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흘러 다니다가 동해의 어느 갯바위에 이르러 해삼과 멍게 몇 토막을 앞에 두고 소주를 마신다.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해 맴을 돈다.
접착력이 오공본드 보다 더 센 고독은 한 잔 술에도 떨어질줄 모른다.
반병을 비울 무렵에야 콧노래가 나온다.
"바다가 육지라면 바다가 육지라면 배떠난 부두에서 울고 있진 않을 것을..."
안주를 손질하던 할머니 헤벌쭉 웃으신다.
이 넓은 백사장의 한 톨 모래알에 지나지 않는 몸, 기쁘거나 슬프거나 그저 소주나 한잔하며 사는게지.
할머니께 실없는 농을 던진다.
"할머니, 사람들이 저 보고 신성일 닮았다고 하던데."
"아녀, 자네는 영판 박노식이여."
'돌아온 용팔이' 박노식은 셈을 치르고 저물어 가는 해변을 걸으며 그날의 엔딩씬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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