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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CEO서 체리농부·화가로…서산 유병일씨 인생2막 ‘슬기로운 귀향생활’
[인간극장] CEO서 체리농부·화가로…서산 유병일씨 인생2막 ‘슬기로운 귀향생활’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3.22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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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이번주(3월22~26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36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체리 농부로 인생 후반전을 살아가는 충남 서산 해미면 유병일(64) 씨의 귀향일기를 그린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5부작이 방송된다.

◆ 잘나가던 CEO, 체리 농부가 되다!

충남 서산 해미면의 한 마을, 봄기운이 완연해지자 병일 시의 가위질에도 속도가 붙는다. 꽃눈이 움트기 전에 가지치기를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에겐 국산 체리도 아직은 낯선데, 따뜻한 남부 지방도 아닌 서산에서 처음 체리를 심고, 키우고 있는 유병일(64) 씨.

그는 8년 전, 자동차 부품회사의 CEO에서 체리 농부로 변신했다. 말단 영업사원에서 시작해 CEO까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기만 하던 그는 러시아 출장 중 각막이 벗겨져 실명 위기에 처했던 사고를 계기로 하던 일을 모두 접고 부모님 곁으로 돌아왔다.

신혼여행 이후로 여행 한 번을 함께 하지 못한 아내와 커가는 것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아이들이 마음에 걸렸지만 병일 씨는 부모님 옆자리를 택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아내는 고맙게도 남편의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그렇게 부모님 곁에서 인생 2막을 시작한 지 올해로 8년째다.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 부모님을 모신다는 것

돌아온 고향에서 다시 만난 부모님은 예전의 그 정정하던 모습이 아니었다. 한평생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아버지는 치매를 앓고 있다. 점잖았던 성정과는 정반대로 치매는 툭하면 역정을 내고 난폭해지는 형태로 찾아왔다. 설상가상 어머니까지 각종 노환과 대상포진으로 자리보전하고 누워계시는 날이 많다.

아무리 요즘 트랜드가 '효도는 셀프', '내 부모는 내가 모시는 시대'라지만, 몸도 정신도 성치 않은 양친을 초로의 남자 혼자서 모시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낮에 잠깐씩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힘에 부칠 때가 많다.

하지만 병일 씨, 늘 목에 걸고 다니는 하회탈처럼 그저 허허실실 웃으며 넘길 뿐이다. 주말마다 번갈아 내려와 주는 고마운 동생들이 있어 병일 씨는 다시 힘을 낸다. 이제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년, 나중에 후회 없이 보내드리기 위해 병일 씨는 오늘도 부모님 곁을 지킨다.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 반전 매력 가득한 이 남자가 사는 법

아침저녁으로 부모님의 식사와 약을 챙기고, 스케줄 맞춰 병원에 모시고 다니고, 잠자리를 봐 드리고…. 어디 그뿐인가 농사도 지어야 하는 이 남자, 그러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해가 훌쩍 저문다.

안 그래도 바쁘기 짝이 없는데 병일 씨는 그림도 그린다. 정식으로 그림을 배운 적은 한 번도 없지만 평생의 취미로 그려왔다는 병일 씨. 틈틈이 그려온 그림은 수준급 실력이다. 몇 번의 전시회도 개최했다. 아버지 팔순 때 선물로 그려드린 소 그림은 아버지가 기억을 잃어가는 와중에도 또렷이 붙들고 있는 소중한 작품이다. 귀향 후 마음에 맞는 지역 예술가들과 모임을 만들어 교류하고 마을 벽화사업에도 참여하면서 병일 씨는 화가로서의 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구순의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아들로, 아버지의 땅을 지키는 체리 농부로, 멋진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슬기로운 귀향 생활을 펼쳐가고 있는 병일 씨의 일상을 인간극장에서 따라가 본다.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 KBS 인간극장

오늘(22일)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8년 전 귀향해 체리 농사를 짓는 유병일(64) 씨, 구순의 동갑내기 부모님을 모시며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간다.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대상포진으로 고생 중인 어머니는 입맛이 없다며 병일 씨가 정성스레 차린 식사도 거부하시고…. 걱정스러운 병일 씨는 두 분의 방 앞에 이부자리를 깔고 잠을 청한다.

다음 날 아침, 아버지가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걸음을 떼 집 밖으로 나와 두리번거리는데, 반가운 손님이라도 오는 걸까?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병일 씨, 고향에서 살고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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