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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넘어선다” 배우 유준상이 사는 법
“나는 나를 넘어선다” 배우 유준상이 사는 법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0.12.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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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박수를 받기까지 배우는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 많아… 좋은 작품이라면 어떤 배역이든 준비되어 있다”

자신을 제대로 볼 줄 아는 배우, 유준상.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냉철하게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고 하는데 이 남자만큼은 예외로 두고 싶다. 1995년 SBS 공채로 데뷔한 그는 쉼 없이 자신의 영역을 세우고 넘어뜨리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올곧게 배우의 길을 걸어왔다.
올해 마흔둘의 나이. 시간은 유독 그의 곁을 느리게 지나갔는지 세월의 큰 부침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늘 즐겁게 살려고 노력하는 그의 한 단면일 듯. 언제나 무대 위에서 더욱 에너지가 넘치는 그는 1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뮤지컬 ‘삼총사’ 연습에 한창이다. 지난해에 이은 앙코르 공연인지라 쉬엄쉬엄 할 법도 한데 그는 매일 열두 시간 동안 강도 높은 연습을 소화해내고 있다.
“안무며 노래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매일 아침부터 연습해요. 이미 한번 했던 공연이지만 오히려 할 것이 더 많더라고요. 편할 줄 알았더니 더 힘들어요. 저 스스로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는 매 순간을 즐기는 법을 아는 남자다.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오늘 한번 신나게 공연해야지”라고 다짐하며 자신을 어루만지고 무대에 오른다.
“무대에 올라가서도 그저 연습했던 공간이라 생각하고 공연에 임하는 편이에요. 무대에서는 관객들이 함께하니까 더 신이 나서 열심히 하게 되죠.”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보는 배우
2010년은 유준상의 연기력의 깊이와 잠재력을 가늠해보는 시간이었다. 두 개의 영화(하하하, 이끼)와 두 개의 뮤지컬(잭더리퍼, 삼총사)을 거치면서 그는 ‘캐릭터를 위해 연기하는 배우’라는 공식을 확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덕분에 올해는 유준상의 진면목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려온다. 연기생활 15년 차 배우의 진면목을 이제야 발견했다니, 조금 섭섭할 법도 한데 그는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이제야 저를 더 알아봐주는 분들에게 서운한 감정은 딱히 없어요. 우스갯소리로 지금 나이 마흔 먹어서도 팬들이 많이 생기고 공연장까지 직접 찾아와서 좋아해주시니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웃음). 앞으로 오래 버텨야 하는데 좋은 발판을 만드는 계기가 하나 둘 생기는 것 같아 참 좋습니다.”
배우라면 누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주인공 자리에 욕심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는 자신 안에 갇히는 것을 거부한다. 작품 전체의 영역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고, 또 하나의 작품이라는 옷을 모두가 함께 입었을 때 어떤 디자인이 나올 수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그다.
“작품이 재미있으면 역할에 상관없이 같이 연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요. 전체적인 메시지도 있고 감동도 있어야 하죠.”
어느 일이든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배우에겐 오랜 시간의 활동이 외려 더 상황에 잠식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타성에 젖지 않으려 노력한다.
“매 순간이 활기차야 한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것이라도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좋게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하죠. 그러면서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것인지 스스로 다잡기도 하고요.”
늘 긴장하며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지점을 끊임없이 확인하기 때문일까. 그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의 세 박자를 잘 타는 배우 중 하나로 손꼽힌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각기 다른 장르에서의 경험이 서로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제가 드라마로 데뷔를 했잖아요. 촬영 때 시간이 지연되거나 예정된 부분이 사라지는 일을 겪다 보니 돌발 상황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자연스레 생긴 것 같아요. 연기의 재미를 느낀 곳이 드라마였지만 한계도 있었어요. 그런 부분은 영화에서 해갈하는 식이었죠. 나중에 선 뮤지컬 무대는 배우로서 꾸준히 훈련하고 준비하는 법을 가르쳐 줬어요. 이제는 유준상이라는 배우 안에 다양한 경험들이 모여 새로운 작업을 할 때 시너지 효과를 불러오는 것 같아요.”
남들은 하나 하기도 힘들다는데 그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의 재능을 맘껏 발산하고 있다. 매일같이 연습하고 자신을 곧추 세우는 그를 바라보고 있자니 한편으로는 워커홀릭이나 완벽주의자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저는 공연하는 배우니까 관객의 박수를 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생각해요. 배우로서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관객들도 눈치 채니까요. 예를 들어 제가 삼총사에서 전설의 검객인데 한번 휘두르는 칼에서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면 관객들도 저를 캐릭터 자체로 온전히 느끼게 되겠죠. 저도 관객의 마음과 통할 테고요. 삼총사는 이미 연기 경험이 있지만 더 잘하기 위해, 눈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저 자신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는 매번 “내가 부족하니 더 분발하자”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담금질한다. 자연히 그와 함께하는 후배들도 덩달아 스스로를 강하게 훈련하게 됨은 물론이다. 윗몸일으키기를 하루에 1천 개씩 하자는 그의 말에도 모두들 열심이라고. 그런 후배들의 모습에서 그는 더욱 의욕을 다진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 ‘잘 버텨야’
유준상은 평소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르거나 여행을 갈 때면 일기를 쓴다. 영화를 찍거나 연습에 집중하는 요즘 같은 때에는 도저히 여유가 나지 않아 건너뛰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모아둔 일기장을 헤아려보면 열 권을 훌쩍 넘는다.
“언제부턴가 스스로 1년 동안 일기 한 권은 꼭 쓰자는 약속을 했어요. 실제로도 딱 그만큼만 하고요. 올해는 이미 한 권 분량이 나왔기 때문에 요즘에는 잘 안 쓰게 돼요(웃음). 일기 내용은 시나 수필이나 마음 가는 대로 편하게 쓰는 편이에요.”
작곡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몇 달 전 방송에서 요즘 교향곡을 작곡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4분 33초까지 만들었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진행됐을까. 그는 “요즘에는 많이 시들해졌다”고 말하면서도 주머니에서 아이폰을 꺼내 자신이 만들었다는 다른 곡을 들려주었다.
“틈틈이 아이폰에 있는 미디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 만드는 작업을 좀 했는데 이것도 시간이 꽤 걸리더라고요. 이 곡은 네 시간쯤 걸려서 만들었어요. 제 머릿속에 있는 곡을 그대로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한 그는 음에 대한 감각이 탁월하다. 이날 들려준 자작곡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특기를 악기연주와 노래로 꼽을 정도로 실력 있는 그는 아내를 위한 곡만도 여러 개 만들었다.
이미 연예계에서 소문난 애처가인 그는 올해로 홍은희와 결혼한 지 8년 차다. 보통 부부들 사이에서는 그 정도 시기면 권태기를 느낀다고도 하는데 그에게는 해당사항이 전혀 없어 보인다.
“일단 권태기를 느낄 시간이 없어요. 서로를 존중하고 챙겨주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걸요. 아내가 요즘 라디오 DJ 하느라 바빠서 서로 스마트폰에 있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무전기 놀이 같은 걸 자주 해요. 제가 종종 라디오에 번호를 안 밝히고 힘내라는 문자메시지도 보내고요. 나중에 집에 와서 아내에게 이야기하면 잘했다고 하면서 서로 웃죠.”
서로 안팎으로 위해주고 도와주는 이들 부부의 이야기는 언제나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곤 한다. 홍은희는 한 인터뷰에서 “흉이 없는 사람”이라고 남편을 칭찬한 적이 있다. 그 말에 유준상은 “사실 그렇게 살라고 간접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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