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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글로벌 OTT 격전 속 ‘위기의 K-방송 콘텐츠’
미디어 비평-글로벌 OTT 격전 속 ‘위기의 K-방송 콘텐츠’
  • 김공숙
  • 승인 2022.01.2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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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이어 애플, 디즈니까지
설강화
설강화

 

넷플릭스가 독주하던 한국 OTT 시장에서 해외 OTT 3강 각축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초 애플TV+가 상륙해 이선균 주연의 <Dr. 브레인>을 오리지널 콘텐츠로 내놓았다. 지난해 11월 중순에는 디즈니+가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했다. 디즈니+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을 소유한 20세기폭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막강한 브랜드를 보유한 콘텐츠 공룡이다. 디즈니+는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의 <설강화>(JTBC) 등 7편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서비스한다.

국내 OTT 플랫폼들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독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웨이브(wavve)는 <검은 태양>(MBC), <원더우먼>(SBS), <경찰수업>(KBS)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지상파 3사와 협업해 콘텐츠를 확보하고 오리지널 콘텐츠화 한다. CJ 계열 OTT 티빙(TVING)은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을 tvN과, OTT 및 개인 인터넷 방송을 아우르는 카카오TV는 <도시남녀의 사랑법>, <이 구역의 미친 X> 등을 제작해 넷플릭스로 동시 방영하였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은 “왜 KBS는 오징어게임 같은 콘텐츠를 생산하지 못하느냐”는 황당한 발언으로 화제가 되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 OTT 콘텐츠와 국내 방송 콘텐츠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던진 어이없는 질문이었다. 한국방송학회는 신속하게 “우리 방송은 왜 ‘오징어게임’ 못 만드나 : 그 오해와 진실”이라는 학술발표가 아닌 긴급 토크쇼를 열어 방담을 펼치기도 했다.

바야흐로 OTT 전쟁 시대에, <오징어 게임>은 물론 뒤를 이은 넷플릭스 화제작 <마이네임>, <D.P.> 등 OTT 콘텐츠는 잘 나가고 있다. 그런데 왜 안방극장 드라마는 맥을 못 추고 <오징어 게임> 같은 드라마를 못 만들까. 그런데 못 만드는 게 아니다. 만들면 큰일 난다.

OTT와 방송은 전제가 다르다.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우리가 익히 알아온 방송 드라마와 극장용 영화의 중간쯤에 있다고 보면 된다. <오징어 게임>, <마이네임>, <D.P.>는 방송 미니시리즈처럼 서비스되지만 폭력성과 선정성은 영화에 가깝다. 예로 동심의 놀이 중에 일어나는 집단총격 살해, 무시무시한 칼로 목을 자르는 장면, 권총 자살로 피범벅이 되는 충격적인 장면이 여과 없이 노출된다. 이런 소재와 표현의 작품은 안방극장에서는 절대 방송 불가다.

또한 방송 제작비로는 OTT 콘텐츠와 같은 작품을 만들 수 없다.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는 2백억 원이 넘는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 회당 제작비가 28억 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었는데 수익은 1조원을 넘겨 넷플릭스의 가성비 최고 갑의 효자 콘텐츠가 됐다. OTT는 제작비의 100% 이상을 모두 댄다.

이에 반해 한국의 미니시리즈 방송 드라마는 회당 제작비가 5~6억 원 전후로 알려져 있다. 제작비 조달을 위해 PPL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 최고 제작비는 넷플릭스의 지원을 받은 <미스터 션샤인>이 회당 16억 원, 그 전에는 <도깨비>, <푸른 바다의 전설>이 각 10억 원 대로 최고였다. 어떻든 방송 드라마의 제작비는 OTT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비에 비할 바가 아니다.

최근 전도연, 고현정, 이영애 등 최고 스타들이 안방극장 드라마에 출연해 예의 스타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너를 닮은 사람>(JTBC)에서 고현정의 여전한 아름다움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하지만 시청률은 참패다. <인간실격>은 칸느 여왕 전도연을 내세우고도 시청률 2%를 겨우 넘었다. 이영애의 코믹 도전이 돋보이는 <구경이>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나마 전지현의 <지리산>(tvN)이 시청률 10%대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지만 상승 추이는 보이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의 궁극적 목적은 영리 추구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OTT 콘텐츠들이다. 하지만 방송 콘텐츠는 적은 제작비로 수익도 내야 하고 소재의 한계 표현의 수위, PPL까지 신경 쓸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K-방송 콘텐츠가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일까.


글 김공숙(안동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조교수) | 사진 JTBC <설강화> 홈페이지
 

 

김공숙 교수는…

저서로 「멜로드라마 스토리텔링의 비밀」, 「고전은 어떻게 콘텐츠가 되었을까」, 「문화원형과 콘텐츠의 세계」가 있다.
한국방송평론상 수상, 스포츠경향 등 몇몇 일간지에서 방송비평을 하고 있고,
한국예술교육학회·한국지역문화학회 이사, 한국방송작가협회 정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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