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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지존파' 19년 만에 법정에 ··· 법원 '무죄' 선고
'제2의 지존파' 19년 만에 법정에 ··· 법원 '무죄' 선고
  • 김원근 기자
  • 승인 2019.03.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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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부녀자를 납치해 돈을 빼앗고 성폭행을 저질러 '제2의 지존파'로 불렸던 60대 남성에게 범죄 입증 부족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권희)는 27일 사문서위조·불실기재여권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모씨(62)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이씨의 또다른 혐의인 성폭력처벌법상 특수강도·특수강간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는 1999년 서울 강남 일대에서 여성들을 납치해 돈을 빼앗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4인조로 범죄를 저질렀는데, 1994년 부녀자를 납치해 살해한 지존파의 범행 수법과 유사해 당시 언론에선 '제2의 지존파'로 부르기도 했다. 나머지 3명은 그해 모두 검거돼 징역 13~17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납치된 여성의 카드로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혀 방송되는 등 수사망이 좁혀오자 1999년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2017년 다시 한국에 들어와 체포됐는데, 15년인 공소시효가 만료됐다고 생각하고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 과정에서 이씨는 사문서를 위조하고 위조 여권을 만들어 해외로 도피한 혐의 등에 대해선 인정했다. 다만 문제가 된 특수절도·특수강간 등 혐의에 대해선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씨는 범행에 가담한 적이 없다면서도 부정한 방법으로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로 도피했고, 강도 피해자의 카드로 돈을 인출했다"며 "이를 보면 이씨가 범행에 가담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피해자는 범인의 목소리만 들었지 얼굴은 본 적 없다고 진술했다"며 "당시 공범 3명은 모두 최근 법정에서 이씨가 절도·강간 범행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일치하는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씨가 귀국해 당시 공범들과 접촉하거나 증언 내용을 회유했다고 볼 정황은 드러나지 않는다"며 "증거에 따르면 당시 공범들은 해외로 도망간 이씨가 우두머리로서 범행을 주도한 것처럼 뒤집어 씌워 자신들은 형량을 낮게 받으려 한 정황도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범행에 실제로 가담했다면 신분이 노출될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돈을 인출하지 않았을 것이고, 강간 피해자는 사후에 목소리로 범죄자를 특정할 때 이씨가 아닌 다른 사람을 특정하기도 했다"며 "이씨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하라'는 원칙에 따라 이씨의 특수강도·특수강간·자동차관리법위반 등 혐의에 대해선 범죄의 입증이 부족하다 보고 무죄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인정하는 혐의에 대해선 "돈을 인출하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돼 범인으로 지목되자 위조 여권을 만들어 도피해 장기간 수사를 방해했다"며 "그로 인해 수사가 지연되는 등 죄질이 좋지 않기에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Queen 김원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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