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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이끈 민갑룡 경찰청장, 32년 제복 벗는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끈 민갑룡 경찰청장, 32년 제복 벗는다
  • 류정현 기자
  • 승인 2020.07.23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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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이임식
민갑룡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민갑룡 경찰청장(54)이 23일을 끝으로 32년간 입었던 경찰관 제복을 벗는다. "무색무취하다"는 목소리가 청장 지명 당시 경찰 내부에서 나왔지만 재임기간 존재감과 장악력을 발휘한 수장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경찰의 '66년 숙원'이었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이끌어내는 데 크게 기여한 점이 돋보인다.

◇文정부가 임명한 첫 '경찰수장'


경찰청은 23일 오후 4시40분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 문화마당에서 민갑룡 청장 이임식을 연다. 경찰청 주요 간부를 비롯한 약 10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 청장은 이임식에서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소회를 밝힌다. 2018년 7월24일 청장 업무를 시작한 그는 731일간 임기를 모두 채우고 명예롭게 경찰을 떠나게 됐다.

민 청장은 문재인 정부가 처음으로 임명한 경찰수장이다. 제21대 경찰청장인 그는 전임 이철성 경찰청장과 곧잘 비교되곤 했다. 이철성 전 청장은 순경부터 청장까지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11계급을 모두 거친 '입지전적인 청장'이었다. 반면 민 청장은 경찰 내부에서 '모범생'으로 불릴 정도로 엘리트 코스만 밟았다. 

전남 영암 출신인 그는 경찰대 4기로 졸업한 뒤 1988년 경위로 임용됐다. 서울 송파경찰서장, 광주경찰청 제1부장, 인천경찰청 제1부장을 역임했고 경찰청 혁신기획단과 수사구조개혁팀 등 태스크포스(TF, 전담조직) 부서에서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인 2016년 하반기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승승장구했다. 그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 차장(치안감)으로 발령받았고 불과 1년 1개월 만인 2017년 12월 치안정감 요직인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했다.

6개월 뒤엔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에 내정됐다. 문재인 정부의 치안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내정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특유의 일 처리로 조직에 긴장감"

지방경찰청장을 못한 경력은 민 청장의 약점으로 거론됐다. 지방청장 경험 없이 청장이 된 사례는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조직 장악력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수뇌부에 포진한 경찰대 1·2기 선배를 상대로 보고를 받고 지시도 내려야 했다.  

경찰청 고위 관계자들은 "민 청장이 특유의 일 처리 방식으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고 말한다. 민 청장은 보고서를 꼼꼼하게 살펴본 뒤 '피드 백'을 강하게 주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허투루 작성한 보고서에는 불호령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후임 김창룡 청장이 지명된 임기 막바지에도 부실한 보고서는 대충 넘기는 법이 없었다.

올해 1월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경찰은 '66년 숙원 실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수사권 조정안 핵심 내용은 △검사의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부여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 제한이다. 특히 지난 66년간 검찰의 지휘를 받던 경찰은 수사권 조정 방안이 시행되면서 독자적인 수사의 틀을 마련하게 됐다.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을 놓고 검찰과의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찰의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그는 국정감사나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5월 경찰 내부 게시판에 '수사권 조정은 국민의 오랜 요구'라는 글을 올려 검찰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검찰 내부에서 수사권 조정 반발기류가 확산하던 시점이었다. 그가 청와대 신임을 얻은 '힘 있는 청장'이라 이 같은 발언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경찰 안팎의 전언이다. 

◇'버닝썬 사건'으로 현장 관리력 의심받기도

재임 기간 '박사방''n번방''버닝썬''고유정 살인 사건' 등 굵직한 사건·사고도 잇달아 터졌다. 지난 2019년 버닝썬 사건으로 곤혹스러운 상황도 직면했다. 서울강남경찰서와 업주 간 유착 의혹으로 경찰 비판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경찰관과 업주 간 유착은 뿌리 깊은 관행이나 다름없어 민 청장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 그는 현장관리 능력을 의심받았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강남경찰서 주요 인력 상당수가 물갈이되며 현장의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 현장과 소통하는 민 청장의 방식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과 함께 경찰개혁의 핵심으로 주목받았던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 했으나 결실은 보지 못했다. 자치경찰제 전국 확대 도입을 위한 '경찰법 전부개정안'은 지난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마련됐다가 20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폐기됐다.

민 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지 못해 아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수사권 조정 후속작업과 자치경찰제 도입은 후임자의 과제로 남은 셈이다. 후임 경찰청장 후보자로 김창룡 부산지방경철청장이 지명됐고 김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실상 '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이르면 이임식 다음 날인 24일 취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 청장은 퇴임 후 최근 농업기술인 '스마트 팜'을 공부하고 싶다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Queen 류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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