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6일) 오후 EBS 1TV 시사교양 다큐멘터리 <다큐 시선>에서는 임신과 출산을 다룬 ‘너희가 임신을 아느냐’ 편이 방송된다.
# 유난 떠는 요즘 임산부들?
“자궁이 늘어났다가 출산 후 안이 비어 있어서 장기들이 쓸려갈 때마다 너무 아파요” 김혜연 씨(쌍둥이 출산). 누구나 다 엄마의 몸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임신과 출산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진 않는다. 미디어에서는 욱! 몇 번으로 임신의 고충을 말하고, 수 시간 진통의 고생 끝에 나오는 아기로 출산의 신비를 말한다.
그런데 임신에는 정말 그게 전부일까? 출산의 공포로 아기 낳는 이야기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덧으로 실핏줄이 터지고 피까지 토하는 임산부도 있다. 윙윙 거리면서 귀가 잘 안 들리고, 몸 구석구석이 착색돼 남모를 고충을 겪는 여성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 말하면 모두가 ‘유난 떤다’는 말로 일축하고, ‘엄마답지 못하다’고 핀잔을 준다. 이제, 진짜 임신에 대해서 말할 때다.
# 아기를 기다리는 열 달이 누군가에겐 영겁의 시간이다
“저도 으레 남들처럼 40주 잘 채워서 아기 낳아야지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될 줄 몰랐죠.” 정다희 씨 (31세). 많은 사람들이 열 달, 40주를 지나면 으레 아기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좀 다르다. 통계에 따르면 8명 중 1명은 유산을 경험한다. 그리고 유산의 위험이 높은 임신 초기를 지난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조산기로 출산하기 전까지 병원 생활을 해야 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자궁경부봉합술을 받는 여성도 100명 중 1~2명이다. 지금 유산이 진행 중인 건 아닌지, 몸에 무리가 간 건 아닌지 늘 노심초사하면서도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죄책감도 함께 짊어져야 하는 임산부. 그들에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 엄마이기 이전에 한 여성입니다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릴 때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유은정 정신과 전문의. 열심히 공부했고,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좋은 직장에 들어갔지만 임신을 하는 순간 삶은 180도 변한다. 조금 힘들어하면 ‘엄마가 그래서 쓰겠냐고’ 한 소리를 들어야 한다. 사회에서는 습관적으로 엄마는 이래야 한다는 모성 신화의 잣대를 댄다.
누구나 다 아이를 키우는데 너만 유난 떤다는 분위기는 임산부를 더욱 지치게 한다. 사회적 분위기는 물론 같은 여자에게도 배려 받지 못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저출산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때, 지금 대한민국은 임산부가 살기 좋은 나라일까? 우리는 지금 ‘공감’의 잃어버린 게 아닐까?
사회적인 현상에 대한 단순한 전달이 아닌 신선한 해석을 통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접근을 통해 생각의 여백을 제공하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EBS1TV ‘다큐시선’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출처 = EBS 다큐 시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