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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잇it] 용산역 텐트촌 홈리스…코로나 시대 더욱 짙어진 편견·혐오
[EBS 다큐 잇it] 용산역 텐트촌 홈리스…코로나 시대 더욱 짙어진 편견·혐오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0.09.17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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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집 대신 텐트’ 용산역 아래 작은 숲엔 그들이 산다, 오늘(17일) EBS1TV 다큐멘터리 <다큐 잇it> 22회에서는 용산 텐트촌 홈리스 이야기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편이 방송된다.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은 하나의 사물(it)을 오브제로 정해 세상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잇(it)는 다큐멘터리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배우 김규리가 프레젠터로 진행한다. 

용산역 구름다리 아래, 멀리 보면 마치 작은 숲처럼 보이는 빈터에 ‘텐트’가 빼곡하게 들어선 이유는 무엇일까?

나무와 풀숲이 우거져 사람들의 눈길조차 닿지 않는 이곳에 텐트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7~8년 전. 이제는 그 수가 제법 늘어 20여 채에 달하다 보니, ‘텐트촌’으로 불리고 있는 이곳에는 홈리스(homeless)들이 살고 있다. 

삶의 무게가 켜켜이 쌓인 듯한 오래된 텐트부터, 캠핑장이 연상될 만큼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텐트까지. 휴식이 아닌 생존을 위해, 집 대신 텐트로 다리 밑에 터를 잡은 그들의 하루를 들여다본다.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 ‘평일엔 출근, 주말엔 봉사활동’ 편견 아래 가려졌던 그들의 삶

“남들과 똑같아요. 다만 한 가지 호주머니에 돈이 없다는 것뿐. 최소한 사회에 도움은 안 돼도 사회의 악은 되지 말아야죠.” - 용산 텐트촌, 거주 2개월 차 -

용산 텐트촌에 새로운 텐트가 세워졌다. 이름도 나이도 사연도 모르지만 텐트촌 안으로 들어온 이에게 말없이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이들. 앞서 터를 잡은 홈리스들이다. 2개월 전, 역시 다른 홈리스들의 도움을 얻어 텐트촌에 정착하게 됐다는 66세 구원위 씨. 건강 문제로 구직활동이 어려운 와중이지만. 이틀에 한 번 빨래할 만큼 누구보다 청결만큼은 유지하려 노력한다는데.

원위 씨 외에도 하루 5시간 공공근로를 통해 착실히 돈을 모으는가 하면, 자발적으로 무료급식소에 나가 1년째 봉사활동을 이어 나가는 등 빈곤한 삶 속에서도 음식이나 생필품 등을 서로 나눠주며 살아가고 있는 텐트촌 거주자들. 빈곤이라는 편견에 가려져 있던 홈리스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 홈리스 골든타임, 자활의지가 있어도 텐트촌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

“몸이 천천히 망가져요. 이 지하세계 생활이 오래 지속되면 벗어날 자신이 없어요.” - 용산 텐트촌 거주자 -

젊은 시절 중국집 주방보조로 생계를 유지하다 건강악화로 일자리를 잃고 홈리스가 됐다는 구원위 씨. 요즘 원위 씨의 고민은 하나. ‘시간’이다. 비록 길 위로 나온 삶이지만 아직 자활의 의지만큼은 여느 누구 못지않은 그다. 그러나 홈리스 생활 2개월, 치료 받지 못한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라도 구직활동을 하려 했지만, 생각지 못한 문제로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의 국적은 대만이다. 어릴 적 이혼한 부모님과 떨어져 홀로 생계를 유지하다 보니 국적 취득을 미뤄온 일이 화근이 된 것. 영주권이 없어 복지기관의 도움조차 받기 어려운 신세가 된 원위 씨. 그가 지금 가장 두려운 건 이곳 생활에 익숙해져 자활 의지가 막혀버릴 자신의 미래라는데... 그는 과연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다시서기를 할 수 있을까?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

◆ 찾아가는 목욕탕, 그곳엔 자원봉사자 대신 노숙인이 있다

“노숙인 스스로가 해야 할 역할들을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노숙 시간이 짧을 때, 이 사람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 홈리스 자활을 돕는, 찾아가는 목욕탕 운영자 이대유 씨 -

며칠 후, 원위 씨를 다시 만난 곳은 종각역 5번 출구 앞. 다른 홈리스의 소개로 매주 일요일 아침 이곳을 찾는다는 원위 씨의 얼굴에 좀처럼 보이지 않던 화색이 돌았다. 원위 씨가 홈리스 생활에서 가장 큰도움을 받은 곳 중 하나라는 이곳은, 폐차를 개조해 만든 ‘이동식 목욕탕’.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노숙인들 스스로가 먹을 것을 조리하고 식사 후 설거지를 하는 생소한 풍경이 펼쳐진다. 씻고 먹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라도 홈리스 스스로가 직접 나서서 해결할 때, 자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지가 마련된다는 이곳의 운영자 이대유 씨. 그는 홈리스들의 자립을 위해서는 의지와 ‘이것’에 대한 지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17일 목요일 오후 7시 45분에 방송되는 EBS<다큐it>‘용산 텐트촌 - 여기 사람 있어요’는 코로나 시대 더욱 짙어진 홈리스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 시선 너머,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의 용산 텐트촌 홈리스들의 삶을 들여다본다. 또한 사회의 일원인 이들의 진정한 자활을 위해 시급히 선행되어야 할 제도적 지원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본다.

[Queen 이주영 기자] EBS 세상을 잇는 ‘다큐 잇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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