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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척 워킹맘으로 안방 노크‘여왕 시리즈’ 단골 김남주
억척 워킹맘으로 안방 노크‘여왕 시리즈’ 단골 김남주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11.1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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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마다할 사람이 있을까. 그 빛나는 이름을 두 번이나 가지게 된 여자,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로 또 대한민국 여배우로 살아가고 있는 김남주다. 2009년은 그녀에게 잊지 못할 한 해였다. 늘 CF 속에서 도도하고 깔끔한 이미지만 선보여온 그녀가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는 어떻게든 남편을 승진시키려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캐릭터로 분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김남주의 실제 성격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몰입력을 보여주었던 그녀. 드라마를 계기로 실제로도 털털한 성격에 남편 사랑이 지극하다는 것이 알려져 대중의 호감을 사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이제 ‘역전의 여왕’으로 다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여왕 시리즈는 나 아니면 안 돼”
‘내조의 여왕’을 마치고 1년 넘게 휴식을 취하는 동안 여러 시나리오와 드라마 출연 제의가 들어왔다. 그녀는 지금의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일까.
“사실 역전의 여왕을 기다렸어요. 다른 작품은 생각해보지도 않았죠. 여왕 시리즈가 내 것이라고 생각하니 다른 사람이 배역을 맡으면 왠지 질투가 날 것 같았어요(웃음).”
전작이 아무리 인기가 있었다지만 연달아 두 번째 시즌에 참여하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을 이어가는 주연이 그녀 혼자라는 점도 어깨를 무겁게 한다.
“사실 굉장히 부담스러워요. 전편보다 덜 웃기면 뭐라고 할 것 같고 더 웃기면 오버한다고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선을 지키는 게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고민 가운데서도 그녀가 출연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 김승우의 격려가 가장 컸다. 내심 아내가 다양한 연기를 해보길 바랄 수도 있겠지만 아내가 잘하는 역할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승우 씨가 하는 말이 ‘개그맨도 아닌데 왜 웃기는 것을 갖고 고민하냐’는 거였어요. 나중엔 1회 대본을 보더니 ‘이건 당연히 네가 해야 한다’고 하는 거예요. 평소에 자기 대본도 잘 안 보는 사람이 말이죠. 근데 그 말이 정말 맞더라고요. 그냥 예전처럼, 나처럼 연기하자고 생각했더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김남주가 코믹한 이미지로 굳어질까 염려하는 마음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내의 의사를 존중해줄 때가 더 많은 김승우다. 김남주 역시 남편이 어떤 마음으로 걱정하는지 알지만 자신은 “코믹도 잘하고 멜로도 잘한다”며 웃어 보인다.
‘역전의 여왕’에서 그녀는 전작과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다.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떠났다가 5년 후 남편의 실직으로 예전 직장에 계약직 사원으로 들어가는 황태희 역으로 분했다. 이번에 맡은 캐릭터를 두고 그녀는
“예전보다는 조금 유식한 구석도 있지만 비슷한 면이 더 많아 드라마를 보면서 은연중 ‘내조의 여왕’ 때 모습이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칼같이 냉정한 극중 모습은 실제와도 비슷한 부분이다. SBS 공채 탤런트 4기 출신인 그녀에게 선배들은 후배들 군기반장 역할을 떠넘기기도 했다고.
“당시 선배들이 제게 사랑의 매를 건네줬어요. 제가 서열이나 예의를 따지는 편이라 후배들을 많이 괴롭히기도 했는데 그렇다고 이유 없이 못되게 구는 건 아니에요.”
또한 드라마에서 결혼을 꿈꾸는 모습의 상당 부분은 그녀 역시 공감하는 바다. 그녀도 무엇보다 가정과 남편이 가장 소중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신인시절부터 지금까지 일과 가정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하면 전 늘 가정을 택하겠다고 말해왔어요. 어쩔 수 없지만 한국 사회는 남자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서는 구조잖아요. 전 남자가 잘되어야 가정이 화목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남편이 잘 벌어오면 집에서 편하게 있을 수 있으니까 좋지 않나요(웃음)?”

촬영 중 아이들 생각에 눈물 흘려
요즘 김남주는 대부분의 시간을 드라마 녹화현장에서 보내고 있다. 예전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건 당분간 어쩔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드라마 첫 방영을 앞두고 제작센터에서 나흘 정도 꼬박 밤샘촬영을 할 때면 특히 아이들 생각이 더 난다고.
“대화할 수 있는 나이로 아이들이 점점 자라다 보니 예전에 드라마 촬영할 때보다 떨어져 있는 게 더 힘들더라고요. 엄마 손길이 가장 필요한 나이잖아요. 저 없는 사이에 훌쩍 커버리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촬영장에서 눈물이 막 났어요.”
당당하고 털털한 모습만 있는 줄 알았는데 보기보다 여린 마음을 가진 그녀다. 하지만 다른 워킹맘들과 마찬가지로 일도, 육아도 모두 잘해내고 싶은 것이 그녀의 욕심이다.
“드라마를 촬영하는 3∼4개월 동안만 떨어져 있으면 된다고 좋게 생각하려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이 모습이 옳은 것 같아요. 나중에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이 정도 희생은 필요하겠죠.”
김승우 역시 최근 영화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아내 챙기는 일은 잊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먹을거리를 사들고 촬영장을 직접 방문해 함께 주연을 맡고 있는 정준호에게 “감독님께 잘 말씀드려서 집 좀 보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올해로 결혼 6년 차인 그녀는 요즘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남편에 대한 생각이 더 깊어졌다. 함께 연기하는 정준호가 하는 대사를 듣고 있노라면 직업은 달라도 “우리 남편도 저렇게 마음고생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고.
“해가 거듭되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가장으로서 남편이 참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끔 어깨가 처져 있는 것도 눈에 띄고요. 그래서 내가 일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남편을 아끼는 마음이 극진한 김남주는 “내 남편 기죽는 것은 싫다”고 당당하게 외친다. 아내보다 조금은 소심한(?) 남편 때문에 잔소리조차 아끼고 살 때가 많지만 그래도 남편의 자존심만큼은 지켜주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하루는 수중에 돈이 하나도 없는데 승우 씨가 돈이 필요하다고 하는 거예요. 돈 없다고 잘라 말할 수도 있었지만 차마 그렇게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남편 모르게 따로 묶어놓았던 돈을 깨서 챙겨준 적이 있어요.”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지금이 더없이 행복한 김남주. 그녀는 인생에 있어 역전의 순간을 ‘내조의 여왕’에 출연했을 때로 꼽는다. 남들 눈에는 CF스타로 전성기를 누렸을 당시 그녀는 연기를 할 수 없어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2001년 ‘그 여자네 집’으로 유명해진 다음에 계속 CF만 찍다 보니 ‘연기력도 없는 CF배우’라는 말을 듣기도 했어요. 배우로서 위치도 낮아지고 스스로 ‘배우 김남주’라고 소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남편 때문에 집에 남자배우들이 찾아와도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냥 아내이자 엄마로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내조의 여왕을 하게 되면서 연기자로 눈을 뜨게 됐죠.”
남편과 가족의 든든한 지원 속에 배우로서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김남주. 지금까지 늘 당당함이 아름다운 여자로 살아왔듯 아내이자 엄마로, 여배우로 늘 변치 않는 모습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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