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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가격 평년比 37% '급등' ... 장마로 52년 만 생산량 '최저'
쌀 가격 평년比 37% '급등' ... 장마로 52년 만 생산량 '최저'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1.01.11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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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급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가 이번에는 쌀 도매가격이 40% 가까이 올라 '이중고'에 놓였다.

정부가 비축미 공급에 나섰지만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쌀 부족으로 인해 가격이 오르면 '공깃밥은 1000원'이라는 공식을 깰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외식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쌀(20㎏) 평균 도매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9.4% 오른 5만6240원이다. 평년과 비교해서는 37% 비싸졌다.

쌀값이 '금값'이 된 이유는 지난해 '여름 장마' 영향이 크다. 역대 최장 장마가 전국을 휩쓸면서 쌀농사가 흉년을 맞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쌀 생산량은 350만7000톤으로 전년보다 6.4% 급감했다. 또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쌀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68년 320만톤 이후 52년 만에 가장 적은 양을 기록했다.

실제 쌀 소매가는 지난해 장마철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aT에 따르면 국내 쌀 평균 소매가격(20㎏)은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5만1000원 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7월부터 5만2000원 선으로 뛰더니 연말에는 6만원을 돌파했다. 7일 평균 소매가격은 5만9709원으로 지난해(5만1731원)보다 15.4% 오른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집밥' 수요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 정작 쌀 공급량은 50여년 전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박한울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지난 여름 긴 장마로 농가 쌀 생산량이 6%가량 감소하면서 도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며 "평균 소매가격도 함께 오르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가 서둘러 비축미 저장고를 풀었지만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제조업계도 일단 관망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쌀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급감한 쌀 생산량을 보완하기 위해 비축미 공급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선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두 차례에 걸쳐 정부 비축미 총 18만톤을 공급한다. 올해까지 시장에 단계적으로 공급할 총 물량은 37만톤에 이른다.

하지만 비축미 18만톤으로는 흉작 감소분을 상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중 쌀밥에 주로 사용하는 '산물벼' 분량은 8만톤(44%)에 불과한데다, 예정된 37만톤이 모두 공급되는 시점도 6월이어서 당장 수요를 만족할 수 없다는 계산에서다.

쌀 수요가 급증하는 설 명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점도 고민거리다. 농식품부가 이번 설 시즌 산물벼와 함께 떡이나 식혜 등 가공용으로 주로 쓰는 쌀 10만톤(2018년산 4만톤, 2019년산 6만톤)을 풀기로 했지만 수요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예상이 나온다.

최정탁 한국떡류제조업협동조합 전무는 "올해 쌀 작황이 좋지 않다보니 정부가 공급하는 가공용 쌀 지원 물량도 크게 줄어들었다"며 "어쩔 수 없이 외국산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질적인 측면에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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