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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윤대통령 특사로 다녀온 나경원 전 의원, 그곳에서 만난 세계적 리더 이야기
다보스포럼 윤대통령 특사로 다녀온 나경원 전 의원, 그곳에서 만난 세계적 리더 이야기
  • 송혜란
  • 승인 2022.08.0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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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정치생활에 쉼표를 찍고 민간인으로 돌아온 지 어언 2년. 가족들과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며 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나경원 전 의원은 사실 여의도 밖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배움에 열정을 쏟고 있었다.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윤석열 대통령의 특사로 다녀온 나 전 의원. 그녀는 그곳에서 만난 세계적인 리더들을 통해 깨달은 것들에 대해 퀸에 들려주었다.

 

지난 6월 1일 지방선거가 끝나고 만난 나경원 전 의원은 한층 여유로워 보였다.

“지방선거 승리로 그동안 간절했던 정권교체가 이뤄져서 마음이 홀가분해졌어요.”

무엇보다 평일 아침 남편과 아이들의 출근을 챙기고, 주말 오후엔 가족과 함께 식사도 할 수 있어 좋다고 그녀는 말을 꺼냈다. 지난 현충일엔 해마다 들르던 현충원에 안 가는 엄마를 신기해하는 딸과 버스 데이트를 다녀왔다며 웃는다.

“우리 딸이 대중교통의 여왕이에요. 현충일인데도 엄마가 집에 있다며 신난 아이랑 모처럼 버스 타고 맛있는 거 먹고 왔지요.(웃음)”
 

천천히, 충분히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지금은 나경원 전 의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스스로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간 무엇이든 ‘천천히, 충분히’ 공감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던 그녀에게 이번 휴식은 세상과 긴밀히 소통하는 귀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여의도 속으로 들어가면 오히려 국민들과 더 멀어지고 소통이 차단될 뿐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살기 어려운 점이 있거든요.”

반면 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여유가 생긴 요즘, 작게는 시장에 장 보러 가면서 새로운 음식과 물건, 결재 방식들을 발견하며 세상을 공부하는 그녀다.
 

가치외교가 중요한 이유
 

또 크게는 지난 다보스 포럼에서 윤 대통령 특사로 활약하다가 만난 세계적 명사들을 통해서도 배운 것들이 상당했다고 그녀는 운을 뗐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경제포럼으로, 세계의 저명한 기업인·경제학자·저널리스트·정치인 등이 모여 범세계적인 경제 문제에 관해 토론하고 국제적 실천과제를 모색하는 국제 민간회의다. 세계 미래에 중요한 가치를 논의하는 장인데, 아무래도 근래 가장 큰 이슈가 우크라이나 전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안정적으로 글로벌 공동망을 구축할 것인지가 주요 어젠다였다.

“대한민국에도 국군이 있지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사실은 더 촉진된 부분도 있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이웃나라와 좋은 관계를 맺어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공동망을 구축하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가치외교와 인권, 자유 민주주의 등 좋은 외교 관계를 맺는 데 집중할 때입니다. 윤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치외교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 대통령의 뜻을 잘 전달하고 왔지요.”
 

그린 이코노미
 

1 나경원 전 의원이 만난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2 나 전 의원이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3 세계무역기구(WTO) NgoziOkonjo-Iweala(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과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나경원 전 의원. 4 빌 게이츠와도 인사를 나눈 나경원 전 의원
1 나경원 전 의원이 만난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 2 나 전 의원이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3 세계무역기구(WTO) NgoziOkonjo-Iweala(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사무총장과 다보스포럼에서 만난 나경원 전 의원. 4 빌 게이츠와도 인사를 나눈 나경원 전 의원

 

한편으로 다보스 포럼에서는 코로나 팬데믹과 연계한 백신 형평성을 비롯해 기후 변화에 대응한 탄소중립화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되었는데, 그녀는 새 정부가 관심을 갖는 분야가 자주 거론돼 아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전 세계인의 주목을 집중적으로 받은 건 역시 그린 이코노미였다. 다보스 포럼엔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이 기후 특사로 참석했다. 존 케리를 비롯해 WEF(다보스 포럼), FMC(선도그룹연합) 등 글로벌 단체는 실질적으로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녹색 기술을 통해 녹색 산업의 파이가 커져야 인류 미래에도 도움이 된다며 각 정부는 해당 기술사용을 권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존 케리 전 장관과 따로 이야기하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기후 변화 이슈는 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기본 출발점이라고 했어요. 최초로 기업에 ESG 개념을 가져온 장 보뱅 블랙락 투자연구소 소장과 토론할 때는 순환 경제, 할리우드의 순환 패션 이야기가 나왔지요.”

기후 변화는 이제 사회, 정치, 문화, 패션, 식생활, 예술, 문학, 경제 등 모든 이슈와 연결돼 있다. 정부, 기업, 단체뿐 아니라 탄소중립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소고기, 돼지고기 대신 비건 푸드 즐겨 먹기부터 자가용보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플라스틱 용기에 든 샴푸 대신 샴푸바 사용하기, 그리고 한 번 산 옷은 오래 입기 등 일상에서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운동을 예로 들 수 있다.

“제가 가장 잘하고 있는 건, 순환 패션 습관이에요. 여자들이 옷을 오래 입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결혼할 때 입었던 옷을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그 옷을 지금도 가끔씩 입고, 몇 벌은 딸한테 물려주기도 했지요.”
 

부드러운 원칙주의자, 외유내강 여성

 

다보스포럼 윤대통령 특사로 다녀온 나경원 전 의원, 그곳에서 만난 세계적 리더 이야기 당연히 가져야 하는 일의 전문성과
"성실함은 뒤지지 않으면서도 무엇인가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는 게 세계 여성 리더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역시 여성들의 역할이 클 터. 이어 그녀는 포럼에서 만난 여성 리더들의 인상 깊은 스토리도 공유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명사는 40대 여성의 우크라이나 부총리, 스테파니시나!

“아무래도 지금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보니 저희에게 달러 지원을 요청할 줄 알았는데요. 생각지도 못하게 딱 집어서 전기자동차를 지원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새로 만들 우크라이나는 그린 이코노미로 탈탄소 정책을 쓰겠다면서요.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하는 거지요.”

그녀는 이번 기회로 라가르드 ECB(유럽중앙은행) 총재도 세 번이나 만나며 더 관계를 돈독히 했다. 또 독일 국방부장관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상당히 원칙적이면서도 어딘가 숨어있는 부드러운 매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하면서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이미지는 그녀의 이야기에 쉬이 공감하게 만드는 장점으로 통한다는 게 나 전 의원의 설명이다.

“당연히 가져야 하는 일의 전문성과 성실함은 뒤지지 않으면서도 무엇인가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내는 게 세계 여성 리더들의 공통된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여성 정치인으로 산다는 것


나경원 전 의원은 한국에서 엘리트 여성으로 통하지만,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왔다. 초기 정치계에서 여성은 어느 정도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일정 수준이 지나면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그녀는 선을 그었다.

“제가 여성으로서 자력으로 4선 의원을 했어요. 처음에는 여성이라는 희소성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앞으로는 남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합니다.”

향후 다시 의회로 돌아가고자 한다는 나 전 의원. 현재 유린당하고 있는 의회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잡고, 한국 정치를 선진화시키고 싶다고 그녀는 이야기했다. 지금은 기후 변화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지를 깊이 고민할 때란다.
 

우리들의 블루스
 

더불어 자신의 삶과 떼래야 뗄 수 없는 장애인 복지, 장애 인식개선을 위한 일도 계속 챙길 거라는 그녀는, 최근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이슈가 된 정은혜 작가를 통해 조금이나마 희망을 얻었다. 정은혜 작가는 그녀의 딸처럼 다운증후군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극 중 카페에서 일하고, 그림을 그리며, 장애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따뜻한 방식으로 다가갔다. 실제로도 정은혜 작가는 다운증후군 장애인이자,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가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멀지만, 정은혜 작가를 보며 사회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 그녀의 딸은 모 도서관 사서 보조로 일하고 있다. 하루 4시간 근무하는 비정규적이다. 딸의 꿈은 정규직이 되는 것.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공공기관이 또 문을 닫으면 출근을 못할까 봐 너무 걱정했다는 그녀의 딸은 그만큼 어딘가에 출근해서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해하고 있단다.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장이 있다는 게 행복한 거죠.”

지금은 잠시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국회로 나가 자신의 딸 같은 장애인도 환하게 웃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그녀는 또 한 번 다짐했다.

인터뷰 송혜란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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