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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소뇌위축증 투병 오영복씨의 희망레이스
[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소뇌위축증 투병 오영복씨의 희망레이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9.27 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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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전남 무안 시골 마을. 결혼 10년차 부부인 오영복(40) 씨와 장미(41) 씨는 최근 부모님이 계신 무안에서 작은 커피집을 열었다. 6년 전 희소난치병인 소뇌위축증 진단을 받은 영복 씨는 운동을 통해 병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부모님은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들며느리가 그저 고마운데…. 투병 중인 이봉주 선수를 응원하는 마라톤에 도전하는 부부. 마라톤 연습 첫날, 영복 씨는 잘 달릴 수 있을까?

이번주(9월 27~10월 1일) KBS 1TV <인간극장>은 희소 난치병인 소뇌위축증에 맞선 오영복(40) 씨의 도전과 장밋빛 사랑을 그린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5부작이 방송된다.

전라남도 무안의 시골 마을에, 두 달 전 꼬마 손님부터 마을 어르신들까지 즐겨찾는 핫 플레이스가 문을 열었다. 커피집 사장님은 근육질의 바리스타 오영복(40) 씨와 매력적인 장미(41) 씨다. 카페 옆에 작은 헬스장까지 만든 부부는 피트니스 대회에서 상까지 받은 헬스 트레이너와 요가 강사라는데….

사실, 오영복 씨는 몇 년 전부터 희소 난치병인 ‘소뇌위축증’으로 투병 중이다. 소뇌위축증은 몸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소뇌가 쪼그라들면서 걷고, 달리고, 균형을 잡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점점 힘들어진다는 병,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커피를 만들 때도 잔뜩 긴장해 진땀을 흘리고, 마늘 하나 까는 것도 쉽지 않은 일상. 그러나 답 없는 병 앞에 좌절하고 포기하기보단 운동과 도전을 선택한 영복 씨. ‘목표를 정해두면 포기는 하지 않겠지, 살아지겠지’ 그렇게 그들만의 희망의 레이스를 시작하는데…. 최근 ‘근육이상증’으로 투병 중인 이봉주 선수를 응원하는  비대면 마라톤 대회에 아내 장미 씨와 함께 도전장을 낸다.

시력도 점점 나빠지고 있는 영복 씨는 과연 10킬로미터를 완주할 수 있을지…. 영복 씨는 마라톤 연습에 돌입하고, 아침마다 부모님 댁으로 달려간다. 그곳에는 아들보다 먼저 소뇌위축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 전영이(67) 씨가 있다. 강인한 어머니는 흔들리는 몸으로도 집안 살림을 다 해내시는데…. 가족들의 든든한 언덕이 돼 주는 ‘우렁 아버지’ 오칠용(70) 씨의 칠순이 다가오고, 아주 특별한 케이크를 받고 아버지가 깜짝 놀라신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굳어져서 결국에는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는 무서운 병이지만 영복 씨는 무너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대망의 마라톤 날,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라고 쓴 번호표를 달고 드디어 영복 씨는 사랑하는 아내와 출발선에 서는데…. 결승선에서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버지와 어머니가 기다리고 계신다. 

오늘도 삶을 향해 흔들리면서도 나아가는 오! 영복, 곁에는 소중한 이가 있고, 그래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 바라는 단 한 가지,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 그럼에도 오영복은 달린다!

“병이 어떻게 보면 생명을 단축할 수도 있다는 거를 알잖아요. 병원에서도 처음 저한테 이야기했던 게 5년을 이야기했어요. 수명이 아니라 서 있을 수 있는 기간을요” - 오영복

누구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이었던 영복(40)씨는 20대 시절 액션배우로 활동했다. 첫눈에 반한 아내와 장밋빛 사랑을 하며 결혼도 했다. 전직 헬스트레이너에서 고향 무안으로 돌아와 작은 커피집을 열고, 탄탄한 근육질의 몸으로 커피를 만드는 초보 바리스타가 된 영복 씨. 카페 옆에는 작은 헬스장까지 만들고 그는 매일 운동에 매달린다.

사실 그에게 운동은 사투와도 같은 것.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소뇌가 쪼그라들면서 걷고 말하는 일상의 모든 신체 기능들이 굳어지며 퇴화하는 무서운 병이지만 희소 난치병인 소뇌위축증은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처음 병원에서 진단을 받을 때도, ‘어쩌면 5년 안에 서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 걷다가 넘어지고, 물컵을 쏟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내 몸이 내 마음 같지 않아질 때, 영복 씨의 마음은 무너졌었다.

그러나 병 진단을 받고 벌써 6년 째. 영복 씨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내 몸의 힘이 없어진다면 힘을 길러보자! 그래서 운동에 매달렸고, 그 간절함으로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 상도 받았다. 온 몸의 기능들이 점차 퇴화해가는 무서운 병…. 가만히 있으면 불안이 잠식해 올 것 같아 영복 씨는 늘 새로운 목표를 정해 이 악물고 달려간다. 목표에 닿을 때까지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아가는 영복 씨, 최근 ‘근육이상증’으로 투병 중인 이봉주 선수를 응원하는 마라톤에 도전하는데 그의 영원한 페이스메이커는 사랑하는 아내 장미 씨다.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 나의 사랑, 그대 이름은 장미

“병이 있지 않을까? 유전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 장미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했고, 함께 있으면 즐거웠다. 그래서 장미 씨는 결혼 전, 시어머니가 소뇌위축증으로 투병 중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사랑을 선택했다. 기어이 영복 씨에게도 병이 찾아왔을 때 장미 씨는 좋아하던 공연단 일을 그만두고 요가 강사로 일하며 남편과 함께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남편의 병은 계속 진행 중이고, 부부는 결단을 내려야했다. 그렇게 올해 초, 남편의 고향인 무안으로 내려왔다. 시력이 점점 안 좋아지는 남편을 대신해, 이제 운전은 장미 씨 담당.
카페 물건이며, 지척에 사는 시부모님 댁 장도 봐다 드리고 시부모님을 위한 커피 배달도 수시로 다닌다. 8년 넘게 투병 중인 시어머니를 모시고 카페 데이트도 가는 속 깊은 며느리다. 

사랑하는 가족이 아픈 건 분명 슬픈 일이지만 장미 씨는 걱정하며 눈물짓기보다 늘 마음을 살피고 함께한다. 남편의 건강이 언제 어떻게 될지 막막할 때도 있지만 용감한 장미 씨는 그럴수록 남편과 함께 달리고, 산을 오르고 함께 웃는다. 그리고 주문처럼 되뇌인다. ‘함께 하면 강해진다’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 KBS ‘인간극장’

◆ 그럼에도 오영복이 달리는 이유

고향 무안에는 아버지(오칠용, 70)와 어머니(전영이, 67)가 계신다. 소뇌위축증은 8년 전 엄마에게 먼저 찾아왔다. 지금은 거동이 불편해져 도움 없이는 바깥출입이 어렵지만 엄마는 흔들리는 몸으로도 집안 살림을 해내시고 아들이 오고부터는 힘들어도 아침마다 아들과 다리 힘을 키우는 운동을 시작했다.

아내가 몸이 불편해지면서, 안팎으로 바빠진 사람은 아버지 칠용 씨. 소를 돌보는 일이며 텃밭 농사에 크고 작은 집안일은 물론이요 불편한 몸으로 아내가 아들 며느리 준다고 부침개며 전복죽을 만들면 식을세라 부랴부랴 아들네로 달려오는 ‘우렁 아버지’시다. 

그런 아버지의 칠순이 다가오고, 가족들만의 잔치 분위기를 내보는데…. 특별한 케이크를 받고 활짝 웃는 부모님, 하지만 이내 엄마는 울컥하고 만다. 자식들이 눈앞에 보여서 좋다는 아버지와 그래도 살아야겠다, 사는 게 좋다고 말하는 엄마다. 

매순간 긴장하며 흔들리지 않으려고 애쓰는 게 얼마나 힘든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엄마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들 영복이 지금 얼마나 안간힘을 쓰는지 말하지 않아도 아는데…. 그런 아들이 마라톤에 도전한다니, 부모님은 응원을 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외출을 잘 하지 않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차를 타고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아들 며느리를 보러 나오셨다. 흔들리는 몸으로 달리는 아들과 며느리에게서 부모님은 시린 눈을 떼지 못한다.

◆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어차피 이 병은 흔들리는 병이고 내가 오른쪽으로 흔들리면 오른발에 힘을 줘서 버티고 왼쪽으로 흔들리면 왼쪽 발에 힘을 줘서 버티고 그러자.” - 오영복

이봉주 선수의 쾌유를 기원하는 비대면 마라톤, 영복 씨는 10킬로미터에 도전한다. 이 날을 위해 매일 달리고, 근력 운동을 해 온 영복 씨와 장미 씨다. 오랜 친구 부부도 영복 씨의 페이스메이커로 달려오는데…. 드디어 마라톤날, 영복 씨가 번호표에 흔들리는 손으로 쓰는 각오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하지만 10킬로미터는 처음 달려보는 긴 거리다. 과연 영복 씨는 완주할 수 있을지…. 결승선에서는 엄마와 아버지가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기다리고 계신다.

때로 좌절하기도 했고, 회피한 적도 있다. 하지만 결코 희망을 포기하지는 않았던 영복 씨. 오늘도 부지런히 일어나 운동을 하고, 작은 커피집 문을 열고 반짝반짝 바닥 청소를 하고, 화분에 물을 준다. 손님들이 몰려오면 예쁜 아내와 정성껏 커피를 만들고 사랑하는 엄마에게 달려간다.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운동 영상을 만들고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해진 지금, 두 사람은 희망의 버킷리스트를 써내려간다. 

조용하던 시골 마을 커피집, 근육질 사장님은 오늘도 사랑하는 아내 장미 씨와 장밋빛 희망을 볶고 있다. 누구나 쓰러질 수 있고, 누구에게나 삶은 유한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용기가 된 삶. 그리하여 바라는 단 한 가지는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보통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KBS 1TV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에 방송된다.

[Queen 이광희 기자] 사진 = KBS 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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