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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호흡으로 아침을 여는 남녀 박상권·손정은 앵커의 ‘뉴스 밖 인생’
환상호흡으로 아침을 여는 남녀 박상권·손정은 앵커의 ‘뉴스 밖 인생’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04.1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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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6시 숨 가쁜 뉴스 현장을 함께 이끌어가는 박상권·손정은 앵커. 젊은 에너지가 물씬 느껴지는 두 사람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침이 상쾌해진다. 호흡을 맞춘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매일 얼굴을 마주하다 보니 딱딱한 선후배라기보다 오누이처럼 친밀한 느낌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을 한남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역시 자리에 앉자마자 이들이 가장 먼저 꺼낸 대화는 뉴스 이야기였다.

Part1  출근길 열어주는 두 앵커
뉴스투데이로 사람들의 아침을 깨워주는 일에 보람을 많이 느낄 것 같아요.
박상권 저희끼리 농담으로 그래요. 우리의 기능은 ‘알람’이기도 하다고. 실제로 TV를 알람으로 맞춰놓고 주무시는 분들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이상 밝고 활기차게 하려고 노력해요. 
손정은 첫 멘트에 신경을 많이 써요. 사람들이 일어나 처음 보는 뉴스라고 생각하면 “안녕히 주무셨어요?” 같은 느낌을 주려고 해요.
새벽 4시까지 출근이라고 들었어요. 많이 피곤할 듯한데요.
박상권 보통 저녁 약속은 잡지 않지만 혹 잠을 제대로 못 잔 날이면 최대한 화면에 티내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사실 아침 뉴스가 보람은 크지만 힘들잖아요. 저희들끼리 파이팅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서 얼굴 보면 칭찬의 말을 자주 건네죠. “정은아, 오늘 의상 진짜 예쁘다”라고 말을 건네면 정은 씨도 “선배, 오늘 얼굴 좋아 보여요”라며 기분 좋게 화답하죠. 
손정은 “넥타이 좋은데요?”라는 사소한 말부터 “선배님 보기 위해 기다리는 시청자분들을 생각해보세요”라고 말하면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이런 점에서 환상호흡이라고 볼 수 있죠(웃음).
이른 시간부터 출근해서 남들과 생활패턴도 다를 것 같아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박상권 정말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밤 9∼10시에 자고 새벽 3시에 일어나니까요. 아침에 출근하려고 나오면 여의도에 있는 포장마차들이 그때까지 영업하고 있어요. 늦은 회포를 풀려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는 걸 보면 같이 껴서 마시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도 많죠. 그땐 내가 정말 남들과 다르게 살고 있구나 하고 느껴요.
손정은 낮잠 자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저녁에 약속도 잡아봤는데 체력이 안 되더라고요. 이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저녁 약속을 웬만하면 잡지 않죠.
박상권 우리도 저녁 시간에 약속도 잡고 놀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그러고 나면 다음날 아침 얼굴에 티가 나서 잘 놀지도 못해요.
손정은 맞아요. 얼굴에서부터 피곤한 기색이니까 시청자들에게 최선의 모습을 못 보여준다는 생각이 들어 ‘이건 아니다’ 싶었죠. 정말 중요한 약속 아니고는 안 잡으려고 해요.
박상권 이제 저희는 상대방 얼굴만 봐도 전날 뭐했는지 금세 알아채요. 저희도 느끼는데 시청자들도 느끼시겠죠.
얼핏 봐도 많이 친해 보이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박상권 엄청 친하죠. 정은 씨는 싹싹하고 활기 있고 적극적이면서도 예쁜 후배예요. 사람을 편하게 해줄 줄도 알고요. 어떤 사람은 좋아도 같이 있으면 불편해지기도 하는데 정은 씨는 배려심이 있어서 전혀 안 그래요. 정은 씨는 어때?
손정은 저 역시 하나도 안 불편해요.
박상권 그래도 내가 선배인데 조금은 불편해야지(웃음).
손정은 파트너십이 참 중요한데, 상권 선배와는 참 잘 맞는 것 같아요. 앵커로서도 베스트, 선배로서도 베스트죠(웃음). 
뉴스투데이를 진행하면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박상권 아침뉴스의 생동감은 정말 장난이 아니에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되죠. 오히려 이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요. 저희한테는 완성된 원고가 오는 게 아니라 반가공된, 심지어 가공되지 않아서 즉석에서 만들어내야 하는 뉴스도 있거든요. 앵커 멘트는 머리를 써서 멋지게도 고쳐보고 싶은데 저희는 읽지도 못하고 들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손정은 뉴스 중간 중간에 다른 뉴스가 들어오면 즉석에서 편집하고 고치고 하는데 가끔은 팩트만 가지고 애드리브로 할 때도 있어요. 한번은 상권 선배에게 놀란 적이 있는데, 짧은 시간에 뉴스 원고를 고치다 보니 오히려 문장이 더 엉망이 되었죠. 그런데 상권 선배가 그걸 즉석에서 멋진 문장으로 만들어 뉴스를 전하는데 정말 멋져 보였어요. 나도 저런 단계에까지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Part2  환상의 콤비, 서로를 이야기하다
첫인상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박상권 정은 씨가 신입사원일 때 남북통일 특집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을 부탁했어요. 녹음을 하는데 목소리가 굉장히 고급스러운 거예요. 저는 정은 씨에게 ‘실크 같은 목소리’라고 이야기해요. 부드러우면서도 묵직한 실크 있잖아요. 보통 아나운서들은 하이톤의 예쁜 목소리만 내려고 하는데 정은 씨는 중저음의 고급스러운 느낌이었죠.
손정은 제가 ‘뉴스투데이’에 선배 파트너로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어땠어요?
박상권 솔직히 반가웠지. 내가 만약 프로야구 구단주라면 선수들 중에서도 선호하는 선수가 있을 거란 말이에요. 처음 볼 때부터 왔으면 했는데 정말로 온 거죠. 하지만 처음에 느꼈던 정은 씨의 열정적인 에너지를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솔직히 들었어요. 사실 뉴스를 진행하다 보면 은근한 주도권 싸움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정은 씨와는 그런 트러블은 없었던 것 같아요.
손정은 욕심내기 시작하면 절대 파트너와 친하게 지낼 수 없어요. 멘트 하나 더 하고, 더 좋은 꼭지를 맡고 싶다고 파트너와 경쟁하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에요. 서로 튀려고 하다 보면 프로그램을 망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선배님은 무척 매너가 좋으세요. 제가 1년 차일 때 선배님은 10년 차셨으니까 제가 얼마나 애송이로 보였겠어요. 그런데 그런 대접을 전혀 안 하세요. “선배,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 기분 나쁠 수도 있는데 바로 수용하시죠. 그런 부분은 정말 멋지세요. 
박상권 선배니까 이렇게, 후배니까 이렇게 선을 긋다 보면 거리감이 쌓이는 거예요. 그걸 기분 나빠하고 고치지 않으면 내 손해죠. 특히 정은 씨는 아나운서다 보니 발음 교정에도 도움을 많이 주는 편이에요.
첫인상과는 달리 ‘의외인데’ 하고 느낀 적은 없었나요.
박상권 (박장대소하며) 이것도 장점인데요. 저는 지금까지 정은 씨를 무척 점잖은 사람으로 봤어요. 그래서 팀 야유회에 가서도 짓궂은 것은 시키기가 뭐했죠. 장기자랑 시간에 정은 씨 차례가 됐는데 트레이닝복을 입고서 이재영의 ‘유혹’을 부르는 거예요. 그것도 춤을 추면서.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는 모습을 보면서 깜짝 놀랐죠. 그때 ‘아나운서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라고 확실히 느꼈어요(웃음).
손정은 처음 뉴스를 맡으면 긴장도 하고 선배 앵커 눈치도 많이 보게 되잖아요. 한번은 뉴스 중간에 텀이 있었는데 갑자기 큰소리를 내며
‘으아∼’ 하고 기지개를 켜시는 거예요. 사람들 다 보는 앞에서요. 저는 너무 긴장해서 아무것도 못하겠는데, 뉴스 중간에 화장실도 다녀오고 하면서 할 일 다 하시는데 그 모습이 너무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Part3  미혼인 두 남녀의 싱글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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