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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사각지대 '커피숍' ... 대부분 마스크 안 쓰고 대화
방역 사각지대 '커피숍' ... 대부분 마스크 안 쓰고 대화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0.08.04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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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커피전문점(할리스커피 선릉역점)에서 3일 낮 12시 기준 1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다중이용시설 내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파가 몰리는 다중이용시설 특성상 확진자가 1명이라도 발생하면 대규모 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지난 5월 초 발생한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대표적인 사례다.

할리스커피 선릉역점은 다중이용시설이지만, 방역당국이 지정한 고위험 시설에는 빠져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커피를 마시거나 마주 보며 대화를 나누는 고객이 많지만, 그동안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았다.

현재 방역당국이 지정한 고위험군 시설 12종은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단란주점 △실내스탠딩공연장 △실내집단운동시설 △뷔페 음식점 △다단계판매업 △유통물류센터 △대형학원이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아직 고위험 시설로 지정되지 않았지만, 유행 상황에 따라 언제든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커피숍은 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느슨한 감시가 이뤄지고 있는 방역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유흥시설이나 뷔페 음식점 이용자보다 경각심이 느슨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감염이 제2의 이태원 클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만큼 역학조사 범위가 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은 홍천 캠핑장 확진자와 할리스커피 선릉역점 지표환자(첫 확진자)가 지난달 22일 같은 시간대에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공간에 함께 머문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를 전파한 감염원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커피숍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도 분명한다. 홍천 캠핑장 확진자는 서울 강남구와 강원도 홍천을 오가는 등 동선도 굉장히 넓다.

커피숍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김동현씨(40)는 "커피숍을 자주 찾지만 내부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했다"며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하지 못하면 굳이 찾을 이유도 없고 현실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것도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3일 브리핑에서 "최근 커피전문점, 식당, 캠핑장 등 신규 집단 사례에서 보듯이 불특정한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음식 섭취나 대화 등 마스크를 착용하기 어려운 경우는 언제든지 (코로나19가) 전파될 수가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은 다소 잠잠해졌지만 커피숍보다 더 위험한 장소로 식당이 꼽힌다. 밥을 먹으려면 마스크 벗어야 하고, 방역당국이 강조하는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기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발표한  '식사시간 2부제'와 '식탁 위 칸막이 설치' 등 식당 방역대책이 고속도로 휴게소나 공공기관, 학교, 대기업에서 가능하지만, 일반식당에선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옥외영업 확대, 배달·포장 권장도 식당 특성에 따라 지키기 어려운 곳이 많다.

매출 감소와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일반식당에선 칸막이 설치가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고기를 굽는 식당은 구조상 식탁 위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게 아예 불가능하다. 음식점 식탁에 칸막이를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혼밥(혼자 밥을 먹는 것)을 권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식당마다 온도차가 존재한다.

칸막이 설치가 어렵다면 좌석 간격을 넓히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손님 줄어들어 업주들도 울상이다. 양꼬치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동민(40)씨는 "긴급재난지원금 덕분에 8월까지는 손님이 계속 찾아올 것으로 보이지만, 9월 이후가 문제"라며 "코로나도 걱정이지만 매출 하락으로 월세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게 더 무섭다"고 하소연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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