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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73
[연재] 김도형의 사진과 인생 #73
  • 김도형 기자
  • 승인 2020.04.08 0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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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도형, 인스타그램(photoly7) 연재 포토에세이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인스타그램: photoly7)
사진작가 김도형의 사진- (인스타그램: photoly7)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싶다는 말씀을 아버지께 드렸어

변변찮은 시골살림에 재료비가 수월찮게 드는 사진공부를 아버지는 망설이지 않고 허락을 하셨지

아버지가 그러시기에는 몇가지 사연이 있었어

전에 얘기했듯이 1983년 전국민 주민등록증 일제갱신 기간에 증명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에 구름같이 몰려온 사람들을 아버지가 목격하고 사진기술이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제일 큰 이유였지

그다음으로는 내가 사진잡지에 출품을 하고 입선여부의 결과가 책발간 전에 집으로 먼저 배달되어 왔는데 그 수많은 엽서에 선명히 찍혀있던 '입선' 이라는 빨간색 도장도 한몫 단단히 했어

마지막 한가지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막내누나의 포트레이트를 집 뒤산 언덕에서 찍었는데 사진을 보신 아버지가 감탄을 금치 못했던 일이었지

그당시 시골사람들의 인물사진에 아웃포커스라는 개념이 어디 있었겠어

배경과 인물의 초점이 전부 쨍하게 맞은 팬포커스 사진뿐이었지

나는 렌즈의 조리개를 개방해 배경을 확 날려찍었어

사진이 나오자 모델이었던 누나를 비롯한 사람들이 마치 잡지사진 같다며 놀라워 했지

합격 불합격은 나중 문제고 나는 일단 담임선생님께 중앙대 사진학과에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원서를 사러 서울로 갔어

촌놈이 서울이라고는 어릴때 아버지와 친척 결혼식에 올때 한 번 와보고는 처음이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보니 동서남북이 어딘지 모르겠더군

터미널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니 이상하게 논밭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어

종점에 가서야 반대로 가는 버스를 탄 사실을 알았지

나중에 보니 거기는 과천 어딘가 였어

다시 돌아가 원서를 사서 바로 집으로 내려왔어

원서를 들고 담임선생님께 갔더니 옆에 앉아보라 하시더군

내게 진학전문잡지 '진학'을 펼쳐보이며 내년 학년도부터 부산의 경성대학교에도 사진학과가 개설되니 차라리 경성대를 지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셨어

Why not? 왜 안되겠어, 오히려 더 잘되었지

중대는 실기가 80%를 차지하지만 워낙 경쟁률이 세서 합격을 장담하기 힘들었고 설사 합격하더라도 학비외의 부대경비가 너무 많이 들수 밖에 없어 부담이었지

위 사진이 바로 내 누나를 찍을때 사용한 아웃포커스 기법으로 찍은거야

어린소에 초점이 맞고 만발한 벚꽃은 날렸지

요즘들어 옛날 필름 사진들을 다시 보니 색감이 참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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