벽 네 시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고 아침 햇살을 만끽하며 행복하다고 말하는 애인걸요. 자연과 교감할 줄도 알지요. 이렇게 아이를 키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대기업 전략가 20년 차로서 이 아이가 언젠가는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어떻게 키울 것인가

더군다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원하는 인재상은 모범생이 아니라 모험생이다. 모범생은 규격 안에서 최선의 답을 만들도록 키워진 아이들로, 정해진 틀을 깨려고 하지 않는다. 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취업하고 월급쟁이의 최고봉인 임원을 꿈꾼다. 지금까지 이것이 우리 사회가 원하는 엘리트상이었지만, 미래에는 다르다. 모험생은 규범과 규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은 위험을 피하지 않고 순종을 싫어한다.

앞으로 아이들에게는 인공지능을 이길 모험 지능을 계속 길러 줘야 한다고 그녀는 주장했다. 로봇 시대를 살아야 할 우리 아이, 과연 명문대 입시만 강요하는 오늘의 교육으로 될까? 아이를 기준대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기준으로 키울 것인가? 이는 순전히 부모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아이를 모범생으로 키우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아이마다 기질이 다 다르니까요. 그저 다른 길도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을 뿐이지요. 모범생에게 더 맞는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에게 맞는 양육을 제공해 주는 게 옳습니다. 제 큰 딸도 모험생보다 모범생에 더 가까운걸요.”

습관의 비밀

다만 모험생 교육은 불필요한 사교육비, 시간 소모, 잔소리와 공부 스트레스를 모두 해결해 주는 미래 교육의 답이라는 김현정 씨. 여기서 주목할 점은 그녀의 모험생 양육법이 맹목적으로 아이가 하고 싶은 대로 방임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부모의 어마어마한 인내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그녀는 저서 <똑똑한 모험생 양육법>을 통해 12년째 교육 전문가로 좌충우돌하며 정리한 ‘모험지능을 키우는 여덟 단어’를 공개했다. 모험지능을 키우는 여덟 단어로는 습관과 동기, 끈기, 몰입, 재능, 노력, 공감, 시간이 있다.

일단 일상의 시간표를 전복해 모험 거리를 만드는 모험생에게는 숙련된 습관을 길러 시간을 통제할 줄 아는 모험지능을 키워 줘야 한다. 정확한 습관을 가지고 빨리 부여받은 과업을 해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게 키포인트. 그렇다고 단기간에 공부 습관 만들기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자.

최고의 습관은 운동 습관이다. 가장 어려운 일중 하나가 머리 습관을 잡는 것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먼저 몸을 통해 습관을 형성해 본 아이들은 공부 습관도 좀 더 쉽게 잡는다. 몸으로 각인된 습관은 인생의 큰 고정자산이 된다.
 

카이스트 출신 김현정씨는 모범생보다 모험생 교육을 권했다.
카이스트 출신 김현정씨는 모범생보다 모험생 교육을 권했다.

아이의 습관을 잡는 게 유독 힘든 부모라면 하버드대학 MBA 출신이자 뉴욕타임스 기자인 찰스 두히그가 <습관의 힘>에서 소개한 습관의 비밀을 참고할 수 있다. 그의 습관의 비밀을 요약하면 습관은 신호, 반복 행동, 보상 세 가지 구성 요소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신호는 어떤 습관을 사용하라고 명령하는 방아쇠 역할을 하며, 이것이 반복 행동되며 그 행동의 결과로 보상, 즉 만족감을 느낀다. 이것이 되풀이되면 습관은 자동 반복하는 패턴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참고로 뇌가 새로운 습관 고리를 앉히는 데는 대략 21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는 어릴 때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어서 운동을 시작한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이 있었는데요. 첫날은 등록만 하고 수업을 구경하게 했어요.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시작하지 않더군요. 하는 수 없이 그 다음 주엔 운동화만 신고 앉아 있었지요. 그러다가 보고 앉아만 있는 게 지루했는지 드디어 복싱 글로브를 껴 보고 싶어 했어요. 이후 아이는 1년 넘게 복싱을 배웠답니다. 작은 습관이 만드는 커다란 결과란 누적된 소소한 승리들이 겹겹이 싸여 만들어지는 거예요. 아이의 습관을 형성하려면 아주 사소하고 작은 행동부터 시작하도록 하세요.”

동기와 끈기, 몰입

또한 동기는 단기적인 몰입을 통해 최상의 적기를 결정하는 신호탄이다. 동기 중에서도 ‘동기3.0’ 이론, 즉 창조적인 사람을 움직이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이 중요하다. 이에 무슨 일이든 아이에게 의사 결정권을 주라고 그녀는 조언했다. 아이의 자발적인 내재적 동기를 이끌어 줘야 하기 때문이란다.

물론 아이가 중장기 목표까지 갈 힘은 동기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견디는 힘, 끈기도 필요하다. 일상의 작은 스트레스를 견디고, 또 실수도 자주 경험하며 마음 근육, 회복 탄력성을 키워 주자. 단순한 끈기만이 아니라 열정적 끈기와 몰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요즘 아이들은 열정적으로 몰입할 기회가 없는 것 같다며 그녀는 안타까워했다.

“아이에게 책상 공부만 강요하지 말고 몰입의 기회를 제공해야 해요. 오늘부터 아이들에게 열정 리스트를 쓰게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초등학생 때 둘째의 도전 리스트는 여의도, 하남 등 유명한 라이딩 코스 전체를 완주하는 거였는데요.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오랫동안 꿈꿔 온 국토 종주를 하고 싶대요. 졸업 후 워킹홀리데이를 간다는 야심찬 계획까지 아이의 열정 리스트는 무한 확장 중입니다. 제 경험상 이는 매우 효과적이에요. 글만 쓰는 게 아니라 관련 자료를 같이 모아 붙이게 하는 것도 좋습니다.”

현명하게 게으른 엄마

재능은 충분히 길러질 수 있다. 부모라면 아이를 매혹할 주제를 찾는 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그에 맞는 훈련 메커니즘을 찾는 것이 주요 과제다. 성실한 노력은 게으른 재능도 압도할 터. 노력하는 척, 공부하는 척이 아니라 몰입의 경지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단순한 노력이 아니라 의식적인 훈련 방법을 길러야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1만 시간 동안 고도로 집중하고 몰입해야 하는 것은 애에게나 어른에게나 공통된 사항이다. 이어 공감은 이해로부터 비롯된다.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이고, 아는 것이 무엇인지가 이해의 시작이다. 자신을 먼저 이해하고 타인과 소통해 융합해 내는 공감 능력을 길러 주도록 한다. 모험지능을 키우는 마지막 단어, 시간. 시간을 통제하는 법도 익혀야 한다.

생산성 없이 시간만 소비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멈춰서 생각해야 한다. 중요한 일이 급한 일에 밀리지 않도록 시간을 배분하는 현명한 전략을 놓쳐서는 안 된다. 시간을 아이가 끌고 가도록 도와주도록 하자. 느리게 가야 빨리 갈 수 있다.

“저는 엄마들이 좀 게을렀으면 좋겠어요. 가사와 아이들 학업 매니징까지 분 단위로 바쁜 게 오늘날 전업주부의 일상이지요. 이때 주변을 단순하게 만들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어요. 저 역시 참 많은 물건을 버리고 정리했습니다. 가사를 가전제품에 맡겨 저축된 시간에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지요. 현명한 게으름이 시간을 선물해 준 셈이에요. 집에 돌아온 아이들 얼굴을 보고 미소 짓고 눈 한 번 맞춰주며, 아이들의 고단한 하루를 읽어 주는 여유를 비축해 봅시다. 느슨하고 여백 있는 일상 속에서 모험생은 자라니까요.”

[모험생을 만드는 다섯 가지 습관]

1. 작게 쪼갠다
작은 습관으로 시작하면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승리들을 자주 맛볼 수 있다. 시작 전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 운동 습관부터 잡는다
운동을 하면 기억력과 사고력을 주관하는 전두엽이 커지고, 뇌세포 생성뿐 아니라 인지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3. 공부 습관은 사소하게 시작한다
큰 목표를 작은 목표로 쪼개자. 목표를 한 달로 나누고, 다시 일주일로, 그리고 하루로 쪼개는 것이다. 작은 목표를 이룰 때마다 성취감이 공부 습관을 굳히는 최고의 자원이 된다.
4. 노는 습관이 창의성을 만든다
모험생들은 혼자 놀기의 대가들이다. 혼자 부스럭거리고 뒹굴뒹굴 하며 멍 때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뇌를 쉬게 해야 창의성도 싹튼다.
5. 엄마의 습관부터 검토하자
자기는 옆으로 걸으면서 아이는 앞으로 걸으라는 부모들이 있다. 자신의 습관도 고치지 못하면서 아이의 습관을 잡으려고 든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 잔소리하는 습관부터 고치면 어떨까?


[Queen 송혜란 기자]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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