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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후 섹스코미디 도전 팜므파탈로 변신한 김혜선과 Garden Date
다이어트 후 섹스코미디 도전 팜므파탈로 변신한 김혜선과 Garden Date
  • 매거진플러스
  • 승인 2011.11.11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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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보다 기온이 더 내려갔다지만 정원의 햇살은 더 없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화사한 붉은색의 원피스를 입고 들어서는 김혜선의 표정은 상기돼 있었다. 약간의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다양한 연기를 선보여 왔던 그녀였지만 최근 ‘이제까지 꿈도 꾸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을 감행했으니 무리도 아니다. 지난여름 촬영한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그녀는 생에 처음으로 섹시한 매력의 팜므파탈을 연기했다. 곧 방영 될 주말연속극 〈내일이 오면〉에서 역시 이제까지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독한(?) 배역에 도전한다. 이를테면 ‘남의 남편을 빼앗는 일’ 같은 것. 아이러니하게도 영화와 드라마가 같은 시기에 공개되면서 벌써부터 그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2의 전성기라고도 하지만 배우로서 김혜선에게 전성기는 따로 없었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연기로 꾸준히 팬들에게 다가갔고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사랑 역시 꾸준히 받아왔던 탓이다. 그런데 왠지 조용한 성격일 듯했던 그녀, 청산유수처럼 쏟아놓는 말 속에 악바리 같은 욕심이 담겨 있다.
“시청자들과 교감을 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보습을 보여주는 것이 배우의 몫이라 생각해요. 한 작품만 하는 것은 왠지 조바심이 나기도 하고요. 제 안에 있는 다양한 모습을 표출하고 싶은 욕심인가봐요(웃음). 열정이 많다고 봐주시면 좋고요.”

40대에 찾아 온 행운
데뷔 25년차, 이제 마흔이 조금 넘은 여배우의 호칭 앞에는 ‘중년’이라는 단어가 붙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왠지 요즘의 그녀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듯하다. 40대에 섹스코미디 영화의 주인공이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니까. 배우는 역할에 따라 변신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지만 그녀에게 이번만큼은 그 변신이 쉽지 않았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면서도 한사코 마다했던 노출 연기 탓이었다. 장르가 섹스코미디를 표방하는 만큼 이제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모험이기도 했고 기회이기도 했다.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하고 싶다’는 욕심이 교차하며 심각한 고민이 이어졌다. 기존 이미지와 너무 다른 역할인 탓에 소속사까지도 반대하고 나섰다.
“너무 모험이라는 반응이 대세였어요. 저 역시도 박헌수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주시기에 무심코 봤는데 ‘왜 답을 안주냐’고 해서 그때야 ‘저보고 하라는 거냐’고 되물었거든요(웃음).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보면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0대의 내게 이런 역할이 주어진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되기도 했고, 기회를 못 잡는 바보가 될 순 없었거든요.”
마음을 정한 후 그녀가 처음 한 일은 다이어트였다. 사실 이제까지 연기를 하면서 노출을 극도로(?) 꺼려했던 탓에 몸매가 드러나는 경우도 없었고, 건강했기에 굳이 다이어트의 필요성을 느낀 적은 없었다. 영화 제작진 쪽에서도 특별한 요구사항이 없었지만, 이왕 하기로 한 이상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발동했다.
“4월에 시나리오를 받고 촬영까지 남은 3개월 동안 1대1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운동을 했어요. 세끼를 다이어트 식단으로 준비해 도시락을 싸서 다녔고요. 정말 열심히 기쁜 마음으로 했지만, 회식 자리에서는 역시 힘들더라고요(웃음).”
변해가는 몸매를 볼 때마다 자신감이 생긴 것은 물론이다. 3개월 후 무려 10kg을 감량한 그녀는 스스로도 놀랄 만큼 변신에 성공했다. 영화 〈완벽한 파트너〉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한참 연하의 남자를 유혹하는 유명 요리연구가. 남자를 사랑하지만 유혹하기도 하고, 그의 아이디어를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연하남을 다독이면서도 자신의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노련함을 가진 여자에요. 저는 사실 그 부분이 참 고민이었어요. 누구를 유혹해 본 적이 없어서(웃음)…. 연기를 하면서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기도 했죠. 내가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요. 사실 이때까지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제 역할은 약간 우울한 캐릭터였잖아요. 아픔도 많고 심란하면서도 참고 속내를 숨기는…. 어쩌면 전통적인 한국의 여성 스타일이었죠. 실제 현실에서의 저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네 자매 중 맏딸이라서 책임감을 가져야 했죠. 하지만 의외로 밝고 욱하는 면도 있거든요. 세상을 살다보면 착하게 살 수만은 없으니까요(웃음).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극성스럽거나 억센 부분도 있고요. 양극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죠.”
최근 영화 포스터 촬영을 하면서도 현장의 분위기를 주도한 것은 그녀였다. 오히려 후배 연기자가 시선을 어디다 둬야할지 당황했을 정도란다. 노출신과 관련해서는 모두 감독에게 일임했다. 그녀가 할 일은 단지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뿐이었다.
“여자인데 당연히 노출 신에서는 쑥스럽죠. 그런데 나이도 있고 경력으로 커버가 된 것 같아요. 너무 쑥스러울 때는 ‘다 같이 벗고 하자’고 농담도 하면서 편하게 연기했죠. 왜 창피함이 없었겠어요. 더구나 전 그런 역할을 해본 적도 없었던 걸요. 하지만 현장에서 여배우의 행동이나 말이 분위기를 좌우하잖아요. 괜히 예민하게 굴어 스태프를 힘들게 할 필요는 없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20대 좋은 몸매를 가졌을 때 연기했더라면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들어 아쉽더라고요. 그때는 왜 그랬는지…. 조금도 몸을 노출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도망을 간 적도 있었죠(웃음). 지금은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마흔의 문턱을 넘을 즈음 그녀는 드라마 <조강지처클럽>과 <밥 줘>를 통해 억척 아줌마로 변신하며 연기에서도 새로운 문턱을 넘었다. 지금은 다시 새로운 문턱을 넘으려하고 있다. 악녀 역할 탓에
“앞으로는 욕 좀 먹을 것 같다”며 웃는 그녀의 얼굴에 배우로서의 행복이 느껴진다.

배우로 산다는 것
그녀가 처음 스타덤에 오른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친구들과 바자회에서 만든 과자를 팔기위해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광고 프로덕션에서 제의를 받게 된 이후로 CF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연기를 시작한 것은 1987년 드라마 <푸른 교실>을 통해서였다. 당시 하이틴 스타로 시작해 본격적인 연기자로 살아오면서 역할에 따라 삭발까지 감행하는 등 남다른 프로 정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오랜 시간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그녀지만, 연기는 아직도 ‘하면 할수록 어려운 공부’와 같다.
“<조강지처클럽>을 할 당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전까지는 김혜선이라는 배우와 생선장수는 어울리지 않았거든요. 캐스팅 당시만 해도 미스 캐스팅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죠. 김영남 작가님의 고집으로 할 수 있었던 건데, 역할에 몰입하기까지 몇 주가 걸렸던 것 같아요. 안 풀릴 때는 대본을 붙잡고 울기도 많이 울었죠. 결국은 대본에 정답이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읽다보니 뭔가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그렇게 한 문턱을 넘어갔어요. 진정성이 있는 연기를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누구나 다 인정하는 배우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그럴 때마다 고민은 깊어진다. 길이 보이지 않을 때면 그녀는 연기에 한 평생을 바친 선배들에게서 해답을 찾는다.
“고두심 선배님과는 이번 드라마 〈내일이 오면〉이 세 번째 함께하는 드라마 같네요. 고두심 선배님은 제 롤 모델이기도 해요. 연기는 물론이고 꾸준한 모습도 닮고 싶어요. 욕심이라면 앞질러 가고 싶기도 하고요. ‘선배님처럼 연기를 하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요.”
배우로 살아온 시간이 적지 않았던 만큼 그녀의 인맥은 다양하고 에피소드도 많다. 그 면면도 모두 내노라하는 배우들이다. 특히     <걸어서 하늘까지>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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