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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電,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총력전' ... 사우디서 먼 동남아·중남미 공략
三電,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총력전' ... 사우디서 먼 동남아·중남미 공략
  • 김정현 기자
  • 승인 2022.08.24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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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R담당 이인용 사장이 19일(현지시간)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주제 라모스 오르타 대통령을 접견한 모습. 2022.8.21
삼성전자 CR담당 이인용 사장이 19일(현지시간) 동티모르 수도 딜리에서 주제 라모스 오르타 대통령을 접견한 모습. 2022.8.21

삼성전자가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 맞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사우디의 영향력이 작은 동남아시아·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각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며 부산엑스포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이인용 삼성전자 CR담당 사장은 환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일 동티모르 대통령과의 면담을 가진 이 사장은 전날 뉴질랜드를 거쳐 피지를 방문해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2030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내년 11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170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삼성전자는 사장급 인사를 총동원해 투표권이 있는 각국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지역이 중심이다. 지난 7일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은 하노이에서 베트남 총리를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요청했고,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도 지난 15일 필리핀 산업부 장관을 만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캄보디아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필요성을 알리는 태권도 대회를 진행했으며 이달 말에는 사장단 일부가 동남아시아 지역을 방문해 엑스포 유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중남미 지역에서도 삼성전자의 유치 지원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달 6일 한종희 부회장은 방한한 멕시코·온두라스 외교부 장관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도 지난 16일부터 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도미니카공화국 등 중남미 3개국을 찾아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을 만났으며 같은 날 노태문 사장도 파나마를 방문해 영부인과 통상산업부 장관 등을 접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이번 유치전의 최대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현재까지 부산엑스포를 지지하는 국가는 10여개에 불과하지만 '오일머니'를 내세운 사우디를 지지하는 국가는 5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지리적으로 사우디와 가까운 중동·아프리카는 워낙 사우디의 세력이 크지만 상대적으로 먼 동남아·중남미 표심은 한국이 공략해 볼 만하다"며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 확대 등 지원책과 함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기업들도 유치전에 시동을 걸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유치위원회 민간 공동위원장을 겸하며 전면에서 뛴다. 지난 6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한 최 회장은 그 직후 일본에서 경제인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으며 지난 7월에는 방한한 멕시코 외교장관을 만나 지지를 요청했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파리에서 열리는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발표자로 나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정상회의에 참석한 피지·사모아·투발루·나우루·솔로몬제도·마셜제도·바누아투·팔라우·통가 등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엑스포 유치를 지원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도 지난 3월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지지를 요청했으며, 현대차그룹은 브라질·에콰도르·코스타리카·파라과이·콜롬비아 등 중남미 10개국 장차관을 부산 현대모터스튜디오로 초청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재판·사면 이슈로 몸을 낮춰야 했던 이 부회장은 다른 기업 총수들과 달리 직접적인 엑스포 유치 지원에 나서지 못했다. 그 대신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각국을 돌며 지지를 요청했다.

하지만 최근 복권 조치가 이뤄지면서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09년 고(故) 이건희 회장도 특별사면을 받은 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헌신한 바 있다. 최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도 이 부회장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 부회장도 삼성전자의 유치 지원 활동을 보고받으며 관심있게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사우디가 오일머니로 강력한 로비를 벌이고 있지만, 개발도상국들에는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적 투자·협력을 약속하는 한국 기업들의 요청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Queen 김정현 기자] 사진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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