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뉴스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 못잊어 회고록 펴낸 故손원일제독 미망인 홍은혜
[옛날 Queen 다시보기] 1991년 2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 못잊어 회고록 펴낸 故손원일제독 미망인 홍은혜
  • 양우영 기자
  • 승인 2020.05.10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91년 2월호

"다시 태어나도 내 남편 손제독과 결혼하겠어요"

남편은 바다를 지키기 위해 '신사해군'의 혼으로 살았고, 이제 그 남편을 떠나 보낸 아내는 님의 향기를 음미하며 회고록을 적었다. 남편은 아내의 가슴에 원만한 인격과 우렁찬 목소리로 남아 못다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 준다.

1991년 2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 못잊어 회고록 펴낸 故손원일제독 미망인 홍은혜1
1991년 2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 못잊어 회고록 펴낸 故손원일제독 미망인 홍은혜1
1991년 2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 못잊어 회고록 펴낸 故손원일제독 미망인 홍은혜2
1991년 2월호 -화제인물/사별한 남편 못잊어 회고록 펴낸 故손원일제독 미망인 홍은혜2

 

사랑했던 님이 떠난 지 11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님의 향기는 홀로 남은 부인 홍은혜 여사의 영혼으로 스며들어 끊임없는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내고 있다.

지난 80년 2월15일 72세를 일기로 운명한 홍여사의 남편은 초대 해군 참모총장을 거쳐 국방부장관, 서독대사 등을 지낸 손원일제독으로, 해군의 혼에 살아 숨쉬는 인물이며 국군의 현대화를 이룩한 장본인으로 기억되고 있다. 

손제독은 제독의 지위보다 높은 장관직도 거쳤지만 정작 장관보다는 제독으로 불려지길 원했다고 한다. 홍여사 역시 같은 생각인데, 간혹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할 때는 여느 부인이나 마찬가지로 '우리 영감'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그가 영원히 제독으로 남고자 하는 것은 명예를 존중하는 해군의 전통이기도 하겠지만 손제독이 평소 '해군은 신사라야 한다'는 지론과 함께 그 역시 영원한 신사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 

이미 고희의 연륜을 넘긴 홍여사는 남편의 가르침대로 3형제를 남부럽지 않게 키웠다. 이제는 여생을 하나님의 은총 속에 남편에 대한 그리움으로 살고 있다. 

그 그리움은 이야기가 되어 손원일제독 회고록, '우리들은 이 바다 위해'로 결실했다. 처음에는 남에게 구술하여 원고를 적을 생각이었으나 "그게 내 마음 같지 않아서"직접 펜을 들었다.

돋보기 안경 너머로 깨알 같은 글씨를 하나하나 적을 때마다 남편에 대한 그리운 정이 소록소록 쌓여 빈 방을 가득 메웠다. 남편과 결혼 당시를 추억하며 두손을 가슴에 포개는 홍여사의 모습은 맑은 심성을 그대로 간직한 열아홉 처녀였다. 

"그때가 1936년 11월 하순으로 내 나이 열아홉인데 이화전문 음악과 예과를 마치고 본과 1학년에 다니고 있었어요. 정동교회에 나가 성가대원으로 활동했는데, 한번은 친구가 남자를 소개해 줘요. 그래서 나는 공손하게 인사를 했는데 이 남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아래 위를 훑어보더니 그냥 가버리는겁니다. 사실 그때까지 내앞에서 그토록 뻣뻣하게 나온 남자는 처음이라 자존심이 상해 화가 났죠"

그때 손원일 청년은 27살의 노총각이었는데 홍은혜씨를 처음 만나기 전에 그의 어머니가 성가대석에 있는 홍은혜 처녀를 보고는 이미 점을 찍어 두었다. 어머니의 독촉에 못이긴 손원일씨가 교회로 나가 첫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손청년은 쌀쌀한 태도에 굵직한 음성과 준수한 용모를 갖추고 있었는데, 홍처녀 역시 보기드문 미인인지라 두 사람의 가슴에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그해 크리스마스 때 그 집안에서는 가족회의를 열어 나를 며느리로 결정했던가 봐요. 방학이 되어 고향인 마산으로 내려가니 정식 청혼이 들어왔어요. 사실 그때는 결혼보다 공부가 더하고 싶어 혹시 공부를 계속 못하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도 들었어요"

그래서 홍씨는 "졸업할 때까지 3년을 기다려주면 약혼을 하겠다"고 제의하자 손씨 집안에서 쾌히 허락했다. 두 사람은 이듬해 2월6일 밤에 약혼식을 올렸는데 홍은혜학생은 기숙사를 살짝 빠져 나왔다.(중략)

 

Queen DB

[Queen 사진_양우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