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08:40 (월)
 실시간뉴스
[인간극장] 전남 무안 ‘도연가마’ 박종현 & 박미나…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인간극장] 전남 무안 ‘도연가마’ 박종현 & 박미나…친구처럼, 때론 연인처럼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1.04.26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이번주(4월26~30일) KBS 1TV <인간극장>에서는 전남 무안 전업 도예가 박종현(56)씨와 특별한 연인 박미나(54) 씨 이야기를 그린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5부작이 방송된다.

자고나면 무섭게 오르는 물가와 집값, 주식과 가상화폐 열풍 속 모두가 남보다 더 풍요롭게 살길 바라는 시대, 오히려 가난을 꿈꾸는 남자가 있다. 박종현(56) 씨가 그 주인공. 가난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행복한 것이라는 남다른 생각을 지닌 그의 곁엔 특별한 연인, 박미나(54) 씨가 함께 한다.

어린 시절부터 가난하나 지조 있는 선비의 삶을 동경했던 종현씨. 물질적 가난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겠다 결심한 그는 다 무너져 가는 축사를 사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차근차근 변신시켜 본인만의 무릉도원, ‘도연가마’를 완성했다.

전업 도예가인 종현씨의 월수입은 60만원 남짓. 1인가구 한 달 평균 지출이 141만원인 시대니 턱없이 부족한 금액인데. 그러나 종현씬 이 정도면 생활비와 보험료, 자동차 유지비 등을 쓰고도 남아 저축도 하고 마음 맞는 친구에게 밥도 몇 번 살 만큼 충분히 풍족하고 여유롭다 말한다. 필요치 않은 것,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에 욕심을 내지 않기에 가능 한 삶이다.

이런 남다른 삶을 사는 종현씨는 평생 독신주의를 고집했었다. 그런 종현씨에게 8년 전, 귀한 인연 미나씨가 찾아왔다. 딸 셋을 낳고 화목한 가정을 이뤘지만 남편의 교통사고로 30대 후반의 나이에 사별한 후 딸들이 모두 성인이 될 때까지 오직 아이들만을 위해 살았던 미나씨는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유쾌한 종현씨의 매력에 푹 빠졌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생활을 통째로 바꿔야만 하는 결혼 대신. 주중엔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고 주말이면 만나 함께 지내는 친구 같고 연인 같은 관계를 선택했다. 종현씨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삶에 지치고 우울감이 심했다는 미나씨는 늘 여왕 대접해주는 종현씨 덕에  요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가성비와 효율성을 최고로 여기고, 너도 나도 부자를 꿈꾸는 시대. 세상과는 한참 동떨어진 삶을 살지만 가난해서 더 행복하다 말하는 종현씨와 그런 남다른 그를 세상에서 제일 존경한다 말하는 미나씨. 친구처럼, 연인처럼 행복을 가꿔가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 가난이 행복이라는 남자

매일 황소처럼 일하시는 부모님이었지만 그럼에도 늘 가난했던 집에서 태어난 박종현 씨. 어린 나이에 이웃집에 음식을 빌리러 다니고, 집에 우물이 없어 지게를 지고 물을 뜨러 다녀야 하는 힘겨운 시절을 겪었다. 고등학교도 겨우 졸업했을 정도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그의 삶이었지만 그는 한 번도 가난을 비관하거나, 슬퍼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바꿀 수 없는 운명이라면 차라리 즐기자며 청렴하면서도 자신의 뜻엔 대쪽같은 ‘가난한 선비’를 동경하고 꿈꿨다.

군대체질 소리를 들을 만큼 잘 했던 군 생활 후 안정적인 직장에도 취직 했지만. 단체 생활, 늘 그날이 그날 같은 무료한 일상이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 여긴 종현 씨는 33살에 직장을 그만두고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며 인도와 네팔 등을 여행했다. 조직생활보다는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고 온전히 자신만의 속도와 목표에 맞춰 살고 싶었던 그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인 35살에 도예과에 진학하며 비로소 꿈을 찾았다. 

충남 부여 출신인 그가 일가친척 하나 없던 전남 무안으로 내려온 건 분청사기를 빚기 가장 좋은 재료였던 무안의 황토 때문. 버려진 축사를 사 20여년 가까이 손수 조금씩 수리하며 지금의 도연가마를 완성했다. 차도구, 달항아리 등을 만드는 그의 한 달 수입은 60만 원 남짓.  1인 가구 평균 소비금액에도 한참은 못 미치는 금액이지만 이 정도면 생활비에 저축까지 하고 지인들에게 밥까지 사줄 수 있을 만큼 그에겐 늘 충분한 금액이다.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 서로의 '보톡스', 사부님 박종현 씨와 매니저 박미나 씨

깊은 산 속에 있어도 연못만 있으면 물고기는 알아서 들어온다는 종현 씨의 말처럼, 매주 금요일이 되면 목포에 사는 그의 연인 박미나 씨가 그를 찾아온다. 도예도 배우고 차도 마실 겸 친구 따라 ‘도연가마’에 처음 놀러왔던 미나씨. 마음이 통하고 말이 통하며 금세 친구가. 됐던 두 사람은 결혼으로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을 통째로 바꾸기 보다는 다르게 살아온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주중엔 각자의 집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고 주말이면 만나 함께하는 친구이자 연인 같은 삶을 선택했다.

종현 씨의 ‘도연가마’에만 오면 언제나 용기가 솟아나고, 그와 함께라면 늘 자꾸자꾸 웃게 된다는 미나 씨.매번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그에게 아직도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았단다.

늘 웃는 모습이 익숙한 미나씨지만 삶이 평탄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결혼 후 세 딸을 낳고 평생 행복할 줄로만 알았지만 막내딸 백일 무렵 남편이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면서 10년을 남편의 손발이 되어 지내야 했고. 또 한 번의 교통사고로 결국 남편과 사별하면서 세 딸이 모두 성인이 될 때까지 오직 자식들만을 위해 살았다. 막내까지 대학생이 되고 이제 할 도리 다 했단 생각에 맥이 풀리며 우울감이 왔을 때 운명처럼 만난 사람이 바로 종현씨였다.

힘겨웠던 시간을 보상이라도 받듯 휴식과 위로가 되어준 종현 씨. 늘 그에게 왕비 대접을 받으며 지내는 ‘도연가마’에서의 주말은 그저 행복이다.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 KBS 인간극장

◆ 비우니 채워지고, 욕심을 버리니 더 행복해지는…

1분 1초를 아껴가며 살아야 하는 복잡한 시대. 남들보다 더 많이 갖고, 남들보다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된 시대. 빠르고 편리한 전기 가마 대신 여전히 나무를 말리고 쪼개 불 앞을 지키며 때야 하는 장작 가마를 고집하고. 많이 갖겠단 욕심을 버리고 더 적게 가질수록 삶이 더 행복하다 말하는 종현씨.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았던 그의 삶에 친구 같고 연인 같은 인연, 미나씨가 들어왔고. 미나씨의 세 딸 역시 그를 엄마의 동반자로 받아들이며 함께 한다. 처음엔 종현씨를 탐탁지 않아 했던 미나씨의 어머니와 언니도 웃음꽃 활짝 핀 미나씨를 보며 이제 두 사람의 남다른 사랑을 응원해 준다.

봄꽃 띄운 막걸리 한잔이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고. 돈보단 감수성을 물려주신 어머니께 하루에도 몇 번씩 감사한다는 종현씨. 지금이 그에겐, 더할 것도 덜 할 것도 없이 마냥 좋은 봄날이다. 

오늘(26일) 인간극장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1부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청렴결백한 선비의 삶을 동경하며 독신으로 지냈던 20년 경력의 도예가 박 종현 씨는 8년 전, 친구 같고 연인 같은 귀한 인연인 미나 씨를 얻게 되었다.

결혼을 약속하기 대신에 주중엔 각자의 생활을, 주말엔 함께하는 생활을 살며 행복한 연애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달항아리 작업을 마무리 하던 중에 사고가 생기는데….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